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상 첫 성전환 선수인 뉴질랜드 역도 대표 로렐 허버드의 도쿄올림픽 출전을 보도하는 BBC 갈무리.

올림픽 사상 첫 성전환 선수인 뉴질랜드 역도 대표 로렐 허버드의 도쿄올림픽 출전을 보도하는 BBC 갈무리. ⓒ BBC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성전환(트랜스젠더) 선수가 도쿄올림픽에 출전한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는 성전환 역도 선수 로렐 허버드(43)를 포함해 다음 달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역도 국가대표팀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여자 역도 87kg급 경기에 출전할 예정인 허버드는 이번 대회 최고령 역도 선수라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

"이제는 경기장 나설 때 됐다" 

남자 역도 선수로 활약하던 허버드는 2013년 성전환한 이후 2017년 세계 역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 2019년 사모아에서 열린 태평양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현재 세계랭킹 16위에 올라 있다. 

허버드는 다른 참가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8년 영연방경기대회(커먼웰스 게임)에도 첫 성전환 선수로 출전했지만, 팔꿈치 부상 때문에 기권했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5년 성전환 선수가 여성부 경기에 출전하려면 첫 대회 직전 최소 12개월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가 10nmol/L(혈액 1리터당 10나노몰) 이하여야 한다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허버드는 이 기준을 통과함으로써 성전환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출전 자격을 얻게 된 것이다. 

허버드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스포츠계는 나 같은 선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지금도 그럴 것"이라며 "그러나 많은 사람이 나에게 도움과 지지를 보내줬고, 이제는 경기장에 나설 때가 된 것 같다"라고 밝혔다.

"불공정한 경기" vs. "기준 충족했다" 논란 

그러나 일각에서는 허버드가 여전히 남성성을 가지고 있어 여자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벨기에 여자 역도 선수 안나 반 벨링헨은 "남성의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부터 35세까지 20년 넘게 남성 호르몬 체계를 가졌던 사람이 여자 선수들과 경쟁하면 당연히 유리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선수의 정체성에 대한 거부감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높은 수준의 역도 훈련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상황이 불공정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에 허버드의 올림픽 참가를 강력히 지원한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는 "스포츠에서 성 정체성이 인권과 공정성 간의 균형을 요구하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것을 인정한다"라면서도 "허버드는 IOC가 제시한 모든 기준을 충족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뉴질랜드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강력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라며 "우리는 올림픽 출전 기준을 갖춘 모든 선수가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역도 대표팀 코치도 "스포츠는 남자가 여자가 되면 이길 수 있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라며 "허버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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