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꼭 이기고 싶다. 이유는 없다. 꼭 이기고 싶다"(김남일 감독)

지난해 12월 성남FC의 감독으로 부임한 김남일 감독이 취임 후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더 자극을 해줬으면 좋겠다. 지난 10년 동안 내가 겪은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최용수 감독)

그리고 5월 31일 성남과의 경기를 앞두고 펼쳐진 인터뷰에서 최용수 감독은 당시 김남일 감독에게 이렇게 화답했다. 경기를 앞두고 두 감독의 신경전이 관심을 모은 것.

2002년 월드컵 스타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FC서울과 성남FC의 경기에서 웃은 쪽은 김남일 감독의 성남이었다. 성남은 31일 오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4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 후반 43분 토미의 결승골에 힘입어 서울을 1-0으로 물리쳤다.

이 승리로 성남은 개막 후 4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내달리며 순식간에 순위를 3위로 끌어올렸고 서울은 개막전 패배 이후 2연승을 달리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가 했지만 충격의 패배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초반부터 강한 전방압박 펼친 서울... 결정력 부재와 체력 저하에 발목

지난주 포항 스틸러스전과 마찬가지로 전방에 고요한을 배치한 서울은 후방에서부터 시작되는 성남의 빌드업을 저지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그 전방압박은 결실을 맺었다. 서울의 강한 전방 압박 속에 성남의 후방 빌드업은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다. 상대의 강한 압박 속에 패스할 공간을 만들지 못한 성남의 수비진은 롱 패스 위주의 공격 전개를 하면서 자연스레 패스미스로 이어지며 서울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어줬다.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가기 시작한 서울은 전반 12분 한승규가 오른발로 감아찬 중거리슛이 아쉽게 골대를 살짝 빗나간 것을 시작으로 전반 15분 고광민의 패스를 받은 고요한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어 곧 이어 이어진 플레이 상황에서 볼을 소유하고 있던 성남 김영광 골키퍼의 볼 트래핑이 다소 길자 이를 놓치지 않은 고요한이 압박을 펼치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지만 아쉽게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에도 서울은 경기 주도권을 잡으며 성남을 압박했지만 결실은 없었다. 전반 31분 주세종의 프리킥을 받은 고요한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김영광 골키퍼 정면으로 간데이어 전반 42분에는 유상훈 골키퍼의 골킥이 박주영을 거쳐 고요한에게 향하자 고요한은 왼발 발리슛으로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고요한의 슈팅을 김영광 골키퍼가 막으며 서울은 또 한 번 득점 기회를 놓쳤다.

경기 시작부터 전방 압박을 통해 성남을 압박했던 서울은 후반전 들어 체력 저하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오히려 성남의 역습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11분 중원에서 서울의 패스미스에서 시작된 성남의 역습에서 양동현과 홍시후의 2대1 패스에 수비가 뚫리면서 위기를 맞은 서울은 홍시후의 슈팅을 유상훈 골키퍼가 막으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어 후반 20분에도 주세종이 트래핑 미스로 미끄러지며 성남에게 공격 기회를 내주며 양동현에게 슈팅을 내주는 등 체력이 떨어진 서울의 수비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전반전 그렇게 괴롭히던 결정력 부재도 발목을 잡았다. 후반 26분 김진야의 크로스를 뒤에서 달려들던 고광민이 슬라이딩하며 슈팅까지 이어갔지만 아쉽게 김영광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서울은 후반 29분 하프라인부터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조영욱의 돌파는 볼 트래핑이 너무 길면서 김영광 골키퍼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렇게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오는 시점 결국 서울은 한방 얻어맞고 말았다. 후반 43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성남 토미의 패스를 받은 이태희는 오른발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태희의 크로스를 유상훈 골키퍼가 막아내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유상훈 골키퍼가 쳐낸 볼은 토미의 발 앞으로 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서울의 수비집중력이 떨어지며 토미에게 노마크 상황이 만들어졌고 토미는 빈 골대에 그대로 슛을 시도해 결승골을 터뜨리며 서울을 무너뜨렸다.

김남일 감독의 교체카드, 김영광 골키퍼의 선방이 만들어낸 승리

전반 초반 서울의 강한 전방 압박 속에 성남은 장점인 후방 빌드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상대에게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내주는 장면을 보여줬다. 그 결과 성남은 전반 30분이 넘어서도록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점유율은 높았음에도 실속있는 볼 점유율을 갖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때 김남일 감독이 나섰다. 김남일 감독은 전반 33분 공격수 최병찬을 빼고 양동현을 투입하면서 양동현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로 공격루트를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성과를 거뒀다.

양동현을 이용한 공격을 통해 성남 공격의 활로가 조금씩 열려가기 시작했다. 양동현은 전방에서 서울의 수비진을 상대로 버텨주는 플레이를 통해 홍시후를 비롯한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플레이를 펼쳤다. 그리고 전반 종료 직전 기회를 잡았다.

전반 44분 우측면에서 내준 패스를 받은 양동현은 논스톱 슈팅으로 이어갔다. 양동현의 슈팅은 아쉽게 유상훈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성남이 이 경기 첫번째 슈팅을 시도해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장면이었으며 양동현이 투입된 이후 슈팅수 0개였던 성남은 2개의 슈팅을 기록하게 되었다.

후반전에도 김남일 감독의 교체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37분 왼쪽 수비수 최오백을 빼고 토미를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카드역시 공격수를 기용하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토미 교체카드도 보란듯이 적중했다.

후반 43분 이스칸데로프의 패스를 받은 토미는 옆에서 돌파하던 이태희에게 내주고 안쪽으로 침투했다. 이를 본 이태희는 오른발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유상훈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무위에 그치는가 싶었다. 하지만 토미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유상훈 골키퍼가 쳐낸 볼을 잡아 노마크 상황을 맞이했고 빈 골대로 여유 있게 슈팅을 시도해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후방에선 김영광 골키퍼의 활약도 빛났다. 김영광 골키퍼는 서울의 공격과정에서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을 구해냈다. 전반 42분 고요한의 왼발 발리슛을 막어낸데 이어 후반 26분에는 김진야의 크로스를 받은 고광민의 슈팅마저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막어내면서 서울에게 득점을 내주지 않았다. 이후 1-0으로 앞선 종료직전에는 알리바예프의 슈팅마저 각을 잘 좁혀 막어내면서 성남의 승리를 끝까지 지켜낸 김영광이었다.

물론 전반 15분 볼 트래핑 미스로 실점위기를 맞이했지만 김영광의 존재속에 성남의 수비진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서울을 넘을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성남의 승리는 그라운드에선 베테랑 김영광의 존재, 벤치에선 김남일 감독의 결단력이 가져온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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