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환(국군체육부대·왼쪽)-이예림(수원시청) 선수... 2019 KOVO컵 경기 모습

차지환(국군체육부대·왼쪽)-이예림(수원시청) 선수... 2019 KOVO컵 경기 모습 ⓒ 한국배구연맹

 
무려 101개 팀이 출전한 대규모 배구 대회가 무사히 종료됐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5일부터 충북 제천시에서 열린 '제75회 전국 남녀 종별배구 선수권 대회'가 30일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전 경기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대회가 별 탈 없이 막을 내리며 한 달 뒤에 열리는 프로배구 KOVO 컵 대회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대회에서 남자 고교 팀 경기가 펼쳐진 '제천체육관'이 8월 KOVO컵 대회의 경기장이기 때문이다.

종별배구 선수권 대회는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제1회 대회가 개최된 이후 1950년 한국 전쟁의 해를 제외하고, 올해까지 75년 동안 총 75회 대회가 치러졌다. 올해도 101개 팀이 출전했다. 남자 초등학교 21팀, 여자 초등학교 10팀, 남자 중학교 20팀, 여자 중학교 11팀, 남자 고등학교 20팀, 여자 고등학교 11팀, 남자 일반부(실업팀) 4팀, 여자 일반부(실업팀) 4팀이 출전해, 각급별로 우승을 놓고 열전을 펼쳤다.

이번 종별배구 선수권 대회에서 남자 초등부는 서울 신강초등학교, 여자 초등부는 포항 양덕초등학교가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중등부는 경북 영천 금호중학교, 여자 중등부는 대구일중학교가 각각 우승했다.

수성고-선명여고 우승... 프로 진출 앞둔 유망주 '눈길'

남녀 고등부 경기는 프로배구 V리그 신인 드래프트와 대학팀 진학 대상자들이 포함돼 있어 배구계의 이목이 쏠린다. 고교 3학년 선수들이 올해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들이다.

남자 고등학교 대회는 수원 수성고가 강원 속초고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수성고의 주 공격수이자 왼손잡이 라이트인 박예찬(200cm·3학년)이 든든하게 기둥 역할을 했다. 주전 세터 이재현(183cm·3학년)도 정확한 토스와 공격수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속초고는 주전 레프트 이하늘(197cm·3학년)이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여자 고등학교 대회는 진주 선명여고가 수원 한봄고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선명여고는 레프트 김세인(174cm·2학년), 양유경(176cm·2학년)이 공격을 이끌었고, 왼손잡이 라이트 이민서(176cm·1학년)가 4~5세트에서 맹활약하며 역전승을 거두었다. 

유망주인 이민서는 1학년임에도 중요한 국면에서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렸다. 또한 라이트임에도 서브 리시브, 디그 등 수비력이 좋기 때문에 조직력 안정에도 기여했다. 주전 세터 박혜진(178cm·3학년)도 인상 깊은 토스를 선보였다.

한봄고는 주 공격수 최정민(181cm·3학년), 레프트 박지우(176cm·3학년)가 분전했지만 막판 뒷심이 부족했다. 주전 레프트 김가영(174cm·2학년)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한편, 남성여고 주 공격수인 이선우(184cm·3학년)도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레프트 공격수로서 신장과 공격력이 좋고, 서브 리시브 등 수비력도 갖춘 점이 돋보였다.

남녀 실업팀 대회, 반가운 얼굴들 선보여
 
 오는 8월 2020 KOVO컵 대회가 열릴 '충북 제천체육관' 모습... 2018 KOVO컵 남자배구 대회 개막전 경기 (2018.9.9)

오는 8월 2020 KOVO컵 대회가 열릴 '충북 제천체육관' 모습... 2018 KOVO컵 남자배구 대회 개막전 경기 (2018.9.9) ⓒ 한국배구연맹

 
남녀 일반부(실업팀) 대회는 현재 프로팀 소속이거나, 프로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남자 일반부는 국군체육부대(상무)가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은 화성시청이다. 지난 29일 두 팀의 맞대결이 사실상 결승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국군체육부대가 3-2로 승리했다.

국군체육부대는 레프트 차지환(OK저축은행), 함형진(현대캐피탈), 라이트 허수봉(현대캐피탈), 센터 김재휘(현대캐피탈), 안우재(한국전력), 세터 황승빈(대한항공), 리베로 백광현(대한항공)이 주전 멤버로 활약했다.

화성시청은 레프트 신으뜸(전 한국전력), 김나운(전 삼성화재), 강병모(전 현대캐피탈), 이동석(전 우리카드), 라이트 최귀엽(전 삼성화재), 세터 황원선(전 한국전력), 리베로 김정환(전 KB손해보험)이 활약했다. 한때 남자배구 대표팀 주전 라이트였던 김정환이 리베로로 뛰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여자 일반부는 수원시청이 우승, 포항시체육회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일반부와 마찬가지로 두 팀의 맞대결이 사실상 결승전이었다. 지난 27일 벌어진 맞대결은 5세트 막판까지 대접전을 펼쳤다. 수원시청이 세트 스코어 3-2(17-25, 27-25, 22-25, 25-23, 17-15)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두 팀도 프로 출신 선수가 주축이다. 수원시청은 레프트 박세윤(전 IBK기업은행), 이예림(전 현대건설), 라이트 이민주, 센터 정현주(전 현대건설), 김현지(전 GS칼텍스)가 활약했다.

포항시체육회는 레프트 최지유(전 수원시청), 최윤이(전 IBK기업은행), 최수빈(전 IBK기업은행), 라이트 안혜리(전 GS칼텍스)가 공격을 이끌었다. 센터는 41세의 노장인 이윤희(전 한국도로공사)와 김예지(전 한국도로공사), 세터는 여달샘(전 수원시청)이 나섰다. 최지유, 김예지, 여달샘은 지난해까지 수원시청 소속이었으나 올해는 포항시체육회로 옮겼다.

코로나19 대응 총력... 외부인 출입, 선수단 접촉 '관리·통제'
 
 2019 KOVO컵 대회 여자배구 경기

2019 KOVO컵 대회 여자배구 경기 ⓒ 한국배구연맹

 
이번 대회에서 남자 고교와 남자 일반부 경기가 펼쳐진 '제천체육관'은 주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다음 달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최하는 KOVO컵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이기 때문이다. 고정석(1800석)과 가변석(1500석)을 합칠 경우, 3300명 정도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올해 2020 KOVO컵 대회는 제천체육관에서 8월 22일부터 29일까지는 남자배구, 이어서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여자배구 경기가 펼쳐진다. 때문에 배구협회와 제천시 모두 코로나19 대응에 충력을 기울였다. KOVO 관계자도 이번 종별배구 선수권 대회 현장을 찾아 진행 상황을 살펴봤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31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방역 관리, 101개에 달하는 참가팀, 전 경기 유튜브 생중계 등으로 대회 예산이 이전보다 많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배구협회와 제천시는 많은 인력을 동원해 외부인의 경기장 출입부터 철저하게 관리하고 통제했다. 경기 도중에도 선수를 제외하고, 감독과 심판 등 코트 밖에 있는 스태프는 전원 마스크를 착용했다. 선수들 간에도 접촉을 최소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배구협회 사상 최초, '출전 팀 전 경기' 유튜브 중계

배구협회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대신, 이번 대회에 출전한 초·중·고교, 실업팀 등 모든 팀의 전 경기를 유튜브 채널인 '대한배구협회 스트리밍'을 통해 생중계했다. 

배구협회가 주최한 대회에서 출전 팀의 전 경기를 생중계한 사례는 배구협회 역사상 이번이 최초다. 그에 따른 예산도 추가로 소요됐다. 

사실 이번 대회의 경기 영상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배구 경기를 볼 수 없었던 배구팬들이 '배구 갈증'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프로구단과 학교 팀 관계자들은 더욱 절실했다. 프로구단들은 올해 V리그 신인 드래프트 선발 대상인 고교 3학년 선수들의 경기력을 살펴봐야 하고, 대학교 등 각급 학교 팀들도 내년에 스카우트할 만한 유망주를 물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상당수의 대회가 취소된 상태다. 이번 대회처럼 많은 팀이 출전한 경우는 경기 영상이 더욱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 모든 팀의 전 경기를 지금도 유튜브 채널 '대한배구협회 스트리밍'에서 다시 보기로 시청할 수 있다. 다만, 남고부 결승전과 여고부 결승전은 유튜브 채널인 'isports TV'에서 재시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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