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거행된 2020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김숙이 최고 영예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24일 거행된 2020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김숙이 최고 영예인 대상을 수상했다. ⓒ KBS

 
< 2020 KBS 연예대상 > 영예의 대상 주인공은 개그우먼 김숙이었다. 지난 24일 KBS 2TV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된 < 2020 KBS 연예대상 > 시상식에서 김숙은 이경규, 김종민, 전현무, 샘 해밍턴 가족 등을 제치고 감격의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2002년부터 거행된 < KBS 연예대상 >에서 여성 연예인이 대상을 받은 건 지난 2018년 이영자에 이어 두번째다. 올해 김숙은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옥탑방의 문제아들> <북유럽> <악인전>, KBS 1TV <재난탈출 생존왕> 등 5개 이상의 KBS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면서 어느 때보다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이날 김숙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아까 수상소감 이야기 하라고 했을 땐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말했다"면서 놀라움과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상복이 없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으려고 그랬다보다. 빈 손으로 돌아갈까봐 가족들에게 이야기 안 했다. 코로나 때문에 힘든 모든 분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조금이라도 더 웃음 지을 수 있는 방송 만들어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당수 부문 사전 시상... 비대면 행사 눈길
 
 지난 24일 거행된 2020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지난 24일 거행된 2020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 KBS

 
올해 < KBS 연예대상 >은 코로나 19로 인해 사전녹화 방식을 도입했다. 후보자 명단 및 수상자 발표는 KBS 공개홀 현장에서 생방송으로 이뤄졌지만 미리 수상자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하고 수상소감을 영상으로 담아 이날 소개하는 형식이었다. 이로 인해 실제 무대에 등장한 인물들은 진행을 맡은 전현무, 진세연, 김준현 그리고 시상을 담당해준 연예인들과 축하공연 가수들로 한정되었다.  

​지난 19일 진행된 < 2020 SBS 연예대상 >에서 수십 명의 수상 후보와 연예인들을 대거 실내에 운집시켜 '방역 불감증 논란'을 자초했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었다. 시상을 담당한 연예인들도 10m 가량 떨어진 채 마스크를 벗지 않고 후보자와 수상자를 호명하는 등 비교적 일관되고 안전한 방식으로 시상식을 이끌어 나갔다.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재미 면에선 예년 행사 대비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대상 후보자 외엔 행사장을 채우는 인원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현장 인터뷰나 감격의 수상소감을 들을 수 없었다. 긴장감 역시 상대적으로 저하됐다. 또한 ​사전녹화 방식을 적극 활용하긴 했지만 여전히 공동 수상 등 고질적인 시상식 병폐가 여전히 눈에 띄었다. 특별히 흥미를 끌만한 새로운 콘텐츠의 부재 역시 아쉬웠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선 올해 세상을 떠난 개그우먼 고 박지선의 추모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KBS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KBS 예능에 큰 힘을 보태줬던 고인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해 시청자들을 다시 한번 울컥하게 만들었다. 

올해 KBS 예능의 현 주소
 
 지난 24일 거행된 2020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지난 24일 거행된 2020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 KBS

 
행사 자체는 큰 탈 없이 안정적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 2020 KBS 연예대상 >은 올해 KBS 예능이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행사였다. < 1박2일 >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장수 예능이 선전을 펼치고 있고 <신상출시 편스토랑>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개는 훌륭하다> 등 새로운 프로그램들 역시 활약하고 있지만 과거 KBS 예능의 전성기에 비하면 아직 아쉬운 수준이기 때문.

오랜 부진을 겪던 <개그콘서트>, <해피투게더>를 과감히 폐지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이들의 빈 자리를 메울 만한 대체 상품은 여전히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경규, 김숙, 전현무 등 여러 연예인들이 대상 후보자로 거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연예인들이 올해 예능계를 뜨겁게 달궜는가?"라는 측면에선 여전히 물음표를 남겼다.  

2020 KBS 예능은 유행을 선도하기 보단 기존 프로그램의 안정적 유지에만 치우친 보수적인 운영 방식을 고수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포맷을 시도하는 케이블 채널과 트로트 부흥을 이끈 종편 채널 등과의 경쟁에서 뒤쳐져 보일 수밖에 없다. KBS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선 올해 보여준 노력 이상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지난 24일 거행된 2020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지난 24일 거행된 2020 KBS연예대상 시상식의 한 장면. ⓒ KBS

 
2020 KBS 연예대상 수상자 명단
▲대상-김숙
▲최고의 프로그램상-1박2일 시즌4
▲리얼리티 최우수상-팝핀현준 박애리(살림하는 남자들2 등), 현주엽(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쇼 버라이어티 최우수상-문세윤(1박2일 시즌4)
▲리얼리티 우수상-이유리(신상출시 편스토랑)
▲쇼 버라이어티 우수상-딘딘(1박2일 시즌4)
▲리얼리티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양치승(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오윤아(신상출시 편스토랑), 류수영(신상출시 편스토랑)
▲쇼 버라이어티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연정훈(1박2일 시즌4), 홍경민(불후의 명곡 등), 승희(축구 말구 야구)
▲베스트 커플상-최양락 팽현숙(살림하는 남자들2), 김예린 윤주만(살림하는 남자들2), 수빈 아린(뮤직뱅크)
▲베스트 챌린지상-좀비탐정
▲프로듀서 특별상-이영자(신상출시 편스토랑), 송은이(옥탑방의 문제아들) ▲스페셜 프로그램상-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핫이슈 예능 프로그램상-개는 훌륭하다
▲디지털 콘텐츠상-김구라(구라철)
▲올해의 DJ상-조우종(조우종의 FM대행진)
▲올해의 스태프상-하동금(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등), 장지원(불후의 명곡 등)
▲신인 DJ상-강하나(강한나의 볼륨을 높여요)
▲작가상-김지은(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등)
▲베스트 아이콘상-슈퍼맨이 돌아왔다 아이들
▲쇼 버라이어티 신인상-김선호(1박2일 시즌4)
▲리얼리티 신인상-김일우(살림하는 남자들2), 김재원(신상출시 편스토랑)
▲베스트 팀워크상-연중 라이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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