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녀들> 포스터

<사라진 소녀들> 포스터 ⓒ Archer Gray

 
영화 <사라진 소녀들>은 스릴러 장르보다 경찰의 부실수사에 초점을 맞춘다. 로버트 콜커의 논픽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딸 섀넌이 실종되면서 시작된다. 섀넌의 엄마 마리는 공사현장에서 일하는데 섀넌의 실종에 대해 경찰에게 몇 번이나 연락을 하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한결 같다. 단순한 가출일 것이라며 걱정하지마라는 소리.
 
결국 어머니는 두 딸과 함께 직접 섀넌을 찾고자 한다. 그녀의 남자친구를 통해 섀넌이 이동했다는 점과 갑작스럽게 차에서 내려 뛰어갔다는 점, 마지막으로 전화를 한 번호가 911(우리나라의 119)이라는 걸 알게 된다. 여기에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실종된 소녀들의 시체를 발견하며 연쇄실종사건의 단서를 잡게 된다. 마리는 자신의 딸 역시 이 사건에 연루된 것일 수도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촉구한다.
 
하지만 경찰은 물론 미디어도 이 사건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심지어 마을 사람들은 난색을 표한다. 그 이유는 실종된 소녀들이 성 노동자(넷플릭스에 표기된 자막에 근거)이기 때문이다. 섀넌의 남자친구를 찾아간 마리는 그의 입에서 섀넌이 성 노동자라는 말을 듣는다. 남자친구는 섀넌의 동생들에게 언니가 무슨 돈이 있어서 선물을 줬겠느냐며 비꼬듯이 말한다. 마리가 그날 향한 장소도 성매매를 위한 장소였다는 점에서 동생들은 충격을 받는다.
 
 <사라진 소녀들> 스틸컷

<사라진 소녀들> 스틸컷 ⓒ Archer Gray

 
하지만 마리는 그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공장에서 거친 일을 하며 자신보다 젊은 여성들이 성을 팔며 더 많은 일감을 받는 걸 경험하고 있는 마리이기에 섀넌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오직 그 길 뿐이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 때문에 경찰이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도 말이다.
 
수사반장 리차드는 섀넌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사유지에 무단으로 침입한 마리를 설득해서 내보내던 중 수사를 탓하는 마리를 오히려 협박한다. 마리는 딸의 신고를 받고도 1시간이나 지나서 출동한 경찰의 태도를 나무란다. 이에 리차드는 마리가 섀넌을 위탁가정에 맡겼다며 책임감 없이 살아왔으면서 이제 와서 엄마 행세를 하려 한다며 모함한다. 그는 딸을 찾아달라는 마리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사건을 두 가지 측면에서 다룬다. 첫 번째는 경찰의 대응이다. 리차드는 마리에게 취하는 태도와 달리 그날 섀넌을 만난 마을 유지인 피터 해커에게는 유한 태도를 보인다. 리차드의 의심에 피터가 강하게 반응하자 리차드는 꼬리를 내린다. 피터에게는 당일 CCTV를 삭제한 혐의가 있음에도 경찰은 그가 지역의 유지라는 이유로 수사선상에서 제외시킨다.
 
두 번째는 여성 사이의 연대다. 피해 여성들이 모두 성 노동자라는 점에서 미디어는 관심을 두지 않고 마을 주민들은 수사 자체를 싫어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들은 딸이 또는 가족이 성 노동자라는 사실에 혼란을 겪는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하는가 하면 이런 가혹한 현실이 힘들게 다가와 다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이런 고민은 섀넌의 동생 셰리에게도 다가온다. 언니가 성 노동자였다는 사실이 어두운 그림자이자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건이 커지면 커질수록 따가운 시선은 그 가족에게도 향한다. 그 견디기 힘든 시선을 셰리는 마리와 함께 이겨내고자 한다. 피해자 유족들은 하나로 뭉치고 진상규명을 위해 경찰을 규탄한다. 그녀들에게는 소중한 가족을 위한 최소한의 가치인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사라진 소녀들>은 장르적인 재미보다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강하게 보여준다. 부러진 민중의 지팡이가 되어버린 경찰의 모습을 조명하며 모든 민중은 동등한 가치와 권리를 지니고 있음을 말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원작이라는 점에서 실제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느꼈을 감정과 생각을 중점에 두며 영화가 끝난 후 깊은 생각에 빠질 수 있는 여운을 선사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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