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1회 말 SSG 선발투수 박종훈이 투구하고 있다.

지난 5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1회 말 SSG 선발투수 박종훈이 투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2021 KBO리그 SSG 랜더스 투수 박종훈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SSG는 4일 박종훈이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박종훈은 올 시즌 9경기에 등판하여 4승 2패 평균자책점 2.82 6회의 QS(퀄리티스타트)을 기록하며 팀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정밀 검진 결과 팔꿈치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훈은 8일 수술을 받기로 했으며 수술 특성상 1년 이상의 재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두를 달리고 있던 SSG로서는 아티 르위키와 문승원의 부상 이탈에 이어 초대형 악재다.

소속팀도 소속팀이지만 대표팀으로서도 박종훈의 부상은 적지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그는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에도 발탁이 유력했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특히 박종훈은 국제대회에서 희소성이 큰 정통 잠수함(언더핸드) 투수라는 점과 2019년 프리미어12 출전을 통하여 대표팀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다. 다수의 야구전문가들도 박종훈이 국제대회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며 김경문호의 핵심자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낮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공을 던져 상대를 혼란시키는 언더핸드 투수들은 국제무대에서 한국 마운드의 히든카드였다. 특히 이런 유형의 투수 자체가 드문 북중미권 강팀들을 상대할 때 더욱 빛났다. 2008 베이징올림픽 결승 쿠바전의 히어로 정대현(동의대 코치)이 소속팀에서 부진하던 시절에도 대표팀에서만큼은 언터처블로 평가받으며 꾸준히 중용된 이유다. 김병현은 대표팀에서의 활약상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하여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우승을 2번 경험하며 특출한 커리어를 쌓은 바 있다.

박종훈의 부상으로 이탈한 지금 대표팀 명단에 오를만한 잠수함 투수로는 최원준(두산)과 고영표(kt)가 거론된다. 다행히 두 선수 모두 올시즌 활약상이 좋다. 국내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는 최원준은 4일 SSG전(3-2)에서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자책점을 2.40으로 낮췄다.

시즌 6승째로 최다승 공동 1위지만 이중에서 패배 없이 승률 100%인 투수는 최원준이 유일하다. 불펜투수로 활약하다가 2020시즌 중반부터 선발로 전환하여 10승 2패 평균 자책점 3.80으로 활약했던 그는 풀타임 선발로 맞은 첫 시즌인 올해 또 한 단계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kt 고영표는 올 시즌 9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올시즌 9차례 등판했는데, 한 번 빼고 모두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선발 투구)를 기록했다. 데스파이네, 애런 브룩스(KIA 타이거즈)등 외국인 에이스들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고영표는 2017년 8승, 18년 6승을 거두며 당시 kt 국내 투수 중 최다승을 거뒀으나 팀전력이 약해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2018 아시안게임 최종명단에서 아쉽게 낙마했다. 병역의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그는 올시즌 팀의 5선발로 다시 기회를 잡았다. 사령탑이 역대 KBO리그 언더핸드 최다승(152승)에 빛나는 레전드 투수 이강철 감독이라는 것도 고영표가 다양한 노하우를 습득하며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들 모두 지금의 페이스를 올림픽까지 꾸준히 이어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 가뜩이나 이번 도쿄 올림픽에 나설 야구대표팀에는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 등 지난 10년간 대표팀 마운드를 지탱해왔던 검증된 에이스가 없다. 이들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경험이 풍부한 좌완 선발자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계올림픽은 메이저리그 시즌이 한창인 한여름에 열리기 때문에 MLB 사무국은 각 구단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정대현-구대성-봉중근 같이 경험 많은 중고참 선수들이 중요한 순간마다 균형을 잡아주던 시절과 비교하면 변수가 많다. 

그나마 우완은 최원준을 비롯하여 원태인(삼성), 김민우(한화), 한현희(키움), 소형준 (KT) 박세웅(롯데) 등 엇비슷한 경쟁자라도 많은 편이지만, 좌완은 지난해 좋은 활약을 보였으나 부상으로 주춤한 구창모(NC)의 회복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의리(KIA), 최채흥(삼성), 차우찬(LG) 등은 잇달아 부상이나 기복을 드러내며 좀처럼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핵심 불펜 자원으로 승선이 유력한 조상우(키움)-고우석(LG)-오승환(삼성) 등도 대체로 우완에 편중되어있다. 상대적으로 국제 경험이 부족한 투수들-좌우완의 불균형이라는 숙제를 극복하고 최상의 조합을 꾸려야하는 김경문 감독의 고민이 최종엔트리 선정까지 깊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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