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디바>에서 수진 역을 맡은 배우 이유영.

영화 <디바>에서 수진 역을 맡은 배우 이유영. ⓒ 영화사 올(주)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해 매번 경기에서 흔들리는 다이빙선수의 심정은 어떨까. 절친한 친구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동시에 알게 모르게 그 친구에게 상처를 받는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영화 <디바> 속 수진이라는 캐릭터는 그런 복잡한 심리를 드러내며 서서히 긴장감을 더하는 인물이었다. 영화는 스타 다이빙선수 이영(신민아)이 수진을 통해 어떤 심리적 충격을 받게 되며 흔들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배우 이유영은 그런 수진을 연기하며 "속을 알 수 없는 오묘한 캐릭터"라 정의했다. "나 역시 불안감을 평소에 많이 느끼는 편이고 긴장해서 사는 편인데 수진의 감정이 뭔지 알 것 같았다"며 그 누구보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드러냈다. 이유영에게 <디바>는 곧 열등감과 욕망,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였다.

"수진에게 감정이입이 되더라. 저도 수진처럼 욕망, 욕심도 있고 남들에게 얘기하지 못한 사연이 있다. 저도 좀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고 싶고, 항상 평가받는 사회에 산다고 느끼는데 그런 게 영화에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저도 수진과 비슷한 트라우마가 있다. 제가 남들을 부러워한 적은 있어도 사람을 이유 없이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편은 아닌데 뒤에서 날 안 좋게 얘기하고, 많이 오해받으며 살았다는 생각은 들더라. 

그래서 수진을 악역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수진 입장에서 이야기를 봐서 그런지 그가 피해자라고 생각했다. 감독님도 수진 캐릭터에 애착이 간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악역으로 단편적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감독님에게 될 수 있으면 많이 웃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분량 자체가 많진 않지만 이야기가 수진이로 시작해서 그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들게 하잖나. 이영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기에 영화를 보고 나면 수진이를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다."


 
 영화 <디바> 관련 이미지.

영화 <디바> 관련 이미지. ⓒ 영화사 올

 
의지와 욕망 사이

심리극, 일종의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지만 겉으로 <디바>는 다이빙이라는 스포츠 종목이 주요 소재다. 이유영 또한 촬영을 4개월여 앞두고 다이빙 연습을 소화했다. 몸을 쓰며 새로운 걸 배우는 상황 자체를 즐긴다는 이유영은 훈련 중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는 등 온몸 던져 영화에 임했다.

"잘하고 싶은 의지는 불타올랐는데 선수처럼 하긴 쉽지 않더라. 어려운 기술을 해내고 싶으면서도 거기까지 도달 못 하면 많이 속상했다. 처음엔 1m 높이에서도 무서웠는데 나중에 5m에서 뛰게 됐다. 그때 너무 기분이 좋더라. 처음엔 수영복 입고 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물구나무서는 장면도 있고 걱정이 됐는데 선수답게 수영복을 자주 입으면 거기에 맞게 체형도 변한다고 하시더라. 촬영장에선 카메라를 약간씩 틀어 찍는 등 관음적으로 보이지 않게 배려해주셨다.

시나리오를 읽고 난 뒤 근력 운동하면서 몸을 키우려했다. 너무 제가 말라서 선수 같지 않아 보일까 봐 체해가면서 억지로 음식을 먹었다. 정작 촬영 중에 제가 갈비뼈가 부러져서 1개월을 쉰 다음에 다시 찍었는데 만들어 놓은 몸이 좀 빠졌다. 그게 좀 아쉽긴 했다. 와이어를 달고 공중회전 할 때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욕심을 냈다가 다친 거다. 처음엔 근육통인 줄 알고 진통제를 먹어 가며 촬영을 이어갔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응급실에 갔더니 부러진 거였다."


 
 영화 <디바>에서 수진 역을 맡은 배우 이유영.

영화 <디바>에서 수진 역을 맡은 배우 이유영. ⓒ 영화사 올(주)

 
<디바>를 찍고 난 후 물이 조금 무서워졌다고 고백하면서도 이유영은 "다이빙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게 이유영의 저력이라면 저력이다. "연기하면서 새로운 배역을 할 때마다 배우는 게 너무 좋다"며 그는 "앞으로도 안 해본 건 다 해보고 싶다. 액션과 무술도 기회가 되면 꼭 배워보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간신>에서 설중매를 연기할 땐 지금보다 욕심이 훨씬 컸던 때라 인물의 감정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려고 했다. 그땐 사는 게 좀 힘들더라(웃음). 지금은 흘러가는 대로 내려놓으려고 한다. 제게 주어지는 역할 안에서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다. 물론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끌어가고 싶은 연기에 대한 욕망은 여전하다. 다만 너무 날 돌아보지 못하고 살고 싶진 않다. 

여유가 없었달까. 앞으로 제 삶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욕심도 적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엔 연기 외에 제 시간이 없었다. 연기하는 순간만 좋았고, 연기를 안 하고 있으면 미칠 것 같았다. 연기 외의 시간을 건강하게 잘 보내려고 한다. 그래서 운동도 시작했고, 제 삶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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