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6월을 힘차게 시작했다. 

래리 서튼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터트리며 3-0으로 승리했다. 같은 날 9위 한화 이글스도 KIA타이거즈를 9-1로 꺾으면서 승차를 좁히진 못했지만 최하위 롯데는 한주, 그리고 한 달의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탈꼴찌에 시동을 걸었다(16승1무29패).

롯데는 1회 우월 솔로 홈런을 터트린 추재현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포수 지시완도 3회 시즌 2번째 홈런포를 터트렸다. 이 밖에 안치홍이 3안타, 한동희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하지만 이날 롯데팬들을 가장 들뜨게 만든 선수는 따로 있었다. 투수 전향 1년이 갓 넘은 짧은 시간에 1군 무대에서 첫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내며 롯데 마운드의 비밀병기로 떠오른 나균안이 그 주인공이다.
 
 5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이 투구하고 있다.

5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1회 초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이 투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투수전향 성공사례, 대부분 불펜에 집중

이승엽와 이대호(롯데), 추신수(SSG랜더스), 나성범(NC 다이노스) 등 학생야구 시절에 투수를 했다가 야수로 전향해 성공한 선수들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반대로 야수가 투수로 전향해 성공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투수는 야수에 비해 사용하는 근육이 섬세하기 때문에 투수에게 필요한 근육을 단련하다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토록 낮은 성공확률에도 투수전향 성공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태평양 돌핀스 시절이던 1995년 3할 타율을 기록했던 권준헌은 1996년 손가락 부상을 당한 후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권준헌의 강한 어깨를 눈 여겨 보던 현대 유니콘스의 코칭스태프는 권준헌에게 투수전향을 권유했고 권준헌은 2000년부터 투수로 새 출발을 했다. 투수 전향 3년 째가 되던 2002년 5승2패1세이브12홀드를 기록하며 현대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고 한화 이적 후에도 마무리와 필승조로 활약했다.

현역 시절 묵직한 속구로 유명했던 황두성(삼성 라이온즈 불펜코치) 역시 프로 입단 당시 포지션은 투수가 아닌 포수였다. 1999년 임창용과 양준혁 트레이드 때 해태 타이거즈로 이적한 황두성은 2000시즌이 끝난 후 해태에서 방출돼 현대로 이적했다. 황두성은 현대에서도 4년 동안 2군을 전전했지만 2005년 11승을 올리며 일약 현대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고 2007년 7승, 2009년 8승을 기록하며 전천후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2015년과 2019년을 제외하고 4시즌 동안 kt 위즈의 뒷문을 지켰던 김재윤도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할 당시만 해도 투수가 아닌 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kt 입단 후 투수로 전향한 김재윤은 퓨처스리그에서 집중적인 투수수업을 받은 후 1군에 올라와 2016년부터 kt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구종이 비교적 단순해 투구수가 늘어나면 고전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흡사 돌덩이를 던지는 듯한 묵직한 속구는 김재윤이 가진 최고 매력이다.

메이저리그를 꿈꾸던 시절에는 외야수로 활약했지만 2013년 손목 수술 이후 투수로 전향한 하재훈도 많은 풍파 끝에 투수로 성공했다. 2016년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외야수로 활약하다가 독립리그에서 다시 투수로 변신한 하재훈은 2019년 SK 와이번스에서 5승3패36세이브3홀드1.98을 기록하며 구원왕에 올랐다. 하지만 작년 어깨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은 하재훈은 올해까지 부진이 이어지며 야구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투수 변신 2년 만에 데뷔 첫 선발승

황두성, 김재윤 등 다른 야수 출신 투수 선배들처럼 나균안(개명 전 나종덕) 역시 원래 포지션은 투수가 아닌 포수였다. 그것도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 던체 3순위로 지명될 만큼 높은 마산 용마고 시절부터 무궁무진한 장래성을 인정 받던 선수였다. 특히 2017 시즌을 끝으로 롯데의 간판 포수 강민호(삼성)가 팀을 떠나면서 유망주 나균안에 대한 롯데팬들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나균안의 성장 속도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나균안은 2018년 106경기에 출전하며 롯데의 주전포수로 활약했지만 타율 .124 2홈런11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나균안은 104경기에 출전한 2019년에도 타율 .124 3홈런13타점에 그치며 큰 발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무리 포수라는 포지션이 특수하다 해도 2년 동안 210경기에서 안타를 45개 밖에 치지 못하는 선수는 1군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작년 스프링캠프 도중 팔목 부상을 당한 나균안은 퓨처스리그에서 투수 수업을 받았고 작년 15경기에서 65.2이닝을 던지며 3승4패3.29라는 의미 있는 성적을 올렸다. 1할대 초반에 허덕이던 포수 나균안의 타격에 답답해 하던 롯데 팬들도 '투수 나균안'을 기대하기 시작했고 나균안은 지난 5월 2일 투수로서 처음으로 1군에 콜업돼 선발 2경기를 포함해 6경기에서 14.2이닝6자책(평균자책점3.68)을 기록했다.

나균안은 6월의 첫날 키움전에서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선발투수 안우진과 맞대결을 펼쳤다. 6이닝을 던진 안우진은 4피안타2볼넷5탈삼진2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나균안은 안우진과의 맞대결에서 6.2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3볼넷4탈삼진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효과적으로 묶었다. 이어 서준원, 김재우,김원중이 이어 던졌고 나균안은 프로 데뷔 5년 만에 투수로서 첫 승을 따냈다.

권준헌, 황두성, 김재윤 등 야수 출신 투수들은 대부분 선발이 아닌 짧은 이닝 동안 강한 공을 던지는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나균안은 투수 변신을 결정했을 때부터 불펜이 아닌 선발투수를 목표로 삼으며 몸을 만들었고 6월의 첫 날 '투수 나균안'으로서 데뷔 첫 승을 거두며 첫 발을 힘차게 옮겼다. 롯데 마운드의 '선물'이 되고 있는 나균안은 앞으로 롯데 선발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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