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8월 상승세를 타던 롯데를 꺾고 한 주의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6안타를 터트리며 9-2로 승리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2연전 일정이 시작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 경기가 재개됐지만 두산은 '디펜딩 챔피언'답게 2연전 일정의 첫 경기에서 롯데의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를 무너트리며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47승2무36패).

두산은 1회 우전 적시타로 선제 타점을 올린 김재환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호세 페르난데스가 4안타2타점2득점,정수빈이 3안타1타점1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이용찬의 부상으로 대체 선발로 투입되고 있는 투수가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두산을 승리로 이끌었다. 올 시즌 7번의 선발 등판에서 6승(구원승 1승 제외)을 챙기고 있는 '복덩이 6선발' 최원준이 그 주인공이다.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 롯데 자이언츠 경기. 1회 말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이 투구하고 있다.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 롯데 자이언츠 경기. 1회 말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이 투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언제나 성공할 수는 없는 예비 선발투수들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들은 매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5명의 선발진을 미리 준비시킨다. 여기에 선발투수의 갑작스런 이탈 변수에 대비해 1~3명의 예비 선발 및 롱릴리프로 대기시킨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올해의 LG 트윈스다. LG는 두 외국인 선수와 차우찬, 임찬규, 정찬헌으로 이어지는 5명의 선발투수 외에도 루키 이민호와 김윤식을 예비선발로 준비시켰고 올 시즌 이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하지만 구단에서 준비한 예비선발들이 언제나 감독과 팬들이 원하는 활약을 해주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투수 아드라인 샘슨의 부상으로 임시선발로 낙점 받았던 롯데의 베테랑 투수 장원삼은 올 시즌 4번의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2패 평균자책점 8.38로 부진했다. 허문회 감독은 통산 121승을 따낸 장원삼의 풍부한 경험에 기대를 걸었지만 아무래도 기대와 현실은 차이가 있었다.

임기영이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선발진에 합류했던 2년 차 좌완 김기훈은 광주일고 시절 2학년 때부터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됐던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하지만 김기훈은 올 시즌 2번의 선발 등판에서 한 번도 5이닝을 넘기지 못했고 1패6.48로 아직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리틀 양현종'으로 불리는 김기훈의 늦은 성장은 올 시즌은 물론 KIA 마운드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도 꽤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키움 히어로즈의 손혁 감독은 작년까지 1선발 역할을 해주던 제이크 브리검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자 2년 차 우완 조영건을 대체 선발로 투입했다. 6월 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조영건은 이후 5번의 선발 등판에서 한 번도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한 차례 퓨처스리그에 다녀온 후 불펜으로 활약하고 있는 조영건은 불펜 복귀 후 5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에 시즌 개막 후 2경기에서 2패6.75를 기록한 후 팔꿈치 통증으로 일찌감치 전력에서 제외된 닉 킹엄 대신 SK 와이번스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한 이건욱은 기대 이상으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2014년 SK에 1차지명으로 입단했지만 올해가 실질적인 1군에서의 첫 풀타임 시즌인 이건욱은 15경기에서 4승4패4.57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박종훈, 문승원과 함께 SK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이용찬의 대타로 들어갔다가 어느새 시즌 7승 수확

2017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지만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과 갑상선암 수술로 재활 및 투병 생활을 하던 최원준은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1군에서 6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 시즌 롱릴리프 및 중간계투로 활약한 최원준은 1승2패1세이브4홀드2.65로 활약하며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됐다. 작년 박치국이 풀타임 2년 차 징크스를 보내며 다소 주춤했기에 1차지명 출신 유망주 최원준의 활약은 두산에게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

올 시즌 연봉이 2900만 원에서 5900만 원으로 상승한 최원준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이탈이 생겼을 때 빈자리를 메우는 6선발 투수로 낙점 받았다. 하지만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 이영하, 유희관,이용찬으로 이어지는 5인 로테이션이 탄탄하게 가동되는 팀이다. 따라서 최원준의 실질적인 역할은 작년처럼 롱릴리프 및 중간계투가 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원준에게 기회는 예상보다 훨씬 일찍 찾아왔다. 두산의 5선발 이용찬이 5경기 만에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기로 결정하면서 그대로 시즌 아웃된 것. 최원준은 올 시즌 이용찬의 자리를 메우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현재는 외국인 투수 플렉센마저 타구에 발목을 맞고 이탈하면서 4선발로 또 한 계단 신분(?)이 상승했다.

선발 투수로서 최원준의 활약은 기대치를 훌쩍 뛰어 넘는다. 올 시즌 선발로 7경기에 등판한 최원준은 6승 평균자책점3.28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불펜 등판 성적까지 합쳐도 7승 무패4.31로 유희관(7승7패4.95)이나 이영하(3승7패5.25)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최원준은 18일 롯데전에서도 6이닝2실점 호투로 롯데가 자랑하는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4이닝6실점)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선발투수로서 최원준에게 아쉬운 단 하나는 바로 많은 투구 수다. 이 때문에 최원준은 직전 등판까지 5번의 선발승을 따내면서도 퀄리티스타트가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최원준은 롯데전에서 93개의 공으로 6이닝을 책임지며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붙박이 선발로 변신한 지 정확히 한 달이 된 최원준이 드디어 선발투수로서 '운영의 묘'를 익히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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