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안예은 싱글앨범 <윤무>

안예은 싱글앨범 <윤무> ⓒ JMG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의 노래 '홍연'과 '상사화'는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이 곡들은 안예은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사극풍 발라드인데, 지난해 11월 29일 그는 이런 한국적, 동양적 매력이 담긴 사극풍의 노래를 또 하나 발표했다. 바로 '윤무'다. 늘 그랬듯 본인이 작사·작곡했다.

'윤무'의 탄생 비화가 흥미롭다. 임영웅의 '찐팬'으로 알려진 안예은은 지난해 9월 6일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에 출연해 "임영웅 씨를 위해 만든 곡을 간직 중"이라고 털어놓으며 "<미스터트롯> 결승전 무대를 보고 바로 쓴 곡이 '윤무'"라고 설명했다. 헌정곡의 주인공인 임영웅은 '상사화'를 방송에서 부르기도 했다.

"어디에 있습니까/ 무엇을 하십니까/ 불현듯 생각이 나오

나는 여기에 있습니다/ 무엇도 하지 않고/ 가끔은 그리워하오"


차분하게 시작하는 '윤무'는 담담한 듯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구슬픈 안예은의 목소리로 불리어 첫 소절부터 특유의 감정을 일으킨다. 안예은은 곡 설명에서 "저의 여느 곡들과 비슷하게 '다시 볼 수 없는 상대를 그리워하는 감정'이 전반에 깔려있으나, 윤무의 화자는 슬픔 안에서도 미소를 짓는 것을 차이점으로 하고 있다"고 썼다.
 
"기나긴 매 밤은 참 휘영하여/ 달빛을 벗 삼아 노래를 하오/ 새벽녘의 소매를 붙잡고서/ 별이 흐르는 그 강에 발을 맞추어

홀로 나 춤을 춥니다/ 어지러이 흔들리는 이 내 마음을 붙잡고/ 나 춤을 춥니다/ 끝내에는 또 눈물자욱"


달빛 아래서 한 여인이 윤무를 추는 장면이 머릿속에 선연하다. '윤무'는 둘 혹은 여럿이 동그랗게 둘러서서 추거나 돌면서 추는 3박자의 경쾌한 춤곡으로, 서양의 왈츠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어지러이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고 홀로 춤을 추는 화자가 더욱 처연하게 느껴지는 건, 윤무가 원래는 여럿이서 경쾌하게 추는 춤이기 때문일 것이다.
 
 <뮤직뱅크>에서 '윤무'를 부르는 안예은.

<뮤직뱅크>에서 '윤무'를 부르는 안예은. ⓒ KBS

 
멜로디뿐 아니라 가사에서도 한국적인 정서가 물씬 풍기는데, 안예은은 지난해 12월 1일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 출연해 "그리움을 표현한 조선 왈츠"라고 이 곡을 소개하면서 "사극에 대한 지식은 많이 없지만 한글에 대한 매력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사극풍 곡들 가사를 살펴보면 한글의 아름다움이 곳곳에 배어있다.
 
"기나긴 매 밤은 참 처연하여/ 풀벌레 벗 삼아 노래를 하오/ 칠흑색의 소매를 붙잡고서/ 별이 흐르는 그 강에 발을 맞추어 

나 춤을 춥니다/ 사랑한다 그립다 한마디를 못하고/ 나 춤을 춥니다/ 그예 또 눈물자욱" 


조용하게 시작한 노래는 클라이맥스로 가며 소용돌이치는 감정처럼 격해지는데 이렇게 고조되는 부분에서 나오는 애절함에는 안예은 노래 특유의 한이 담겨있다. '윤무'를 듣고 나면 '홍연'이나 '상사화'를 들을 때처럼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사극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 된다. 그리운 사람이 떠오르기도 한다.

마치 하나의 장르처럼 된 '안예은의 사극풍 곡'들은 처절한 가운데 언제나 카타르시스를 준다. 카타르시스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비극을 봄으로써 마음에 쌓여 있던 우울함, 불안감, 긴장감 따위가 해소되고 마음이 정화되는 일'인데, 대체로 비극적인 안예은의 곡들은 분명 이러한 정화작용을 하고 있다. 

안예은의 한 맺힌 노래를 앞으로도 계속 만날 수 있다면 정화되지 않은 감정들 때문에 탁해질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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