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위기에 빠졌다. 확진 환자는 연일 증가하며 국내에서만 만 명, 전 세계를 합하면 100만 명을 넘겼다.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불안과 공포는 계속 확산하는 중이다. 지난 3월 28일 방송한 SBS <뉴스토리> '코로나 치료제·백신 언제 나오나' 편은 여러 전문가와 제약사, 기관을 찾아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현주소, 그리고 상용화 가능성을 취재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은 언제쯤 나올까?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SBS


의료시스템이 붕괴한 중국 우한의 상황이 이제 세계 곳곳에서 재현되고 있다.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많은 나라의 국가 의료시스템이 사실상 마비 상태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중환자를 치료할 병상은 모자라고 중증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 등 의료 장비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 상태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신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까지 들린다.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맞서 보건 분야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사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걱정한 사람들이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필사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이다. 그런데 미국의 대형 마트가 문을 열자마자 가장 먼저 동이 난 물건은 다름 아닌 휴지였다.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홍콩 등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휴지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대략 세 가지 원인을 꼽는다. 첫째, 불안감의 해소다. 사재기는 자신이 위험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끔 만든다. 특히 휴지는 부피가 커서 시각적인 효과까지 크다. 둘째, 모방심리다. 언론이나 주위 사람들이 모두 휴지를 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셋째, 가짜뉴스의 영향이다. 중국에서 휴지 수출을 하지 않아 앞으로 구할 수 없을 것이란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휴지 사재기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이제 휴지는 공포의 전염을 상징하는 물건인 셈이다.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SBS


코로나19가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공포를 퍼뜨리고 있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세계의 이목은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화제가 된 논문이 한 편 있다.

2015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실린 <박쥐에 돌고 있는 사스와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는 당시 박쥐에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조합 과정을 통해 사람에게도 전파될 수 있으며 재조합된 코로나 바이러스에 사스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나 백신은 효과가 없었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논문의 예상은 고스란히 현실이 되었다.

인류가 감염병에 맞서려면 3가지 도구가 필요하다. 진단키트, 치료제, 그리고 백신이다. 정확한 진단키트를 통해 충분한 숫자의 검사가 이뤄져야 역학 조사, 소독, 격리 조치 등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효과적인 방역 전략을 세울 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진단키트는 빠른 검사 속도와 높은 정확도로 해외에서 극찬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엔 마땅한 검사법이 마련되지 않아 사스, 메르스 등 6개 코로나 바이러스와 비교하는 '판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법'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여러 검사를 거쳐야 하는 탓에 결과가 나오려면 평균 1~2일이 걸렸다.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SBS


지난 2월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에 코로나19 유전자 염기서열이 공개된 후 질병관리본부는 빠르게 움직였다. 설 연휴 중이었던 1월 26일에 국내 진단키트 개발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고 곧바로 긴급사용승인 공고를 발표했다. 이후 2월 4일 코젠바이오텍, 2월 13일에 씨젠이 진단키트 사용 승인을 받았다.

국내 진단키트는 검체를 채취한 뒤 시약을 떨어뜨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를 증폭시켜 분석하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 검사' 방식을 사용하여 검사 시간을 최대 4시간으로 줄였다. 정확도는 98% 이상이다.

우리나라는 사스와 메르스를 경험한 업계의 축적된 기술력과 질병관리본부의 선제 대응에 힘입어 우수한 진단키트를 대량 생산해 검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역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상황은 어떨까?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SBS


21세기 첫 세계적 대유행 감염병이었던 2009년 신종플루 당시 치료제였던 타미플루는 품귀 현상을 빚었다.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에 대한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이미 1999년부터 시판되었고 신종플루에도 치료 효과를 나타내면서 세계적 대유행을 잠재웠다.

반면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아직 없다. 정용석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를 처음부터 개발하여 상용화하는 것은 "대단히 무리한 기대"라고 설명한다.

새로운 신약의 개발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 제약사와 기관은 '약물재창출'을 이용한다. 약물재창출은 기존의 독성 검사와 임상 시험을 통과한 약이나 어느 정도 개발된 후보물질을 시험하여 새로운 약효를 찾는 방법이다. 이미 안정성이 검증된 상태라 임상 2상부터 시작할 수 있어 개발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의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팔리고 있는 약이 1500~2000개 정도 있습니다. 이 약을 가지고 코로나19에 대해서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하는 게 제일 먼저죠. 왜냐하면 거기에서 만약에 효과가 있으면 바로 쓸 수 있으니까요."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SBS


국내에서 이런 작업을 하는 곳 가운데 하나가 한국 파스퇴르 연구소다. 김승택 한국 파스퇴르 연구소 박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 약물을 포함하여 9천 개가량의 약물 검사를 진행 중으로 코로나19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러나 찾아낸 약물이 곧바로 상용화된 치료제를 의미하진 않는다. 동물 시험 등 남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월 31일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하여 6건의 임상 시험을 승인했다.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임상 시험이 3건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강남세브란스병원도 말라리아 치료제, 고대 구로병원은 천식 치료제로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우리나라, 미국, 중국, 싱가폴 등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6건의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되면 5~6월쯤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SBS


백신의 개발은 치료제보다 더욱 험난하다. 코로나19 백신을 만들기 위해선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항체를 만드는 기전을 밝힌 다음 예방 항체를 유도하는 항원을 찾아야 한다. 이후엔 시험관 실험을 하고 동물시험에서 안정성을 입증해야 한다. 그리고 1~3상 임상 시험을 통과해야 비로소 승인을 받는다.

이런 과정을 거치려면 보통 몇 년의 개발 기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게 마련이다. 패스트트랙을 이용하여 바로 임상3상으로 간다고 해도 상용화에 도달하려면 최소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2003년 유행한 사스와 2013년 번진 메르스의 백신도 아직 개발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백신 개발이 성공하고 임상시험이 빠르게 진행하더라도 필요한 시기에 나오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 개발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이미 완성된 기술과 생산 공장이 있어서 백신 생산이 빨리 이루어질 수 있었다. 국가, 국제 단위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수진 SK바이오사이언스 실장은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만약에 사스 백신을 만들었다고 하면 같은 코로나 계열의 다른 바이러스 변종이 왔을 때 만들어진 개발 플랫폼을 사용할 수가 있었겠죠. 기존에 만들어진 플랫폼이 있거나 공장의 세팅된 것들이 있으면 시간을 단축할 수가 있어요."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뉴스토리> 프로그램의 한 장면 ⓒ SBS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백신이나 치료법이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도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60~70%의 인구가 감염될 것이라고 말합니다."란 대국민 메시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정부가 모든 해결책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도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낙관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사실 그대로를 말한 것이다.

현재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개발의 시간을 벌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우리의 가장 큰 무기가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관심과 배려, 감염을 감수하고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을 향한 응원과 지원, 다 같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겠다는 연대와 믿음임을 잊어선 안 된다.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