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기본기는 물론 좋은 체격 조건을 살리는 파워까지 겸비한 오사카 나오미가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 네 번째 타이틀을 따냈다. 긴장되는 결승전이었지만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고 결승전 내내 특유의 파워 테니스를 맘껏 자랑하며 비교적 수월하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여자 테니스 단식 세계랭킹 3위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한국 시각으로 20일 오후 5시 46분 호주 멜버른 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1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제니퍼 브래디(미국, 세계랭킹 24위)와의 결승전에서 1시간 17분만에 2-0(6-4, 6-3)으로 완승을 거두고 이 대회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받아들었다.

오사카 나오미의 '러브 게임'
 
 9월 오사카 나오미(9위·일본)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340만 2천달러)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제니퍼 브래디(41위·미국)를 상대로 서브를 넣고 있다.

오사카 나오미 ⓒ 연합뉴스

 
세계 여자 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서리나 윌리엄스(미국, 세계랭킹 11위)와의 준결승전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는 파워 테니스를 펼치며 2-0(6-3, 6-4)으로 이긴 오사카 나오미는 결승전도 상대에게 좀처럼 밀리지 않는 파워 스트로크 실력을 뽐냈다. 지난 해 US 오픈 우승을 차지할 때 준결승전에서 만나 2-1로 이겼던 제니퍼 브래디를 다시 만난 것이지만 오사카 나오미가 위협받을 정도의 게임 흐름은 아니었다.

그래도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 결승전에 오른 제니퍼 브래디는 지난 해에 비해 한층 위력적인 스트로크로 맞서고 있기에 앞으로 여자 테니스 단식 상위권 구도를 더 흥미롭게 만들 수 있는 주역이라 할 만하다.

41분이 걸린 첫 세트의 네 번째 게임에서 우승 길목 첫 갈림길이 만들어졌다. 브래디의 서브가 크게 흔들리며 러브 게임을 당하는 바람에 오사카 나오미가 3-1로 달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끝나면 결승전이 아니라는 듯 제니퍼 브래디는 곧바로 이어진 오사카 나오미의 서브 게임을 잡아내며 따라붙었다. 그 다음 자기 서브 게임까지 러브 게임을 만들어 3-3이 되었으니 실로 오랜만에 멜버른의 토요일 밤공기는 수많은 테니스 팬들의 박수 소리로 가득찼다. 

첫 세트 주인은 열 번째 게임에서 결정됐다. 제니퍼 브래디가 서브권을 쥐고 있었지만 오사카 나오미가 높게 퍼올린 샷이 아슬아슬하게 반대편 코트 끝줄 위에 떨어지는 바람에 게임 흐름이 급변했고, 제니퍼 브래디의 짧은 포핸드 스트로크가 네트에 걸려 오사카 나오미가 한숨을 돌리며 두 번째 세트를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사카 나오미는 이 기세를 그대로 몰아 2세트를 더 수월하게 끌어왔다. 두 번째 게임에서 두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았고 파워 스트로크 싸움을 걸어 제니퍼 브래디의 포핸드 실수를 이끌어냈다. 그 다음 자기 서브 게임은 177km/h 에이스로 끝내 3-0으로 달아났다. 이어진 네 번째 게임에서도 제니퍼 브래디는 비교적 평범한 포핸드 스트로크 실수를 저지르며 주저앉았다. 결승전 두 번째 세트 게임 스코어 4-0까지 예상한 테니스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제니퍼 브래디는 다섯 번째 게임에서 140km/h 속도로 뻗어나가는 포핸드 크로스 코트 위너를 뿌리며 따라붙었다. 확실히 이번 결승전은 포핸드보다는 백핸드 스트로크가 잘 들어가는 날이었던 것이다. 제니퍼 브래디는 게임 스코어 3-5까지 따라붙느라 체력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결국 마지막 게임에 몰리고 말았다.

여자단식 결승전 마지막 게임이 된 두 번째 세트 아홉 번째 게임, 오사카 나오미는 서브권을 쥐었고 위력적인 포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첫 포인트를 따냈다. 제니퍼 브래디의 리턴이 오사카 나오미의 파워 스트로크에 밀린다는 것이 여러 순간 입증되는 마지막 게임이었다. 3개의 챔피언십 포인트 기회를 잡은 오사카 나오미의 우승 확정 스윙은 174km/h 속도로 뻗어나간 서브 포인트였다. 제니퍼 브래디의 리턴이 반대편 코트 밖에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파워 스트로크 실력을 맘껏 뽐내며 완벽하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오사카 나오미는 시상식 인터뷰 기회에서 "(멀리서 응원한) 제니퍼의 어머니도 무척 자랑스러워 할 겁니다. 앞으로 우리 둘이 더 많은 대결을 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라는 따뜻한 말을 남겨 로드 레이버 아레나 관중석을 메운 많은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많은 팬들 앞에서 우승해서 더 기쁩니다."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비교적 잘 이루어진 덕분에 대회 중간 5일간 무관중 게임으로 운영되기는 했지만 대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다시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서 많은 팬들이 관중석으로 몰려들어 뜨거운 박수 응원을 펼쳐주었다.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름다운 테니스 용어 '러브 게임'처럼 이번 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은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러브 게임으로 끝났다.

2021 호주오픈테니스 여자단식 결승 결과
(2월 20일 오후 5시 46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 멜버른 파크)

오사카 나오미 2-0[6-4, 6-3] 제니퍼 브래디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오사카 나오미 6개, 제니퍼 브래디 2개
더블 폴트 : 오사카 나오미 2개, 제니퍼 브래디 4개
첫 서브 성공률 : 오사카 나오미 48%(30/63), 제니퍼 브래디 48%(29/60)
첫 서브 성공시 득점률 : 오사카 나오미 73%(22/30), 제니퍼 브래디 62%(18/29)
세컨드 서브 득점률 : 오사카 나오미 55%(18/33), 제니퍼 브래디 42%(13/31)
네트 포인트 성공률 : 오사카 나오미 80%(4/5), 제니퍼 브래디 67%(2/3)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오사카 나오미 80%(4/5), 제니퍼 브래디 50%(2/4)
리시빙 포인트 성공률 : 오사카 나오미 42%(25/60), 제니퍼 브래디 33%(21/63)
위너 : 오사카 나오미 16개, 제니퍼 브래디 15개
리턴 위너 : 오사카 나오미 1개, 제니퍼 브래디 0개
언포스드 에러 : 오사카 나오미 24개, 제니퍼 브래디 31개
리턴 언포스드 에러 : 오사카 나오미 3개, 제니퍼 브래디 5개
서브 최고 속도 : 오사카 나오미 197km/h, 제니퍼 브래디 184km/h
첫 서브 평균 속도 : 오사카 나오미 176km/h, 제니퍼 브래디 175km/h
세컨드 서브 평균 속도 : 오사카 나오미 126km/h, 제니퍼 브래디 141km/h

오사카 나오미의 메이저 대회 기록 일람
호주 오픈 : 2021년 우승 / 2020년 3라운드 / 2019년 우승 / 2018년 4라운드 / 2017년 2라운드 / 2016년 3라운드
롤랑 가로스 : 2019년 3라운드 / 2018년 3라운드 / 2017년 1라운드 / 2016년 3라운드
윔블던 : 2019년 1라운드 / 2018년 3라운드 / 2017년 3라운드
US 오픈 : 2020년 우승 / 2019년 4라운드 / 2018년 우승 / 2017년 3라운드 / 2016년 3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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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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