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하여 세계의 모든 프로 스포츠들이 중단되고 있으며 재개 시점도 불투명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단 메이저리그 사무국 지침에 의하면 선수단은 스프링 캠프장 잔류, 연고지 복귀를 선택할 수 있다. 미국이 아닌 다른 국적의 선수들은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일시적 귀가도 허용된다. 다만 캠프장에 잔류하더라도 단체 훈련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사무국이 사실상 캠프의 해산을 지시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캠프장과 홈 경기장 등은 선수들에게 한정하여 개방되어 있지만 훈련을 도와줄 수 있는 동료와 시간을 맞출 수도 없다.

더 밀릴 수도 있는 개막 시점... 시즌 단축 불가피

메이저리그는 지난 17일(이하 한국 시각) 질병통제센터(CDC)의 권고에 따라 2020 정규 시즌의 개막을 더 늦출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2주 연기로 내다보고 있었지만, 5월 중순까지 연기될 수도 있다. 

미국 정부는 향후 8주 동안 50명 이상이 모이는 모든 집회를 연방 차원에서 중단하기로 한 상태다. 당연히 선수단 단위의 집단 훈련을 할 수 없으니, 시범경기가 중단된 시점에서 팀 미팅을 한 것을 마지막으로 스프링 캠프는 해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의 커미셔너인 롭 만프레드는 일단 30구단에 각 지침을 하달했고, 공중 보건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시즌 일정을 조정할 예정이다. 선수들이 시즌을 위해 몸을 만들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즌이 시작하기 몇 주 전에는 새로운 일정이 전달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가 시즌을 단축하게 된다면 선수 노조가 파업을 시작했던 1994년 후반기(포스트 시즌 취소)와 그 여파로 개막이 늦어진 1995년 이후 25년 만의 일이 된다. 시즌 단축이 아니더라도 시즌 도중 일정을 변경했던 마지막 사례는 2001년이다. 당시 9.11 테러로 인해 시즌이 갑자기 중단됐고 남은 경기 일정이 미뤄졌다.

만일 2주 연기에서 상황이 마무리되었다면 2001년처럼 포스트 시즌이 늦어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5월 쯤으로 연기된다면 1995년처럼 팀당 144경기로 단축될 가능성도 있으며, 그보다 더 늦어진다면 팀당 113~114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시즌이 중단된 1994년과 비슷한 길이의 정규 시즌 일정으로 변경될 수도 있다.

캠프장에 남은 김광현, 꾸준히 개인 훈련 매진
 
마운드 올라가는 김광현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범경기. 세인트루이스 선발로 나선 김광현이 마운드로 향하고 있다.

▲ 마운드 올라가는 김광현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범경기. 세인트루이스 선발로 나선 김광현이 마운드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스프링 캠프를 치르고 있는 한국인 선수는 총 4명(김광현, 류현진, 최지만, 추신수)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캠프를 치르던 박효준(뉴욕 양키스 산하), 배지환(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산하) 등 다른 한국인 선수들도 캠프가 중단된 상태다.

일단 메이저리그의 각 구단은 훈련 방식을 선수들 개인의 자유에 맡겼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자신의 근황을 SNS에 공개하고 귀가를 선택한 선수들도 있다. 트레버 바우어(신시내티 레즈)는 캠프장 인근에 남은 일부 선수들과 구호 기금을 모으기 위해 동네 야구를 하는 모습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올해가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었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캠프장이 있는 플로리다 주 주피터에 남았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준비하는 김광현에게 있어서 일시 귀국은 애초에 선택지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을 위해 구단도 많은 배려를 하고 있다. 프런트에서도 항시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통역이 김광현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구단의 배려 덕분에 김광현은 매일 카디널스의 캠프장 훈련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 훈련 시설을 언제까지 이용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지금은 시설이 개방되어 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 시설이 폐쇄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김광현이 스프링 캠프를 위해 임대한 주피터의 집은 3월까지 머무를 수 있어서 3월까지는 이곳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다만 4월부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광현은 카디널스의 연고지인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도 시즌을 위해 집을 구해 놓은 상태다. 주피터에 남을지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하여 훈련할지는 현재 임대한 집의 계약이 끝나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선수들이 다시 소집될 때의 일이다. 일단 카디널스 측에서는 개막 시점이 정해지면 개막 2주 전에 선수들을 주피터로 다시 소집하여 컨디션을 점검한 뒤 세인트루이스로 넘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계획도 개막이 더 미뤄지면 장담할 수 없다.

김광현에게 다소 아쉬운 일이 있다면, 개막이 늦춰지면서 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늦춰졌던 선발투수 마일스 마이콜라스가 개막에 맞춰 복귀할 수도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마이콜라스의 부상으로 인해 김광현(좌)과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우)가 모두 선발 로테이션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였지만, 개막이 늦어지면서 다시 경쟁 구도가 바뀌게 됐다.

새 경기장 기다리는 추신수, 일단 팀 전원 애리조나 잔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에게 올 시즌은 여러 가지로 중요한 해다. 일단 2020년은 레인저스의 새로운 홈 경기장인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시즌이다. 또한 올 시즌이 끝나면 레인저스와의 7년 계약이 만료되어 다시 한 번 FA 시장에 나서야 한다.

그 동안 텍사스 주의 더운 기후로 인해 여름에 낮 경기를 치르기도 힘들었고 투수들에게 상당히 불리한 글로브 라이프 파크를 쓰고 있었다. 박찬호(은퇴)도 글로브 라이프 파크를 홈으로 사용할 때 상당히 고전했던 그 경기장을 드디어 떠나 지붕 개폐형 돔 구장으로 옮기게 됐다.

시범경기가 중단되자 추신수를 포함한 레인저스의 선수들은 모두 투표를 실시했다. 그리고 선수단은 모두 캠프장 잔류를 선택했다. 일단 애리조나 주 서프라이즈에 있는 캠프장에서 1주 동안 훈련을 진행한 뒤 텍사스 주 알링턴으로 이동한다.

레인저스 선수단이 1주일 동안 캠프장에 남는 이유는 경기장 때문이다. 올해부터 개장하는 글로브 라이프 필드는 당초 24일 카디널스와의 시범경기 일정에 맞춰 일반인들에게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시범경기가 취소됐다. 당초 개장을 앞두고 일부 시설 마무리 작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경기장을 쓸 수 없다.

정식 개장은 연기되었지만 그래도 선수들은 새로운 경기장을 쓸 수는 있다. 레인저스는 선수단이 모두 함께 남기로 했기 때문에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새로운 경기장을 위해 적응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외국인 입국 금지한 캐나다, 발 묶인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 연합뉴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다른 한국인 선수들과 상황이 조금 다르다. 소속 팀 블루제이스가 다른 29팀과는 다르게 연고지가 캐나다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이들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지만 캐나다는 상황이 다르다.

캐나다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17일부로 모든 외국인들의 입국을 막기로 했다. 다만 캐나다 시민권을 가진 자의 직계가족과 미국 국적을 가진 자 그리고 외교관 등에게 한해 입국의 문을 열어 놓았다.

미국이나 캐나다 국적을 지닌 선수들은 토론토로 갈 수 있지만,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류현진은 타격이 크다. 캐나다에서 취업 비자를 받은 이들에 대하여 캐나다 정부의 추가적인 조치가 없다면 현 시점에서 류현진은 홈 경기장이 있는 토론토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일시적으로 류현진이 고향 인천에 들어오는 방법도 마냥 좋은 방법이 될 수는 없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도 확산 국가로 출국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그나마 대한민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코로나19의 기세를 누르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출국을 금한 국가 범주에 들어가진 않지만 안심할 수 없다. 일단 류현진은 블루제이스의 캠프장인 플로리다 주 더니든 TB 볼파크에 남아 개인 훈련을 진행한다.

블루제이스 선수들 중 일부는 토론토로 돌아갔지만, 류현진과 비슷한 사연으로 플로리다 캠프장에 남은 선수들도 있다. 현재까지는 캠프장에서 시설 및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은 훈련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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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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