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대구가 우승 경쟁 중인 울산을 잡을 뻔했다.
 
12일 오후 7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2020 K리그1' 20라운드 울산현대축구단(이하 울산)과 대구FC(이하 대구)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대구는 최근의 흐름을 뒤엎고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울산을 압도했지만 아쉬운 1-1 무승부에 그쳤다.
 
대구는 지난해 새 홈구장 DGB 대구은행파크 개장과 함께 클럽 사상 첫 상위 스플릿 진출을 성공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번 시즌 역시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최근의 흐름이 매우 좋지 않다. 대구는 최근 5경기에서 무승(1무 4패)을 거두며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상위 스플릿 진출을 위해 반전이 필요한 길목에서 '우승 후보' 울산을 만났다.
 
2005년 이후 15년 만에 리그 정상에 도전하는 울산이다. 울산은 조현우, 이청용, 윤빛가람, 김기희 등을 '폭풍 영입'하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결과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경기 시작 전 벌어진 경기에서 2위 전북이 광주에게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차이를 벌릴 기회가 찾아왔다. 최근 흐름이 좋지 않은 대구를 상대로 승리를 노린 울산이었다.
 
한편 양 팀의 최근 10경기 상대 전적은 7승 3무로 울산이 크게 우세한 모습이었다. 통산 전적 역시 25승 11무 6패로 울산이 압도적이었다. 대구로선 '역대급 스쿼드'를 구축한 울산을 상대로 험난한 원정 경기에 나서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데얀-세징야-에드가 맹활약' 결정력만 있더라면
 
울산 원정에 나선 대구는 수비에 집중한 뒤 날카로운 역습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패턴을 보여줬다. 주니오, 이청용, 김기희, 조현우 등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울산을 상대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대구는 정태욱 중심의 백3로 단단한 수비벽을 구축한 뒤, 빠른 발의 세징야와 정승원을 활용한 역습을 시도했다.
 
대구의 공격은 효율적이었다. 대구는 이날 점유율과 전반적인 경기 주도권은 울산에 내줬지만 보다 정교하고 날카로운 공격으로 더 많은 슈팅을 기록했다. 특히 선발 출전한 데얀-세징야 조합, 이후 교체 출전한 에드가까지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며 활약했다. '강호' 울산을 상대로 자신들의 전략을 잘 준비해 온 듯한 대구의 플레이었다.
 
위기도 있었다. 후반 1분, 역습으로 시작된 울산의 공격이 대구의 페널티박스 안까지 도달했다. 측면에서 볼을 잡은 박정인은 반대편 주니오를 향해 크로스를 시도했고, 볼은 수비수 김재우의 발에 맞고 대구의 골문에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불운의 실점이었다.
 
뜻밖의 실점을 허용한 대구는 늦지 않게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후반 13분, 전방으로 한 번에 연결된 침투 패스가 박한빈의 돌파로 연결됐다. 박한빈의 드리블 과정에서 원두재가 발목을 차는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 대구의 PK를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세징야는 PK를 강력한 슈팅으로 성공시키며 울산을 쫓아갔다.
 
하지만 압도적인 공격에도 대구의 추가 골은 터지지 않았다. 울산을 압도하는 경기에 대구 이병근 감독대행 역시 김대원, 에드가, 황태현을 교체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지만 역전에 성공하진 못했다. 번번이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에 가로막힌 대구의 슈팅이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이 났다. '강호' 울산과의 경기에서 거둔 무승부는 무척 값진 결과지만, 오히려 울산을 압도하며 공격을 주도했던 대구가 아쉬움이 남았을 경기였다. 한편 대구는 이날 거둔 승점 1점으로 6위 광주(승점 22점)와의 격차를 5점으로 벌렸다.
 
'자신감은 생겼다' 다음 라운드가 기대되는 대구
 
오늘 대구의 경기는 지난 5경기와는 달랐다. 탄탄한 수비를 시작으로 상대의 뒷공간을 공략한 대구의 역습은 효과적이었다. 대구는 이날 18개의 슈팅(유효 7개)을 시도하며 울산(슈팅 7개/유효 3개)보다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조현우의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득점을 터트리고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대구였다.
 
대구의 최전방에서 활약한 외인들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 경기였다. 주장 완장을 찬 세징야는 날카로운 슈팅은 물론, 6개의 키패스를 기록하는 등 연계 면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상대의 세트피스 찬스에선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등 곳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세징야는 이날 PK 득점을 추가하며 시즌 13호 골을 달성, 득점 랭킹 2위에 올랐다.
 
데얀 역시 준수한 포스트 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으며, 5차례의 슈팅을 가져가며 대구의 마무리를 책임졌다. 계속되는 슈팅이 번번이 조현우의 선방에 가로막히자 크게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한 데얀이었다. 한편 교체 투입된 에드가 역시 짧은 시간이었지만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결정력의 아쉬움은 남지만 강력한 공격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수비적으로도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이었다. 대구는 지난 5경기 무승 행진 동안 12실점을 허용하며 극악의 수비력을 보여줬었다. 울산전 김재우의 자책골은 아쉬웠지만, 이날 대구는 울산의 압박을 잘 이겨내며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공격에 적극 가담하는 박주호와 김태환, 김보경을 잘 막아냈다. '골무원' 주니오 역시 대구의 백3 앞에선 출근 도장을 찍지 못했다.
 
최악의 슬럼프 속에서 '강호' 울산을 상대로 자신들의 플레이를 잘 살린 대구는 값진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구는 스플릿 라운드 전 성남과 서울을 만나며 상위 스플릿 진출 굳히기에 나선다. 나아진 경기력과 함께 자신감을 챙긴 대구의 남은 경기에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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