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의 새 예능 '뽕숭아학당'

TV조선의 새 예능 '뽕숭아학당' ⓒ TV조선

 
트로트의 높아진 인기에 힘입어 관련 가수들의 각종 예능프로그램 섭외도 줄을 잇고 있다. <미스터트롯> 입상자+참가자 뿐만 아니라 기성 중견 가수들 역시 다양한 프로에 출연해 트로트 전성기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런데 최근 기존 프로그램과 신규 프로그램의 출연진 겹치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논란이 되는 프로그램은 기존 수요일밤 10시 방영중이던 SBS <트롯신이 떴다>(이하 트롯신)와 13일 같은 시간에 새로 선보이는 TV 조선 <뽕숭아학당>(이하 뽕숭아)이다. <트롯신>의 주요 고정 출연자들인 김연자, 주현미, 설운도, 장윤정 등이 <뽕숭아> 첫회부터 초대손님으로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심지어 붐은 두 프로그램 모두 고정 진행자로 출연하는 인물이다.

이렇다 보니 기존 해당 시간대 방영 중인 <트롯신> 측에선 불쾌감을 드러냈고 <뽕숭아>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출연진이 동시간대 출연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프로그램 콘셉트도 다르다"며 "제작진이 트로트 중견가수들에게 이 내용을 이미 통보했다"고 해명에 나섰다.  

또한 <뽕숭아> 측은 "붐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트롯신이 떴다' 해외 촬영 일정이 변경, 지연되면서 기존 녹화분이 남아있을 뿐, 현재 '트롯신이 떴다' 녹화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롯신>은 다시 재반박에 나섰다. SBS가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은 사전에 <뽕숭아>가 수요일 밤에 편성되지 않는다고 전해 듣고 촬영을 마쳤다"고 밝히면서 "해당 가수들도 논란이 야기된 점에 황당해하고 있다"고 추가 입장을 표명했다. 

관례로 자리잡은 동시간대 겹치기 출연 피하기
 
 지난해 방영된 MBC '놀면뭐하니'의 한 장면.  같은 시간대 KBS '불후의명곡2'에 출연중인 정재형의 관찰 카메라 분량(사진 좌측)에 대한 방영을 포기하고 유튜브(사진 우측)에서만 공개했다.

지난해 방영된 MBC '놀면뭐하니'의 한 장면. 같은 시간대 KBS '불후의명곡2'에 출연중인 정재형의 관찰 카메라 분량(사진 좌측)에 대한 방영을 포기하고 유튜브(사진 우측)에서만 공개했다. ⓒ MBC

 
특정 연예인이 동시간대 예능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하지 않는 건 방송가의 관례다. 설, 추석 특집 혹은 파일럿 예능이 같은 시간대 편성되서 어쩔 수 없이 동시 출연하는 일이 간혹 목격되긴 하지만 이는 아주 특수한 사례에 속하는 편이다.  

과거 SBS <스타킹> 고정 패널이었던 광희는 MBC <무한도전> 식스맨 도전을 위해 아예 하차를 선택하기도 했다. 지난해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릴레이 카메라편에선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촬영장비가 KBS <불후의 명곡> MC 정재형에게 전달되어 촬영이 일주일 정도 이뤄진 것을 확인하고 과감히 모자이크 처리 및 통편집을 선택했다. 결국 정재형의 촬영 내용은 TV 대신 8분 남짓 분량의 유튜브 용으로만 공개되었다.

지난 2017년 3월 SBS <런닝맨>에는 그 무렵 KBS < 1박2일 > 시즌3 멤버 차태현이 깜짝 등장해 놀라움을 자아냈지만 이는 제작진의 의사와 상관없이 친구 김종국의 돌발 선택에 따른 부득이한 출연이었고 차태현은 스스로 얼굴에 복면을 쓰고 출연 시간 역시 2~3분 이내로 짧게 줄이는 등 잡음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콘셉트가 다르니 겹치기 출연 상관 없다?
 
 SBS '트롯신이 떴다'의 한 장면

SBS '트롯신이 떴다'의 한 장면 ⓒ SBS

 
<트롯신>과 <뽕숭아> 대립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출연자들이다. 후배 가수들에게 큰 힘을 보태주려고 했던 중견가수의 의도와 상관없이 오히려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뽕숭아> 고정 출연진인 <미스터트롯> F4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로서도 대선배들의 상황이 곤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진행 상황만 놓고 본다면 후발 프로그램인 <뽕숭아> 측의 시간대 결정에 아쉬움을 피력할 수밖에 없다. 방송사 사정상 다른 시간대 편성이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동시간대 타방송 고정 출연자들임을 제작진, 시청자 모두 알고 있는데 무리하게 밀어부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굳이 초대손님이 필요했다면 <트롯신> 출연 가수들이 아닌, 다른 중견 가수들을 섭외했으면 됐을 일이다.

"콘셉트가 다르니 상관없다"는 식의 <뽕숭아>측 해명도 그간 방송가의 관행, 제작 풍토에 비춰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앞선 사례로 소개했던 <놀면뭐하니>만 해도 <불후의 명곡>과 장르가 달랐지만 정재형 분량에 대해선 방송불가를 택했다.   

입장을 바꿔 만약 현재 목요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고정 출연가수들이 동시간대 타방송 예능에 "콘셉트가 다르다"는 이유로 출연한다면 TV조선 입장에선 반가울 수 있을까. 방송사간의 갈등 혹은 욕심이 모처럼 찾아온 트로트의 봄날에 찬물을 끼얹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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