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 백상예술대상의 한 장면
JTBC
<인간수업>, <스위트홈>부터 <콜>과 <승리호>에 이르기까지. 거대 OTT 플랫폼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들 중 제57회 백상의 후보에 이름을 올린 작품들의 면면이다. <콜>의 전종서가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인간수업>의 박주현이 TV부문 여자 신인연기상을, <승리호>의 정성진, 정철민 VFX 수퍼바이저가 영화부문 예술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백상에서 지난해 <킹덤2>가 TV 예술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지 1년 만에 총 7개 부문에 걸쳐 4개 후보자(작)을 냈다. 수상자 외에도 <인간수업>이 TV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이 외에도 <스위트홈>의 송강과 <인간수업>의 남윤수가 TV부문 남자 신인연기상 후보에, <스위트홈>의 박규영이 TV부문 여자 신인연기상 후보에, <콜>의 이충현 감독이 신인감독상 후보에, <스위트홈>의 이병주 VFX 수퍼바이저와 <승리호>의 장근영 미술감독이 각각 TV부문과 영화부문 예술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넷플릭스의 약진은 확연히 달라진 콘텐츠 업계의 판도와 드높아진 OTT 플랫폼의 위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드라마 부문이 도드라졌다. TV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JTBC <괴물>을 비롯해 후보에 오른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악의 꽃>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넷플릭스 <인간수업>까지 지상파 3사 작품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난해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KBS 2TV <동백꽃 필무렵>과 작품상을 수상한 SBS <스토브리그>가 맹활약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드라마와 예능 부문 공히 케이블(tvN)과 종편(JTBC)의 강세가 수년째 이어져 왔다고 해도 올해 TV부문 작품상 후보에서 지상파 3사가 실종된 것은 일대 사건이라 할 만했다.
연출상이라고 달랐을까. <악의 꽃>의 김철규 감독이 트로피를 안은 가운데, 권영일 감독의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김희원 감독의 <빈센조>, 박신우 감독의 <사이코지만 괜찮아>, 심나연 감독의 <괴물>까지 후보자 모두 tvN과 JTBC에서 배출됐다.
지상파 3사 중 유일한 수상자는 SBS <펜트하우스>로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김소연이었다. 이외에 후보에 오른 지상파 3사의 작품은 <달이 뜨는 강>이 유일했다(여자 최우수 연기상의 김소현, 남자 신인연기상의 나인우). 이외에 남자 최우수연기상(<괴물>의 신하균)도, 남녀 조연상도(<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오정세와 <경이로운 소문>의 염혜란), 남자 신인연기상(<18어게인> 이도현) 모두 케이블 및 종편의 차지였다.
KBS 1TV <아카이브 프로젝트-모던코리아2>로 교양부문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체면 치레를 했다. 과거 '드라마 왕국'의 지위를 누렸던 MBC는 유재석과 김태호 PD가 구원한 경우다. <놀면 뭐하니?>는 TV부문 작품상을 수상했고, 이어 대상 수상자인 '유재석 효과'를 누렸다.
주지하다시피 백상 TV 부문은 대중성과 시청률을 골자로 지상파부터 케이블 및 종편을 아우르는 유일한 시상식이다. 지난 한 해 SBS 정도를 제외하고 극심했던 지상파의 부진이 올 시상식의 결과로 재확인 된 셈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예능 작품상 부문 또한 지상파 3사 작품은 <놀면 뭐하니?>와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단 두 편이었다. 이외에 카카오TV의 <개미는 오늘도 뚠뚠>이 JTBC <싱어게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도 눈길을 끈다. 이제 넷플릭스란 OTT는 물론 포털이 만든 웹 예능 콘텐츠가 지상파와 경쟁하는 시대임을 반증하고 있는 셈이다. 이쯤 되면, 적어도 드라마에서 만큼은 '지상파의 몰락'이 체감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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