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한용덕(55) 감독이 14연패의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7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 한화 이글스 경기 6회말 2사 2루, 이용규의 적시타 때 득점한 노시환을 맞이하는 한용덕 감독. 2020.6.7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한용덕(55) 감독이 14연패의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7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 한화 이글스 경기 6회말 2사 2루, 이용규의 적시타 때 득점한 노시환을 맞이하는 한용덕 감독. 2020.6.7 ⓒ 연합뉴스

 
불안했던 기운이 좋지 않은 결말로 이어지고 말았다. 한화 이글스의 감독이었던 한용덕이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한용덕 전 감독은 7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렸던 NC 다이노스와의 홈 3연전이 끝난 뒤 정민철 단장과 면담을 마치고 경기장을 떠났다.

떠나는 순간까지도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다. 한화는 지난 주말 리그 선두를 달리는 NC를 상대했지만 3경기를 모두 내주며 스윕패를 당했다. 6일 경기는 NC의 토종 에이스 구창모가, 7일 경기는 2015년 이후 한화에 진 적이 없는 이재학이 선발로 등판했다. 한화는 두 경기 모두 상대 팀 선발투수를 끌어 내리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번 시리즈까지 스윕을 당하면서 한화는 이글스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을 14연패로 경신하고 말았다. 종전 기록은 2013년 김응용(현 야구소프트볼협회장) 전 감독 시절의 13연패 기록이다. 당시 개막전부터 내리 13연패를 당했던 한화는 첫 1군 진출이었던 NC(7위)보다 뒤쳐지며 KBO리그 역사상 첫 9위(최하위)로 내려앉았다.

곪았던 상처들이 한꺼번에 터진 한화

사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2018년도 한화는 팀의 약점들을 다른 요소들로 겨우 극복하면서 이뤄냈던 성과였다. FA 시장에서 대형 선수 영입 등 크게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은 거의 없었음에도 2018년 한화는 놀라운 성적을 낸 것이다.

2018년에 어떻게 가릴 수 있었던 각종 위험 요소들은 2019년부터 서서히 표면 밖으로 드러났다. 물론 이런 문제들은 한용덕 전 감독 시대에서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이전까지 한화가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문제들이었다. 스프링 캠프부터 윤규진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고 이용규는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가 구단 징계로 인해 2019년 시즌을 날리게 됐다.

이후 2019년 시즌 한화는 토종 선발진 육성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고 중견수 대체 자원도 찾아내지 못했다. 경기 중에도 선수 기용의 기준이 이리저리 흔들렸고, 타순이 자주 바뀌는 등 안정적이지 못했다. 2019년 한화에서 선발로 등판한 적이 있었던 투수만 해도 무려 15명이나 되었을 정도였다.

2020년 한화는 코로나 19로 인해 시즌이 지연되면서 시범경기 대신 편성되었던 연습경기에서 6경기 2무 4패로 10팀 중 유일하게 승리가 없었다. 단순히 결과만 안 좋았던 것이 아니라 병살타도 많이 나오는 등 승리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시즌 시작부터 외국인 투수 채드 벨이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했다. 개막전에서는 서폴드의 활약으로 완봉승이 나오기는 했지만, 5월만 해도 위닝 시리즈는 2번 밖에 없었고 3연전 스윕승은 없었으며 스윕패는 3번이나 당했다. 6월에도 2번의 스윕패를 추가하면서 결국 14연패가 진행 중이다.

선발투수들이 고군분투하기는 했지만 타선이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했다. 오선진과 하주석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득점 지원이 받쳐주지 못하자 결국 투수들도 지치고 말았다. 중심 타선에 있던 김태균은 1할 대 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한때 퓨처스리그에 다녀오기도 했다.

벨이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오긴 했지만 연패를 끊어내지 못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로 처졌던 SK 와이번스는 반등에 성공하면서 최하위에서 탈출했지만, 한화의 추락은 멈추지 못했다.

모기업, 프런트, 선수단 모두 정상화가 필요한 한화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주축 선수들이 집단으로 부진에 빠진 팀의 경기력이 좋을 수는 없었다. 선수 활용의 폭이 좁아지면서 최근 경기에서는 승리에 필요한 요소를 찾는 것조차 어려웠으며 선수단의 내부 소통에서도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코칭 스태프 5명이 한꺼번에 1군에서 말소되어 퓨처스리그로 갔다. 그런데 그 코치들은 6일 낮 경기를 위해 경기장까지 출근했다가 갑작스럽게 엔트리 말소 통보를 받았다. 구단 발표에 의하면 경기 직전 코칭 스태프들의 1군 말소가 정해졌는데, 7일 경기 전 한 전 감독은 5일 경기가 끝난 뒤 엔트리 말소를 결정했다는 의견 이를 보였다.

구단 프런트와 코칭 스태프 그리고 선수단들 사이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이 전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6일 경기에서 투수를 교체하기 위해 감독이 직접 나와야 했을 정도로 자리가 비었던 코치들은 그 날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자리가 채워졌는데, 이 과정에서 수석코치는 채워지지 않았다.

코칭 스태프들의 보직 변경과 관련하여 한 전 감독도, 정 단장도 확실한 입장 표명이 없었다. 다만 정 단장은 연패가 길어지는 것에 대해 "구단 전체의 과오이며 감독이 노력했던 플랜에 단장으로서 도움이 되지 못했던 부분을 인정한다"는 말을 남겼다.

노시환, 정은원 등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여전히 일부의 젊은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이탈하고 나면 주전 라인업에는 30대 중후반의 베테랑들만 남는다. 그 베테랑들마저 사라지면 위태로울 정도로 한화는 선수층이 얇은 팀이었고, 오선진과 하주석의 이탈 이후 한화의 추락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젊은 투수들 중 김범수는 올 시즌 1승 3패 평균 자책점 4.50에 그치고 있다. 박주홍은 올 시즌 1군 경기에서 3경기만 나왔다. 김민우, 박상원 등도 1군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김민우도 최근 등판에서 여러 차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 몇 년 이상 꾸준히 활약해줬던 젊은 투수는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 정도였다.

리빌딩이 필요했던 시간이 너무 늦춰진 탓에 한화는 뒤늦게 시작하는 리빌딩이 익숙하지 않았다. 당장의 전력을 메우기 위해서 몇 년 동안 FA 시장에서 큰 손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FA 영입의 대가는 보상선수로 내줬던 유망주들이었다. 임기영(현 KIA 타이거즈), 노수광(현 SK 와이번스) 등이 이 시절 떠났던 보상선수들이었다.

독이 든 성배... 다음은 누구에게?

21세기에 들어와서 한화의 감독은 일명 "독이 든 성배"가 됐다. 2006년과 2009년 WBC에서 각각 4강과 준우승 성과를 냈던 김인식 전 감독은 2006년에는 소속 팀에서도 한화를 한국 시리즈 준우승에 올려 놓았다. 그러나 2009년에는 팀의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하고 계약 연장 없이 팀을 떠났다. 한대화 전 감독은 최하위권이었던 팀을 2011년 6위까지 올려놓기는 했지만, 결국 류현진과 박찬호(은퇴)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2년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팀을 떠나야 했다. 김응용 전 감독은 한화에서 2년 동안 9위에 그쳤다. 야신이라 불렸던 김성근 전 감독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거기에 한화의 레전드 출신들이 뭉쳤던 코칭 스태프들도 한화의 현재 근본적인 문제들을 손을 대기는 했지만 그동안 고였던 고름들을 없앨 수는 없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지도자들의 인력 풀도 시즌 도중에는 새로운 인물을 구하기 힘들다. 학교에 있는 감독들도 최소 학기 단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프로 팀이 아닌 곳에 있더라도 쉽게 데려오기 힘들다.

결국 시즌 도중 이런 일이 발생하면 대개 퓨처스 감독이나 수석코치 또는 경험이 많은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시즌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일단 한화는 최원호 퓨처스 감독이 1군 감독대행을 맡게 됐다. 지난 해 KIA가 박흥식 퓨처스 감독이 대행을 맡아 100경기를 지휘하고 퓨처스 감독으로 돌아갔듯이, 한화도 퓨처스 감독이 1군 팀의 감독대행을 잠시 맡는 방식을 선택했다. 최원호 감독대행 역시 박흥식 감독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을 마치면 다시 퓨처스 감독으로 돌아간다.

다만 최원호 감독대행은 지도자 커리어가 짧은 편이다. 1973년 3월 13일 생으로 인천 출신인 최원호 감독대행은 당시 인천을 연고로 하고 있던 현대 유니콘스에서 선수로 데뷔했던 투수였다. 2000년부터 LG로 옮겨 2010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고, 은퇴 이후 LG와 국가대표 코치를 거쳤다.

코치 생활은 짧았지만 스포츠 해설위원 경력도 있다. 해설위원 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피칭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여러 투수들에게 도움을 준 적도 있었다. 사촌 동서지간인 손혁(키움 히어로즈) 감독과 비슷한 길로 투수와 관련된 연구와 해설위원 활동을 병행하다가 현장 지도자로 올해 복귀했다.

정민철 단장에 의해 퓨처스 감독으로 영입되었던 최원호 감독대행은 올 시즌 서산에서 유망주들을 직접 관찰하며 퓨처스리그 경기를 지휘했다. 일단 투수와 관련된 연구를 많이 했던 만큼 한화의 젊은 투수들을 육성하는 막중한 과제도 최원호 감독대행에게 어느 정도 몫이 부여됐다.

다만 이러한 감독대행 체제는 또 한시적인 조치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지난 해 KIA가 했던 방식처럼 퓨처스 감독이 대행을 맡아 다양한 선수들을 시험해보는 기회로 활용하는 방식이 그대로 재현되면 좋겠지만, KIA와 한화의 구단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잔여 시즌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단순히 사람만 바꿔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구단과 모기업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 얇아진 선수층에 대한 보강 그리고 프런트와 모기업과 선수단 사이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등 복합적인 문제에 대하여 보다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한 한화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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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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