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삼성에 복귀해 건재함을 과시한 오승환

지난 시즌 삼성에 복귀해 건재함을 과시한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사건은 아무래도 KBO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의 복귀다. 2005년 데뷔와 동시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도약했던 오승환은 2013시즌까지 삼성의 전성기를 이끈 이후 일본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

그리고 선수로서 커리어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지난 2019년 말 공식적으로 삼성 복귀를 결정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지난해 풀타임으로 뒷문을 지킬 수 없었다. 2015년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인해 받은 징계로 인해 개막 후 1달 가량이 지난 후에야 1군 무대에 등판할 수 있었다.

오랜 기간 1군 등판이 없었던 탓일까? KBO에 복귀한 오승환은 과거처럼 위압감을 보이지 못했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한달여가 지난 6월 9일 첫 등판을 한 오승환은 전반기 18경기 동안 19.2이닝 1승 2패 2홀드 6세이브에 그쳤고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평균자책점 5.03으로 부진했다. 불과 2-3년 전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제압하고 세이브를 기록하던 모습과도 거리가 있었다.

※ 2020시즌 삼성 주요 투수 WAR 순위
 
 오승환은 여전히 삼성 투수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다.(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오승환은 여전히 삼성 투수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다.(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어느새 39살이 된 오승환 역시 세월의 무게에 무뎌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평소의 루틴을 회복한 후반기 다시 구위를 끌어올리고 제구를 가다듬는 데 성공했다. 27경기 동안 28이닝을 던져 2승 12세이브 0.9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묵직한 패스트볼부터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까지 모두가 알던 돌부처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KBO 복귀 시즌을 마무리한 오승환은 올시즌 풀타임 마무리로 완벽한 활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KBO리그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은 2013시즌 이후 8년 만에 있는 일이다.

오승환이 공백 없이 뒷문을 지키는 것은 삼성에게도 큰 힘이 된다. 삼성은 오승환이 일본에 진출하기 직전 풀타임을 소화했던 2011년부터 13년까지 3시즌 동안 리그 최강의 불펜을 앞세워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최고 마무리 오승환이 뒤를 확실하게 지켜준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다른 투수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건재함을 과시한 오승환

지난 시즌 후반기 건재함을 과시한 오승환 ⓒ 삼성라이온즈

 
2021시즌에도 마찬가지로 이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삼성은 심창민, 김윤수, 이승현, 최지광, 장필준 등 구위가 좋은 불펜 투수들을 대거 보유한 팀이다. 이들이 오승환의 존재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고 마운드에 선다면 훨씬 더 좋은 투구를 기대할 수 있다.

오승환이 뛰던 시절 삼성은 KBO리그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돌아온 오승환은 과연 삼성을 다시 가을야구로 복귀시킬 수 있을까? 8년만에 KBO 풀타임을 준비하고 있는 오승환이 역대 최고 마무리다운 위력을 보이며 구원왕 타이틀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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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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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삼성라이온즈 오승환 돌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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