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는 kt가 외국인 타자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kt 위즈 구단은 26일 공식 SNS를 통해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를 웨이버 공시하고 2018년부터 작년 6월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했던 외야수 제라드 호잉과 총액 4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호잉은 계약 후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 kt에 합류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 팀에 새로운 에너지를 주고 싶고 팀 승리를 위해선 무엇이든 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kt는 작년 정규리그 MVP이자 kt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 타이거즈)와 같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스위치히터 알몬테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60경기에 출전한 알몬테는 타율 .271 7홈런36타점18득점의 평범한 성적에 그치며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kt는 2018 시즌 한화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던 호타준족 외야수 호잉을 영입하며 라인업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작년 6월에 한화에서 퇴출됐던 호잉은 1년 여 만에 kt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컴백한다.

작년 6월에 한화에서 퇴출됐던 호잉은 1년 여 만에 kt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컴백한다. ⓒ kt 위즈

 
결과 썩 좋지 않았던 재활용 대체 외국인 타자

에릭 해커와 헨리 소사는 원소속 구단과 재계약에 실패했다가 이듬 해 다른 구단과 시즌 개막 후 계약을 맺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물론 투수의 사례가 조금 더 많지만 야수들도 원소속팀에서 재계약에 실패했다가 이듬 해 다른 구단의 대체 선수로 이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미 여러 구단에게 약점이 노출되며 재계약에 실패한 타자들이 새로운 팀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간 경우는 거의 없었다.

우타 거포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LG 트윈스는 지난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타율 .274 20홈런57타점을 기록한 후 중도 퇴출된 우타 거포 찰스 스미스를 영입했다. 스미스는 LG 이적 후에도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314 15홈런43타점을 추가하면서 35홈런100타점 시즌을 완성했다. 하지만 LG는 그 해 대니 해리거와 스미스를 보유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게 2승4패로 패했고 2001년 스미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2004년에는 반대로 거포부재에 시달린 두산에서 2003년 LG에서 활약했던 이지 알칸트라를 마크 키퍼의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하지만 37경기에 출전한 알칸트라는 타율 .231 6홈런25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알칸트라는 2004년 KIA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홈런 3방을 터트리며 반전드라마를 쓰는 듯 했지만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71(14타수1안타)로 추락하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SK와이번스의 창단 멤버로 활약했다가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틸슨 브리또의 KBO리그 마지막 팀은 SK도 삼성도 아닌 한화였다. 한화는 2005년 30경기에서 타율 .220 6홈런19타점으로 부진하던 마크 스미스를 퇴출하고 브리또를 영입했다. 78경기에 출전한 브리또는 타율 .286 17홈런43타점으로 건재한 타격능력을 과시했지만 무려 21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수비에서는 '구멍'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85홈런278타점을 기록하며 부산야구 부활의 선봉에 섰던 '멕시칸 갈매기' 카림 가르시아도 한국에서의 마지막 팀은 한화였다. 한화는 2011년 투수 훌리오 데폴라를 퇴출하고 2010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하지만 30대 중반이 넘어가던 가르시아는 더 이상 롯데 시절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고 한화에서 72경기에 출전해 타율 .246 18홈런61타점을 기록한 후 한국 야구와의 인연을 마감했다.

수원에서도 한화 시절의 허슬플레이 보여줄까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추추트레인' 추신수(SSG 랜더스)의 팀 동료였던 호잉은 2018년 한화에 입단해 142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306 30홈런110타점85득점23도루로 맹활약, 한화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물론 2018년은 타고투저의 시대였지만 그 해 리그에서 30홈런100타점80득점20도루 기록을 모두 달성한 선수는 호잉이 유일했다. 한마디로 2018년 호잉은 'KBO리그 최고의 호타준족'이라는 표현이 적절했다.

하지만 호잉은 몸값이 2배(140만 달러)로 상승한 2019년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284 18홈런73타점74득점22도루로 성적이 떨어졌고 급기야 작년에는 1할대 타율에 허덕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한화는 새 외국인 타자 브랜든 반즈를 영입하면서 팀 타선과 외야수비를 이끌었던 호잉과 3년 만에 이별을 결정했다. 아무리 호잉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외국인 선수라 해도 1할대 타율에 허덕이는 외국인 타자를 데리고 있을 순 없었다.

한국을 떠난 호잉은 지난 5월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보름 만에 메이저리그로 콜업됐다. 하지만 호잉은 2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후 짧았던 빅리그 생활을 마감했다. 그렇게 토론토의 트리플A팀 버팔로 바이슨스에서 마이너리그 생활을 이어가던 호잉은 26일 kt와 계약하면서 약 1년 만에 KBO리그에 전격 복귀하게 됐다. 호잉은 빠르면 7월 초 국내로 입국할 예정이다.

kt는 올 시즌 배정대와 조용호,알몬테가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지만 사실상 알몬테는 수비에서 큰 기대를 하기 힘든 자원이었다. 하지만 수비에서도 강점이 있는 호잉이 가세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호잉이 우익수나 좌익수로 활약하며 중심타선 한 자리를 맡아준다면 이강철 감독은 외야진과 타선을 운용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화 시절에 보여준 몸을 사리지 않는 호잉의 허슬플레이 역시 kt에서 기대하는 부분이다.

물론 호잉은 작년 시즌 1할대 타율에 허덕이다가 퇴출됐기 때문에 올해 kt에서의 활약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야구팬도 적지 않다. 원소속팀에서 재계약에 실패한 외국인 타자들이 대부분 타 팀 이적 후 부진했다는 점도 호잉의 활약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야구팬들에게 익숙했던 외국인 선수의 컴백으로 흥미로운 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과연 호잉은 kt 외야에서도 야생마처럼 힘차게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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