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방탄소년단 지민의 '크리스마스 러브'

방탄소년단 지민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BTS)의 지민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비해 지난 24일 음악플랫폼 '사운드 클라우드'에 공개한 자작곡 '크리스마스 러브'가 인기다. 이 곡은 사운드 클라우드 '핫 앤드 뉴(Hot & New)' 차트에서 '모든 음악 장르'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민의 독특하고 로맨틱한 목소리가 잘 담긴 '크리스마스 러브'는 경쾌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으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 슬로우 래빗이 프로듀싱했다. "벌써 내 마음은 이 하얀 거리 위로/ 어젯밤 꿈엔 눈이 내렸어/ 이불 속에서 온종일 기다린 너"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이 노래엔 크리스마스의 순수함과 달콤함이 듬뿍 배어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정규음원을 선보이는 것 외에도 이렇듯 사운드 클라우드에 다양한 비정규 작업물을 올려 팬들이 무료로 노래를 향유할 수 있게 해왔다. 이번 곡도 그 일환인데, 여느 곡보다 특히 더 반응이 뜨거운 듯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송의 탄생"이라고 평하는 외신이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에서도 KBS <뉴스9>의 '스포츠뉴스' 코너와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예고 영상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이유로 이 노래의 반응이 뜨거운 듯한데, 바로 해외 팬들 사이에서 이 노래의 가사 중 일부분이 만족스럽게 번역되지 않아 애를 먹으면서다. 
 
"Christmas I love you
흰 눈처럼
소복소복
넌 내 하루에 내려와"

노랫말 중 '소복소복'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이 한국어에 꼭 맞게 상응하는 자국의 단어가 없다는 것이 해외 팬들에게 문제 아닌 문제였던 것. '소복소복'을 최대한 표현해내려고 방탄 팬덤 아미는 악전고투를 벌였다. 

"sobok sobok은 정말 사랑스러운 표현으로 들린다. 소복소복이란 단어와 난 사랑에 빠진 것 같다. (영어로는) 대체어가 없다는 게 슬프다. 한국어는 되게 감성적인 언어인 것 같다."

트위터에는 이러한 해외 팬의 반응이 있는가 하면 다음과 같은 글도 있었다. 

"나 울고 싶어. 제발 내가 그들의 가사와 단어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한국어를 알았으면 좋겠어."
 
 방탄소년단 지민의 '크리스마스 러브'

방탄소년단 지민의 '크리스마스 러브' 이미지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들은 falling falling이란 단어로 밖엔 소복소복을 대체할 수 없다는 데 낙심(?)하며 영어단어는 다소 제한적인 것 같다, 다른 언어들의 몇몇 단어들도 영어로 제대로 번역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며 언어에 대한 고찰(?)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K팝이 세계인에게 사랑을 받는 현 시대에 이런 고민은 마땅하고 옳은 것처럼 보인다. 우리 문학이 해외로 진출할 때 능력 있는 문학번역가의 손길을 거쳐 섬세하게 작가의 의도를 옮겨내는 것처럼 노랫말도 그런 번역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해외 아미들은 한국어를 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방탄 콘텐츠를 오직 반만큼만 경험한다. 번역 과정에서 너무 많은 뉘앙스를 잃는다"는 또다른 해외 팬의 아쉬움 섞인 탄식은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민은 방탄소년단 블로그에 "제가 좋아하는 눈이 펑펑 내리는 장면을 처음 보았을 때의 감정을 담아서 노래했다"며 "곡을 듣고 조금이나마 여러분들이 추억하는 예전으로 잠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 여러 가지로 힘들었던 분들이 많으셨는데 이 노래를 들으면서 잠깐이나마 기분 전환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노래에 관해 이렇게 친절한 설명을 가수 본인이 직접 남겼지만, 팬들은 가수가 가사 안에다 녹여낸 마음까지도 싹 다 알고 싶다. 진정한 팬이라면 그것이 인지상정이니까. 단어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다 흡수하고 싶은 그 마음들을 생각하며 본의 아니게 언어의 미묘함과 한계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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