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롯데 최준용

지난해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롯데 최준용 ⓒ 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는 고졸 신인투수 최준용의 시즌 소화 이닝을 29.2이닝에서 끊었다. 시즌 마지막 등판인 10월 27일 이후 경기가 더 남아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준용은 그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 구단은 최준용의 신인왕 도전 자격을 유지시키기 위해 이닝을 제한했다. 1군 무대에서 3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신인왕에 도전할 자격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롯데는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두고 최준용을 시즌 아웃시키며 2021시즌 신인왕을 노리게 했다.

신인급 선수에게 이런 관리를 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아무래도 선수 각각의 사정보다 팀 성적과 목표를 중심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FA 자격과 같은 중대한 사안이 아닌 이상, 가능성이 높지 않은 다음 시즌 신인왕을 위해 자격 요건을 챙겨주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 구단이 최준용에게 이런 배려를 한 것은 그만큼 최준용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최준용은 구단의 배려에 보답이라도 하듯 시즌 초반 필승조로 입지를 굳히며 롯데 불펜의 버팀목으로 활약하고 있다.

막상 출발은 좋지 않았다. 개막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등판했지만, 랜더스가 자랑하는 거포 최정과 최주환에게 연달아 홈런을 허용하며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첫 등판에서 난타당한 심리적 충격 탓인지 바로 다음 등판에서도 제구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지난 시즌에 보여줬던 당찬 구위를 뽐내지 못했다.

※ 2021시즌 KBO리그 홀드 순위(4/28 기준)
 
 2021시즌 KBO리그 홀드 순위(4/28 기준,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2021시즌 KBO리그 홀드 순위(4/28 기준,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점점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 어느덧 10경기에 출장한 최준용은 13.1이닝을 소화하며 6개의 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피홈런이 4개로 다소 많아 평균자책점은 3.38로 불펜 필승조 불펜 치고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수치는 0.98로 그의 진가를 드러내준다.

아직까지 변화구 완성도가 충분치 않아 불의의 일격을 허용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패스트볼의 커맨드와 구속이 안정세를 보이며 깔끔하게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팀에서 가장 신뢰받는 불펜 투수로 마무리 김원중 앞에 나서는 셋업맨 역할을 맡고 있다.

필승조로 자리를 잡은 최준용의 활약은 롯데 불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 해 각각 두 자리 수 홀드를 기록하며 팀의 필승조로 활약했던 구승민과 박진형이 동반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만약 최준용마저 부진했다면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롯데 불펜이 완전히 무너졌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 불펜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최준용

롯데 불펜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최준용 ⓒ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신인왕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개인 상 레이스를 점치는 것은 이른 이야기지만, 벌써 6홀드를 수확한 최준용에게도 신인왕의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KIA 신인 선발 투수 이의리가 두각을 드러낸 2021 신인왕 레이스에서 롯데 불펜 에이스로 도약한 최준용이 향후 대항마로 나서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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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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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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