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2020-2021 시즌 배구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일 13명의 신인 선수가 결정됐다.

한국배구연맹은 22일 서울 청담동의 리베라 호텔에서 2020-2021 V리그 여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이번 드래프트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라 행사장에 선수 및 각 구단 감독들이 참석하지 않은 채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15개 학교에서 39명의 졸업 예정자가 신청한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33.3%에 해당하는 13명(수련선수 2명 포함) 만이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제대회가 거의 열리지 못했고 국내 대회도 예년에 비해 매우 한정적으로 진행됐다. 선수들이 프로 구단의 코칭스태프 앞에서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각 구단들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정적으로 힘든 시즌을 보낼 확률이 높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가 5개 구단에서 10명의 선수만 선발됐던 지난 2009-2010 시즌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은 선수가 선발된 결정적인 원인이다.

역대 최초 화상 드래프트, 제천여고 김지원 세터 전체 1순위
 
 올해 신인 드래프트는 역대 최초로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을 통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는 역대 최초로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을 통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 한국배구연맹

 
사실 이번 신인 드래프트는 이주아(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박은진(KGC인삼공사), 정지윤(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등 즉시 전력감 유망주들이 즐비했던 2년 전에 비해 뛰어난 인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고 정호영(인삼공사)과 이다현(현대건설) 등 확실한 장신 유망주들이 있었던 작년처럼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들이 많은 해도 아니다. 그만큼 각 구단들은 신인 선수 선발에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GS칼텍스 KIXX가 4%의 낮은 확률을 뚫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가운데 차상현 감독은 '빅2'로 꼽히던 남성여고의 이선우(인삼공사)와 한봄고의 최정민(IBK기업은행 알토스) 대신 제천여고의 세터 김지원을 지명했다. 김지원은 173.1cm로 신장은 크지 않지만 또래 세터들 중 가장 안정된 토스워크를 가졌다고 평가 받는다. GS칼텍스는 기존의 안혜진과 이원정, 이현에 김지원까지 가세하면서 평균나이 20.8세의 젊은 세터진을 거느리게 됐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진 인삼공사는 올해 드래프트 신청자 중 가장 신장(184cm)이 좋은 남성여고의 윙스파이커 이선우를 선택했다. 인삼공사는 지난 컵대회부터 작년 전체 1순위였던 정호영이 센터로 변신했고 2016-2017 시즌 신인왕 지민경은 여전히 무릎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장신 윙스파이커에 대한 갈증이 있다. 그동안 공수를 겸비한 윙스파이커 육성에 썩 좋은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인삼공사에서 이선우를 어떤 선수로 키워낼지 주목된다.

기업은행은 이번 드래프트 신청자 중에서 가장 완성된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한봄고의 주공격수 최정민을 지명했다. 기업은행에는 표승주와 김주향, 육서영 등 비슷한 스타일의 공격수들이 많아 최정민 지명에 대해 의문을 갖는 배구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마땅한 중앙공격수 유망주가 없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최정민은 지나치기 아까운 인재였다. 다만 프로에서 윙스파이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브 리시브와 수비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

드래프트의 성패는 지금이 아닌 훗날 결정되는 것
 
 '흉년'으로 꼽히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출신 김주향은 기업은행에서 당당히 주전 한 자리를 차지했다.

'흉년'으로 꼽히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출신 김주향은 기업은행에서 당당히 주전 한 자리를 차지했다. ⓒ 한국배구연맹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제천여고의 살림꾼 김정아를 지명했다. 김정아는 고교무대에서 기본기가 뛰어나고 공수에 두루 능한 선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프로에서 활약하기에 171.2cm의 작은 신장은 너무 큰 걸림돌이다(선수 생활 내내 신장의 약점을 지적 받고 있는 문정원도 174cm다). 김정아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유서연(GS칼텍스)의 역할을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리베로 변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흥국생명은 '슈퍼쌍둥이' 이재영-이다영의 선명여고 직속 후배 박혜진 세터를 지명했다. 세터로서 좋은 신장(177cm)과 운동능력을 가졌지만 팀 내 이다영이라는 쟁쟁한 세터가 있는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육성할 유망주다. 지난 시즌 주전 리베로 김연견의 부상으로 큰 위기가 찾아 왔던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은 선명여고의 리베로 한미르를 선택했다. 한미르는 경우에 따라 백업세터로도 활약할 수 있는 멀티자원으로 쓰임새가 매우 다양하다.

대형 신인이 보이지 않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는 일찌감치 '흉년'으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 못지 않은 흉년으로 꼽혔던 2017년 드래프트를 돌아보면 한수진, 이원정(이상 GS칼텍스), 김주향, 박민지(이상 기업은행), 김채연(흥국생명), 김다인, 이영주(이상 현대건설) 등 현재 각 팀에서 주전이나 핵심 백업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제법 많이 있다. 결국 드래프트의 성패는 선발 당일이 아닌 선수들의 노력과 성장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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