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아트나인 영화관을 찾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

지난 2월 아트나인 영화관을 찾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 ⓒ 문체부


코로나19로 생존 위기에 몰린 영화계가 정부에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련 대책을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계는 어느 수준의 지원대책이 나올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은 25일 영화산업의 위기감을 호소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한국영화감독협회도 긴급성명서를 발표해 정부의 즉각적인 재난 지원 실행을 요구했다. 
 
영화단체와 상영관들이 모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현재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이나 IPTV 등의 부가판권보다는 극장 수익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영화 구조에서, 코로나19 이후로 전국의 일일 극장 관객이 2만대로 떨어지면서 영화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극장 망하면 영발기금이 무슨 의미
 
국내 영화 관객 수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3월 중순 3만 안팎까지 떨어졌던 관객 수는 지난 23일과 24일 2만 5천까지 떨어지며 하락을 멈추지 않고 있다.
 
수익을 주로 내야 하는 극장에서 1회 상영에 5명 미만의 관객이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1~2명이 영화를 보는 경우도 많아 영화산업 전체가 휘청이고 있는 것이다. 한 달 수익으로 겨우 한 달을 버티는 독립예술영화관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하루 상영 횟수는 줄었지만, 고정적인 관리운영비가 들어가는 극장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손해를 줄이는 게 최선이다. 투자·제작·배급사들도 이익은커녕 버텨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개봉 예정이었던 <사냥의 기억> 배급사가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에 판매하면서 해외 판매를 맡아 온 업체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도 그만큼 생존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관련기사 : "코로나가 별일을..." '사냥의 시간' 분쟁 조짐에 업계 당혹 http://omn.kr/1mzqr).
 
앞서 문화체육관광부(아래 문체부) 박양우 장관은 지난달 26일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 영화관을 방문해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피해 영화관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관객 수 급감으로 인한 영화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영화관이 매월 납부해야 하는 영화발전기금 부과금의 체납 가산금을 면제해 올해 연말까지 별도의 체납 가산금 없이 기금 부과금의 납부를 유예하고, 또한 감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확진자 방문 등으로 피해를 입은 영화관을 대상으로 전문 방역 비용과 손소독제 등 감염 예방용품도 지원 확대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당장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영화계는 지원 대책 자체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영관과 제작사들은 당장 운영비 확보조차 어려운 상태에서 영발기금 면제가 아닌 징수 유예가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입장이다.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는 "국가에게 뭘 달라는 게 아니고 국가가 가져가던 걸 잠시만 중단해달라는 거다"라며 "극장이 망하는데 영화발전기금이 무슨 의미가 있냐"라고 지적했다.
 
영화단체와 상영관들은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영화산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선정 ▲영화산업 피해 지원을 위한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 시행 ▲정부의 지원 예산을 편성 및 영화발전기금 또한 지원 비용으로 긴급 투입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지난 2월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을 찾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

지난 2월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을 찾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 ⓒ 문체부

 
특별고용지원문제는 어렵지 않을 것
 
이에 대해 문체부 측은 필요한 대책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곧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영진위와 지원 방향에 대한 이야기는 정리가 됐다"라며 "영화단체들이 요구한 특별고용 지원 문제는 고용노동부의 대책도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는 25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이 고용 유지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시적(4월~6월)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수준을 최대 90%까지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고용유지지원금 예산을 50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고, 고용보험법 시행령을 4월 중 개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책은 그간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와 지원수준 상향 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휴업수당의 25% 자부담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밝힌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의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내놓은 조치로, 중소기업 등 우선지원대상기업의 경우 특별고용 지원업종과 동일한 비율(90%)까지 지원수준이 올라가게 된다. 즉, 우선지원대상기업의 사업주는 고용유지를 위한 휴업·휴직수당 부담분이 현재 25%에서 10%까지 낮아지게 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또한 "영화계가 즉각적인 실행을 요구하고 있지만 절차가 필요하고, 회복기에 적용돼야 할 사안도 있어서 여려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화발전기금 문제에 대해서는 "문체부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 "구체적인 사안은 빠른 시간 안에 발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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