개막식이 이틀 남았지만 이미 올림픽은 뜨겁게 시작됐다. 소프트볼 종목 다음으로 일찍 시작한 여자축구는 참가국 규모(12팀)가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월드컵보다 많이 적은 편이지만 남자축구 종목에 비해 참가 선수 연령 제한이 없기 때문에 월드컵에 버금가는 수준의 대회라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첫 게임부터 믿기 힘든 이변이 일어났다. 최근 열린 두 차례의 여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연거푸 들어올린 미국(2015년, 2019년 2회 연속 우승)이 유럽의 다크호스 스웨덴에 완패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페테르 게르하르드손 감독이 이끌고 있는 스웨덴 여자축구 선수들이 21일(수) 오후 5시 30분 도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0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G조 월드 챔피언 미국과의 첫 게임을 3-0으로 이기고 금메달을 노리는 후보로 급부상했다.

2019 여자월드컵 3위 스웨덴의 약진
 
 ‘블락스테니우스, 누가 더 빠르나’ 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1일 오후 도쿄스타디움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여자축구 스웨덴 대 미국 경기에서 스웨덴 블락스테니우스가 볼을 쫓고 있다.

▲ ‘블락스테니우스, 누가 더 빠르나’ 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1일 오후 도쿄스타디움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여자축구 스웨덴 대 미국 경기에서 스웨덴 블락스테니우스가 볼을 쫓고 있다. ⓒ 연합뉴스

 
남자축구에 비해 주목을 덜 받는 종목이지만 여자축구 올림픽 본선 게임은 중간 월드컵이라 불려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최고의 실력자들이 금메달을 향해 달린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우여곡절 끝에 열린 이번 올림픽 첫 게임이 하필이면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열렸다.

2019년 프랑스에서 열린 FIFA 여자월드컵 우승 팀 미국과 3위 팀 스웨덴이 G조에 묶여 이렇게 첫 게임으로 만났으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2015년 캐나다 월드컵도 우승했던 미국이니 이번 올림픽도 당연히 금메달 0순위로 꼽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미국은 2019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 스타팅 멤버 중 아홉 명이나 이번 올림픽 첫 게임에 선발로 나왔다. 골키퍼 알리사부터 수비수 '크리스탈 던, 켈리 오하라, 베키 사우어브룬, 애비 달켐퍼'는 물론 미드필더 '사만다 메비스, 로즈 라벨르'와 공격수 '알렉스 모건, 토빈 히스'에 이르기까지 미국 여자축구 최고의 멤버들 바로 그들이었다.

그만큼 스웨덴과의 이 첫 게임이 금메달을 노리는 미국에게 가장 중요한 시작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뚜껑이 열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전체 볼 점유율(스웨덴 52%, 미국 48%)은 비슷하게 나왔지만 공격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에서 스웨덴이 미국을 압도한 것이다. 유효 슛 기록(스웨덴 9개, 미국 6개)과 코너 킥 기록(스웨덴 9개, 미국 3개)만으로도 그 결과는 뻔했다.

게임 시작 후 25분 만에 스웨덴의 멋진 첫 골이 나왔다. 소피아 야콥손의 오른쪽 얼리 크로스가 정확하게 날아와 스티나 블락스테니우스의 헤더 골이 미국 골문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54분에는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를 살려 추가골을 넣었다. 아만다 일레스테트의 헤더 슛이 미국 골문 왼쪽 기둥에 맞았고 거기서 뜬 공을 첫 골 주인공 스티나 블락스테니우스가 달려들어 왼발 발리슛으로 꽂아넣은 것이다.
 
[올림픽] ‘무관중이지만 괜찮아’ 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1일 오후 도쿄스타디움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여자축구 스웨덴 대 미국 경기에서 양 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 [올림픽] ‘무관중이지만 괜찮아’ 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1일 오후 도쿄스타디움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여자축구 스웨덴 대 미국 경기에서 양 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스웨덴은 72분에 미국을 완전히 주저앉히는 쐐기골까지 멋지게 성공시켰다. 한나 글라스의 오른쪽 측면 택배 크로스가 날아왔고 교체 선수 리나 후르티그가 이마로 정확하게 받아넣었다. 최근에 열린 여자월드컵을 2회 연속 우승한 미국이 스웨덴에게 0-3으로 무너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미국에게도 득점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골대 불운에 고개를 가로저어야 했다. 70분, 빈 골문이나 다름없는 기회에서 크리스텐 프레스의 쉬운 밀어넣기가 반전의 계기가 될 줄 알았는데 스웨덴 골문 오른쪽 기둥에 맞고 나왔고, 후반전 추가 시간에 역시 프레스의 결정적인 헤더 슛이 위력을 내뿜었지만 스웨덴 골키퍼 헤드비그 린달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고 말았다.

이 결과로 G조는 스웨덴이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고 미국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올림픽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2019 여자월드컵 준우승국 네덜란드도 F조 첫 게임에서 잠비아를 10-3으로 크게 이겼고, E조의 영국도 칠레를 2-0으로 이겼으니 이번 올림픽 여자축구 초반 기세는 유럽이 휘어잡았다고 볼 수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G조 결과(21일 오후 5시 30분, 도쿄 스타디움)

스웨덴 3-0 미국 [득점 : 스티나 블락스테니우스(25분,도움-소피아 야콥손), 스티나 블락스테니우스(54분), 리나 후르티그(72분,도움-한나 글라스)]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조별리그 첫 날 결과
E조 : 영국 2-0 칠레 / 캐나다 1-1 일본
F조 : 브라질 5-0 중국 / 네덜란드 10-3 잠비아
G조 : 호주 2-1 뉴질랜드

◇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조별리그 현재 순위
E조 
1 영국 3점 1승 2득점 0실점 +2
2 캐나다 1점 1무 1득점 1실점 0
2 일본 1점 1무 1득점 1실점 0
4 칠레 0점 1패 0득점 2실점 -2

F조
1 네덜란드 3점 1승 10득점 3실점 +7
2 브라질 3점 1승 5득점 0실점 +5
3 중국 0점 1패 0득점 5실점 -5
4 잠비아 0점 1패 3득점 10실점 -7

G조
1 스웨덴 3점 1승 3득점 0실점 +3
2 호주 3점 1승 2득점 1실점 +1
3 뉴질랜드 0점 1패 1득점 2실점 -1
4 미국 0점 1패 0득점 3실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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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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