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마지막 10분을 버티지 못한체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16일 오후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16라운드 울산 현대축구단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수원은 5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는데 만족하며 3위 자리를 유지했고, 울산은 2경기 연속 패배 위기에서 벗어나 2위 자리를 지켰다. 

뒷심 강했던 수원... 마지막 10분 못 버텨
 
 16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축구단과 수원 삼성 블루윙스와의 16라운드 경기에서 수원 제리치가 득점에 성공한 뒤 장호익, 김태환과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16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축구단과 수원 삼성 블루윙스와의 16라운드 경기에서 수원 제리치가 득점에 성공한 뒤 장호익, 김태환과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프로축구연맹

 
최근 수원에서 가장 돋보인 부분은 후반전 뒷심이었다. 4월 25일 성남FC전에서 후반 35분 터진 이기제의 결승골로 승리한 수원은 지난 1일 포항과의 홈 경기에서도 후반 44분 김태환의 동점 골에 힘입어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기세를 탄 수원은 9일 전북 현대, 12일 제주 유나이티드로 이어진 2연전에서 후반전에만 3골을 몰아넣는 뒷심 속에 2승을 거뒀다. 특히 지난 12일 제주전이 백미였는데 0-2로 뒤지던 경기를 3-2로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며 올시즌 달라진 수원의 모습을 확인시켰다.

그리고 한 달 만에 울산과 다시 만난 수원은 전반 4분 김태환의 크로스를 받은 제리치가 헤더골을 성공시켜 1-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수원은 이후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의 간격을 좁힌 채 강한 압박을 구사해 울산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로 인해 울산은 패스가 뒤로 돌면서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고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후반전에도 수원의 수비는 돋보였다. 울산은 바코, 이청용 등을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며 여러 차례 슈팅을 시도했으나 민상기, 헨리가 구축한 수원 수비진은 몸을 날려 막아내는 등 득점을 차단했다. 더불어 후반 20분 울산 힌터제어의 슈팅을 노동건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는 등 모든 것이 수원의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10분을 남기고 체력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후반 39분 울산의 공격기회 때 왼쪽 측면에서 오버래핑을 시도한 울산 설영우가 김성주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이 그대로 반대편 골대로 들어가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 과정에서 수원의 오른쪽 윙백 김태환이 설영우의 돌파를 막지 못했는데, 경기 내내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를 넘나든 탓에 체력이 떨어진 탓으로 보였다.

최근 4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는 동안 수원은 후반전에만 8골을 터뜨리는 엄청난 뒷심을 발휘했다. 하지만 울산전에서 체력 부담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모습을 보이며 이후 남은 5월 일정에서 체력 안배가 관건이 될 것임을 알렸다. 

2경기 연속골 제리치, 수원에게 긍정적인 메시지 주다

이와 별개로 제리치의 부활은 수원에게 긍정적인 신호나 다름없다. 올시즌 제리치는 수원의 아픈손가락 가운데 하나였다. 강원FC와 경남FC를 거친 지난 3시즌(2018~2020)동안 43골을 터뜨리는 등 기량을 검증받었지만 감독 성향에 따라 활용하기 어려운 선수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여기에 지난해 탈장으로 인해 장기간 이탈하면서 몸 상태도 정상적이지 못했다.

이는 수원으로 이적한 올시즌 초반에도 이어졌다. 완전하지 못한 몸 상태로 인해 제공권, 상대수비와의 몸싸움에서 열세를 보이는 등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활동량이 적은 스타일 탓에 박건하 감독의 전술에도 완벽히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제리치는 3월 14일 강원FC전에서 올시즌 첫 골을 터뜨렸지만 졸지에 팀에서 계륵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런 제리치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건 12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였다. 0-2로 뒤진 후반 5분 김건희의 만회골을 어시스트한데 이어 후반 22분에는 동점골까지 터뜨리는등 1골 1어시스트의 맹활약으로 대역전극에 밑바탕을 깔았다. 이뿐 아니라 장점인 공중볼 장악능력을 비롯해 후방으로 내려와 수비를 끌어내려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등 이전보다 나아진 움직임을 선보이며 기대를 갖게 했다. 

울산과의 경기에서도 제리치의 움직임은 인상적이었다. 전반 4분 김태환의 크로스를 헤더골로 연결시키며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제리치는 하프라인 부근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함과 동시에 몸싸움, 공중볼 장악능력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아쉬운 점이라면 전반전만 활약한 뒤 교체되었다는 점이었다. 박건하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제리치를 빼고 김건희를 투입했는데 이는 키핑력이 좋은 김건희를 중심으로 고승범, 김태환, 김민우, 정상빈 등과 같이 침투력이 좋은 선수들을 활용한 역습공격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그러나 김건희가 상대수비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가운데 선수들의 체력저하가 맞물리면서 수원의 공격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후반전엔 제리치의 공백이 크게 다가왔다.

올시즌 수원은 제리치와 니콜라오 두 명의 용병 공격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는 가운데 김건희와 정상빈 두 선수를 중심으로 나머지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을 터뜨려주면서 지금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 제리치가 최근과 같은 움직임과 결정력을 보여준다면 수원의 앞으로의 일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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