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SHIT' 뮤직비디오 캡처. 비욘세와 제이지 부부는 MV 촬영을 위해 루브르 박물관을 통째로 대여했다.

'APESHIT' 뮤직비디오 캡처. 비욘세와 제이지 부부는 MV 촬영을 위해 루브르 박물관을 통째로 대여했다. ⓒ 소니뮤직

 
미국 현지시각 기준 3월 14일(일) 저녁 제63회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가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연기된 올해 시상식에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로 지명돼 수상 여부에 모든 관심이 집중돼 있다.

과연 한국 대중음악 아티스트 최초 수상의 쾌거를 생방송으로 확인할 수 있을지 이번 그래미 어워드를 향한 국내외 음악 팬들의 관심과 열기는 어느 해보다 뜨겁다.

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는 비욘세(Beyoncé)가 9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돼 다관왕을 노리고 있고, 이어서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두아 리파(Dua Lipa), 로디 리치(Roddy Ricch)가 6개 부문에 각각 지명돼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비욘세는 이번 9차례 후보지명을 포함, 총 79번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르며 여성 아티스트로 최다 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한 이전 시상식까지 총 24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품에 안아 블루그래스-컨트리 싱어 앨리슨 크라우스(27개 수상)에 이어 여성 아티스트 2위에 올랐다. 이번 시상식에서 만약 8개 이상 수상을 하게 되면 남녀 아티스트(팀)를 통틀어 그래미 최다 수상자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그런데 비욘세의 그래미상 수상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왠지 모를 아쉬움이 있다. 그 이유는 핵심 부문인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Best New Artist)> 등 4개 본상에 여러차례 후보에 올랐음에도 단 한 개의 트로피를 수상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비욘세 팬들은 물론 언론과 평단, 동료 음악인들의 주최 측인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를 향한 비난이 거듭되기도 했다.

어쨌든 2020년 8월 발표한 싱글 '블랙 퍼레이드(Black Parade)'로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두 개 본상의 후보로 비욘세가 지명돼 꽤 오래된 '그래미 본상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전까지 역대 그래미 어워드에서 비욘세는 그래미 본상 중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에 아홉 차례 후보로 지명된다.

시작은 2004년 초에 거행된 46회 시상식이었다. 최고 히트곡으로 손꼽히고 남편 제이-지(Jay-Z)가 피처링 참여한 '크레이지 인 러브(Crazy In Love)'로 <올해의 레코드>에 올랐지만 콜드플레이(Coldplay)가 '클락스(Clocks)'로 상의 주인공이 된다.
 
 지난 2월 12일(현지 시각)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개최된 제59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가수 비욘세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비욘세는 이날 ' 베스트 어반 컨템포러리 앨범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7년 2월 12일(현지 시각)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개최된 제59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가수 비욘세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비욘세는 이날 ' 베스트 어반 컨템포러리 앨범상'을 수상했다. ⓒ 연합뉴스/EPA

 
4년 뒤인 2008년 50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레코드> 부문에 히트곡 '이리플레이서블(Irreplaceable)'로 역시 노미네이트됐지만 그해 '그래미의 여왕'으로 등극한 영국 출신 신예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가 '리햅(Rehab)'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는다.

그리고 2년이 지난 2010년, 52회 시상식에서 비욘세는 시그니처 송 '싱글 레이디즈(Single Ladies)'로 멜로디와 노랫말을 창작한 작사 작곡가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노래>부문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최초의 본상 수상을 이루게 된다.

한편 비욘세는 6개의 상을 받아 최다수상자에 오르며 기염을 토하지만, '할로(Halo)'로 오른 <올해의 레코드> 부문은 록 밴드 킹스 오브 리온(Kings Of Leon)의 곡 '유즈 섬바디(Use Somebody)에, <아이 엠...사샤 피어스(I Am...Sasha Fierce>로 후보 지명된 <올해의 앨범>부문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앨범 <피어리스(Fearless)>에 돌아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2015년 시상식(57회)에서 비욘세는 다시 한 번 <올해의 앨범>부문에 도전한다. 자신의 이름에서 가져 온 음반 < Beyoncé >의 수상은 어느 때보다 유력해 보였다. 영국에서 건너 온 남성 신인 아티스트 샘 스미스(Sam Smith)가 데뷔 음반 <인 더 론리 아워(In The Lonely Hour)>와 수록곡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 상을 모조리 휩쓸어 긴장감이 맴돌긴 했지만 비욘세의 수상을 대부분 예상했다. 그런데 모두의 예측과 달리 <올해의 앨범>상은 <모닝 페이즈(Morning Phase)>를 발표했던 벡(Beck)의 몫이었다. 

59회 시상식(2017년 개최)은 미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디바 비욘세와 아델(Adele)의 라이벌 전으로 그래미 어워드의 열기가 대단했다. 두 뮤지션이 4개 부문에 함께 후보로 올라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두 아티스트의 경합이 치열했던 그래미 3개 본상 중 상업성과 음악성 모두 좋은 점수를 받은 곡 '헬로(Hello)'로 아델이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를 수상하고, 음반의 가치와 작품성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비욘세의 < Lemonade >가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될 거란 전문가 집단의 예측은 역시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앨범 부문까지 아델의 < 25 >에 돌아갔다. 9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된 비욘세는 만삭의 몸으로 공연을 펼쳤지만 단 2개의 상을 수상하며 아델을 위해 기립박수를 보내야 했다. 이에 아델은 비욘세가 받았어야 한다며 앨범상 트로피를 두 동강 내며 미안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비욘세는 2004년부터 2017년에 거행된 시상식까지 무려 아홉 차례 본상에 도전했지만 단 한 차례 수상에 그쳤다. 

'블랙 퍼레이드', 비욘세의 그래미 본상 수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블랙 퍼레이드'는 미국 노예 해방 기념일에 맞춰 발매됐고, 백인 경찰의 폭력에 희생된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맞물려 전 세계인이 인권과 평등에 관심을 갖도록 촉구하는 강한 메시지를 음악으로 대신 전했다. 주로 작품성에 초점을 맞춰 시상하는 그래미의 시선과 꽤 부합하는 편이다. 

재작년 열렸던 61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상을 가져 간 남성 아티스트 차일디쉬 감비노(Childish Gambino)의 '디스 이즈 아메리카(This Is America)'에 그래미 회원들이 많은 표를 주었듯이 <블랙 퍼레이드>를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비욘세의 수상 확률은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즐비한 것은 엄연한 사실. 먼저 <올해의 레코드>부문에는 두아 리파의 '돈 스타트 나우(Don't Start Now)', 지난해 그래미 어워드 4개 본상을 독식한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의 'Everything I Wanted' 같은 곡들이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군에 속한다. 역시나 그래미상 투표자들이 무척 선호하는 아티스트들의 노래라 어느 누가 수상을 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한편 <올해의 노래>부문에서는 작곡가로 나선 비욘세, 두아 리파, 빌리 아일리시가 <올해의 레코드>와 동일한 곡으로 노미네이트됐고, 더욱이 <올해의 앨범>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테일러 스위프트가 <카디건(Cardigna)>이란 곡으로 가세해 출중한 여성 팝 아티스트들의 4파전이 될 듯하다. 

과연 비욘세의 그래미 어워드 10번째, 11번째 본상 도전이 결실로 이어져 오랜 징크스가 깨질지, 아니면 함께 후보에 오른 여성 아티스트들을 포함 다른 뮤지션들에게 수상의 영예가 주어질지가 방탄소년단의 수상 여부와 더불어 63회 그래미 어워드의 중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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