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한 전병우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한 전병우 ⓒ 키움 히어로즈

 
모든 일에는 처음이 가장 중요하다. 야구 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FA나 트레이드 등으로 이적을 했거나 1군에 첫 선을 보이는 젊은 선수라면, 그가 남긴 첫 인상의 여파가 오랜 기간 지속되곤 한다.

처음으로 보인 모습은 야구팬 뿐 아니라 소속팀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에게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한 전병우에게 향후 두달 가량의 기간은 새로운 소속팀에서 본인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롯데의 신인 지명을 통해 프로에 입단하고 18시즌 이후 1군에 모습을 드러낸 전병우는 팀 후배 차재용과 함께 2:1 트레이드를 통해 4월 6일 이후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새로운 팀에 합류한지 채 1개월도 지나지 않았다. 새로운 유니폼에 적응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지만, 전병우에게는 곧바로 기회가 찾아왔다.

현재 키움에서 가장 주전 경쟁이 뜨거운 포지션은 바로 3루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 김민성이 LG로 이적한 이후로 키움은 마땅한 주전 3루수를 찾지 못했다. 장영석, 송성문 등 여러 선수들이 3루수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완벽하게 3루 주전을 꿰찬 야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1군 경험이 가장 많았고 지난 시즌 개막과 함께 핫 코너를 책임졌던 장영석은 외야수 박준태와 트레이드되며 KIA로 떠났다. 포스트 시즌에서 파문을 남긴 송성문 역시 상무로 입대하며 당분간 팀을 떠나있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비시즌 기간 키움의 화두는 3루수 찾기였다. 주 포지션이 3루인 전병우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 역시 경쟁을 할 수 있는 퍼즐 조각을 추가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3루 주전 경쟁에서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것은 김웅빈이었다. 96년생으로 어린 나이인 우투좌타 3루수 김웅빈은 장타력과 좋은 운동능력을 겸비해 키움의 차기 주전 3루수감으로 꼽히는 선수다. 군대 문제 역시 일찌감치 해결했기에 팀에서도 오랜 기간 활약할 수 있는 김웅빈을 주전으로 밀어줄만 했다.
 
 3루 주전 경쟁에 가장 앞서 있었던 김웅빈

3루 주전 경쟁에 가장 앞서 있었던 김웅빈 ⓒ 키움 히어로즈

 
김웅빈 역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자체 청백전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며, 기대에 보답하는 듯 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개막과 함께 키움의 핫코너를 책임질 선수는 김웅빈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변수는 언제나 그렇듯 갑자기 찾아온다. 지난 3월 26일 청백전 도중 김웅빈이 오른팔에 타구를 맞으며 부상을 입은 것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타박 부상으로 보였지만 정밀 진단 결과 근육과 혈관 손상을 입은 것이 확인되어 재활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몸 상태를 회복하고 경기를 뛰는데 2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진단을 받은 김웅빈은 시즌 초반 1군에서 얼굴을 볼 수 없게 됐다.

유력한 주전 후보 김웅빈이 낙마한다면, 키움에서 대체로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는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다. 키움 역시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내야와 외야 여러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모터를 영입했었다.

김웅빈의 부상 동안은 모터가 유력한 주전 3루수 후보지만, 그 역시도 현재 바로 주전으로 투입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유는 지난 달 26일 입국한 모터가 코로나 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간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던 모터가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지난 10일 자가격리가 해제되고 11일 처음으로 팀 훈련에 합류했던 모터는 청백전에서 부상을 우려하여 배트를 휘두르지 않고 공을 지켜보기만 했다. 아무래도 완벽한 몸 상태의 모터를 보기 위해서는 한 달 정도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모터의 타격 능력이 썩 미덥지 않다는 점이다.

김웅빈과 모터가 각각 다른 이유로 현재 가동이 힘든 상황이라면, 반대로 이적생 전병우에게는 새로운 팀에게 자신의 가치를 확인시켜줄 절호의 찬스다. 특히, 팀이 내야수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다면, 팀 내에서 입지는 훨씬 굳건하게 다질 수 있다.
 
 키움에서 주전 도약 기회를 잡은 전병우

키움에서 주전 도약 기회를 잡은 전병우 ⓒ 키움 히어로즈

 
키움 역시 전병우의 타격 재능에 주목을 하고 트레이드를 실행했다. 전병우는 롯데 소속이던 2018시즌 27경기에서 0.364의 타율을 기록하며 팀의 후반기 상승세를 이끈바 있다. 비록 2019시즌에는 허리 부상 여파로 매우 부진(타율 0.098)했지만, 2018시즌의 타격감을 되찾는다면 새로운 팀에서 주전으로 등극하는 깜짝 활약을 펼칠 수도 있다. 키움으로서는 전병우의 반등이 내야진을 구상하는 데 있어 새로운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

고교시절과 대학까지 모두 부산에서 보냈고 프로 데뷔 역시 고향팀인 롯데에서 했던 전병우에게 서울 연고구단인 키움 히어로즈 생활은 낯설다. 하지만, 새로운 팀에서 주전 도약의 기회를 잡은 전병우에게 그 시간 마저도 사치일지 모른다. 고척돔에서 프로 첫 홈런을 기록한 바 있는 전병우가 좋은 기록을 되살려 키움 3루의 새로운 주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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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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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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