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고의 중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두산 정수빈

KBO리그 최고의 중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두산 정수빈 ⓒ 두산 베어스

 
2021 KBO리그 정규 시즌이 지난 주말 개막했다. 지난해 준우승팀이자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 베어스는 개막전 역전승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우승 후보로는 좀체 거론되지 않고 있다. FA 오재일과 최주환,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와 플렉센이 모두 두산을 떠나며 전력이 크게 약화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두산이 전력 유지에 무관심했던 것은 아니다. 내부 FA 중 김재호, 유희관, 허경민, 정수빈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중견수인 정수빈은 지난해 12월 16일 6년 총액 56억 원에 두산과 잔류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되었다. 계약 기간은 물론 금액까지 일반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큰 규모였다. 

정수빈의 '몸값'이 치솟은 결정적인 이유는 FA 시장에서 구단 간의 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창단 첫 10위로 추락하는 굴욕을 당한 한화 이글스가 약점인 외야 보강을 위해 정수빈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두산은 정수빈 잔류를 위해 장기 계약 카드를 내밀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한화와의 경쟁 끝에 정수빈을 잔류시킨 두산 (출처: KBO야매카툰)

한화와의 경쟁 끝에 정수빈을 잔류시킨 두산 (출처: KBO야매카툰)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두산은 주전 야수들의 기량이 훌륭하지만 의외로 백업 야수들의 기량은 성장이 더딘 측면이 있다. 빠른 발을 앞세우며 타구 판단 능력도 빼어나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주전 중견수 정수빈이 이적할 경우 외야 수비 약화는 피할 수 없었다. KBO리그에서 외야가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이 외야 수비에서 약점을 노출하면 투수진에게도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타격 지표를 통해 두산이 정수빈에 '오버 페이'를 했다는 시선도 없지 않다. 지난해 정수빈은 타율 0.298 5홈런 59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64를 기록했다. 3할 타율, 두 자릿수 홈런, OPS 0.8 중 어느 것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2.47이었다. 

※ 두산 정수빈의 최근 6시즌 주요 타격 기록
 
 두산 정수빈의 최근 6시즌 주요 타격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t.com)

두산 정수빈의 최근 6시즌 주요 타격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t.com) ⓒ 케이비리포트

 
KBO리그는 점차 타자의 주루 능력보다는 장타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발로 한 점을 뽑는 스몰 볼보다는 주자를 모아 놓고 장타로 대량 득점하는 롱 볼이 대세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정수빈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는 소위 '똑딱이'형 타자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장타력에서 딱히 손해를 본 거포 유형의 타자도 아니다. 

2012년 이래 정수빈의 WAR은 3.0을 넘긴 시즌이 없었다. 지난 4년간의 WAR 합계는 4.66에 불과했다. 
 
정수빈의 에이징 커브가 언제 올지도 지켜봐야 한다. 그는 175cm 70kg으로 프로야구 선수치고는 체구가 작은 편에 가깝다. 소위 '스몰 사이즈'의 선수는 에이징 커브가 뜻하지 않은 시점에 급격하게 온다는 현장의 관점이 있다. 특히 빠른 발이 장점인 선수는 나이가 들어 주력이 처지면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정수빈과 두산의 FA 계약은 만 31세 시즌부터 만 36세 시즌까지다. 과연 정수빈이 만 36세 시즌까지 현재의 장점들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계약 성패의 관건이다.
 
 6년 총액 56억 원의 FA 계약으로 두산에 잔류한 정수빈

6년 총액 56억 원의 FA 계약으로 두산에 잔류한 정수빈 ⓒ 두산 베어스

 
정수빈은 4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 상대 개막전에서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8회 말 동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다. 두산은 이후 박건우의 3점포가 터지며 KIA에 4-1로 역전승을 거두며 산뜻하게 시즌을 출발했다. 

개막전 승리에도 올해 두산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 세대교체까지 겹치며 과도기적이며 험난한 시즌을 치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정수빈이 공수에서 맹활약해 '오버 페이' 논란을 지우며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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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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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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