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3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에서 원인모를 질병이 발병했다. 해가 바뀌어 1월 9일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발생 200일,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은 1610만 명. 아직도 하루에 2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는 21세기의 판도까지 바꾸고 있다. 그 '팬데믹' 현장의 기록을 KBS1 <코로나 200일의 기록 '바이러스와 국가- 1부 병든 신세계'>를 통해 전한다(8월 1일, 2일 방송).

국가는 어디에 있나

코로나19를 '기껏해야 감기 정도'라고 장담했던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은 마스크 쓰기를 권고하지 않고 외출 자제를 권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지난 3월 15일에는 그런 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관제 시위까지 등장했다. 5월 11일에는 창궐하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보건부와 협의도 하지 않은 채 가게들의 영업 재개를 허용했다. 

그런 안이한 대처에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누적 확진자 270만 명, 전체 도시 중 98%가 코로나19에 노출되는 통제 불능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특히 그 피해는 빈민촌에 집중됐다.

빈민촌의 사망자는 그대로 방치되었다가 27시간이 지나서야 수습되는가 하면, 걷잡을 수 없이 느는 사망자를 매장하기 위해 숲을 밀어야 했다. 브라질 대통령은 자신은 기적을 행할 수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하고, 더 이상 정부를 믿지 못하는 국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왔다. 
 
 <KBS1 코로나 200일의 기록 바이러스와 국가>

ⓒ KBS1

 
이탈리아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지난 2월 이탈리아 북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환자들이 급증한 이래 보건당국은 상황을 낙관하며 봉쇄나 출입국 제한 등 대처에 늑장을 부렸다. 치료 장비 부족으로 회복 가능성이 없거나, 노인들의 치료를 미루는 의료 시스템 붕괴 상황까지 봉착했다. 수습되지 못한 시신들은 성당에 즐비했고,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정부에 항의했다.

세계 제1의 국가란 미국의 민낯

브라질과 이탈리아의 사례는 전염병이라는 비상 상황에서 국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그럼 이제 세계 제1의 국가라며 큰 소리치던 '미국'의 민낯을 보자. "전혀 문제 없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무색하게 지난 3월 22일 코로나19 때문에 뉴욕시가 봉쇄됐다. 의료 시스템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하물며 시신을 우선 보관할 냉동 트럭까지 등장했다. 

대처 능력이 없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성급하게 하이드락시 클로로퀸의 치료제로서의 효과를 장담했지만 이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품이었다. 반면 발 빠른 대처의 기본이 되어야 할 진단 키트의 승인이 늦어져 감염자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데이터와 과학자를 존중하지 않은 미국 정부 때문에 15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 정부는 결국 전세계 코로나19 환자 5명 중 1명이 미국인이라는 '오명'까지 받아들었다.
 
 <KBS1 코로나 200일의 기록 바이러스와 국가>

ⓒ KBS1


중국의 경우 '공산당의 권위주의적 정책'이 중국민의 피해를 막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우한 건강위에 원인모를 질병 발생이 보고된 이래, 올해 1월에 첫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춘절과 겹쳐지면서 대처가 늦어졌다.

중국 내에서 처음 전염병의 실체를 알리려던 의사는 거짓 유포 혐의로 곤혹스런 처지에 빠졌다. 코로나19 확진자 발표 21일 후에야 전염병이라고 인정한 정부는, 지방 정부에서 중앙 정부로 이어지는 보고 체계의 권위주의적 관료 시스템이 발빠른 대처를 막았다며 뒤늦은 변명을 내놓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3월 10일 우한을 방문하여 전염병에 대한 승리를 선언했지만, 전문가들은 3주만 중국 정부가 일찍 행동했어도 확진자의 95%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한다.

무엇이 중요한가

'생명을 지켜줘.'

일본 국회 앞 시위에 참가한 일본 시민들이 든 피켓의 문구이다. 이들은 기업 캠페인에 돈을 몰아주고, 올림픽 유치에 목숨을 거는 정부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삶이 위협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기도 어렵다. 37.5도 이상 발열이 나흘 이상 지속되거나 폐렴 증상, 동맥혈 산소 포화도 93% 이하 등 까다로운 조건이 따라붙는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검사 건수가 현저하게 적으니 당연히 확진자 수도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확진자 수를 의도적으로 낮추려는 일본 정부의 얕은 수에도 불구하고 7월 말 도쿄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일본 시민들은 정부가 재해마저 돈으로 사려 한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 스웨덴 정부는 봉쇄나 영업 금지 정책을 실행하지 않았다. 당연히 마스크나 손소독제는 구하기조차 어렵다. 스웨덴에서는 외려 마스크 쓴 사람을 무서워 할 지경이다. 자국의 의료 역량을 고려하여 선제적 방역 대신 선별적 방역을 실시하고, 의료계가 감당할 수준에서 노인과 위험 집단을 보호해 왔던 스웨덴 정부. 다른 유럽 국가들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요즘, 스웨덴의 경우 10만 명당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서고 있다. 

5월만 해도 70%의 신뢰를 얻었던 공공 보건 정책은 이제 그 신뢰도가 57%로 떨어진 상황이다. 조금 더 일찍 검사를 실시하고, 조금 더 일찍 마스크를 썼더라면 피해가 줄지 않았을까, 국민들은 실망감을 표현하고 있다. 
 
 <KBS1 코로나 200일의 기록 바이러스와 국가>

ⓒ KBS1

 
전문가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초기에 감염자 수 등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알리면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과정을 통해 정부 정책의 투명성과 신뢰를 담보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나라가 꼽힌다. UHD 카메라로 생생하게 전한 전 세계 팬데믹 현장에서 만난 건, 결국 '국가'다. 전 세계의 역사를 바꾼 코로나 19 팬데믹 속에서 국가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국가의 늑장 대처, 혹은 책임의 회피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피해로 돌아왔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감염병이라는 공통의 적을 만났지만, 국가의 선택이 국민들의 운명을 가른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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