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루시아(왼쪽·195cm)-GS칼텍스 러츠(206cm)

흥국생명 루시아(왼쪽·195cm)-GS칼텍스 러츠(206cm) ⓒ 박진철 기자

  
여자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들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V리그 완주' 의지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 프로농구의 경우 최종 우승 팀을 가리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있음에도 2팀의 외국인 선수가 떠났다. 코로나19 사태, 자국으로 항공기 운항 중단, 입국 금지 조치 등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특히 '가족 걱정'이 귀국 결심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여자 여프로농구 하나은행의 마이샤(25)는 "코로나19로 아프더라도 한국보다 미국에서 아프고 싶다"며 지난 13일 한국을 떠났다. 이훈재 하나은행 감독은 13일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마이샤가 지금은 한국보다 미국의 확산세가 더 큰 것도 알고 있지만, 워낙 불안해했고, 무조건 못 가게 붙잡을 상황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2019-2020시즌 여자 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3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은 위치에 있다. 그런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의 이탈은 치명타다. 설사 리그가 재개된다고 해도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BNK 외국인 선수 단타스(28)도 지난 15일 팀을 떠나 고국인 브라질로 돌아갔다. BNK 유영주 감독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단타스도 한국이 안전한 건 알지만, 브라질에 있는 가족들을 걱정한 것 같다"며 "브라질이 한국처럼 의료적인 부분이나 코로나19 대처가 낫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만 한국에 있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BNK도 현재 5위지만, 3위 하나은행과 1승 차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있다. 더군다나 단타스는 올 시즌 리그 득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팀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BNK 입장에서 단타스의 이탈은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선수가 떠나고 싶다고 말하면, 보내줄 수밖에 없다. 이는 여자 프로배구도 마찬가지다. 여자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의 이탈이 여자 프로배구에도 이어질까 우려될 수밖에 없다.

여자배구 외국인 "V리그 재개되면, 끝까지 뛰고 가겠다"
 
 코로나19 영향 직전, 여자배구 '관중 폭발'... 평일임에도 '만원 초과' 관중인 4156명이 운집한 장충체육관 (2020.1.16)

코로나19 영향 직전, 여자배구 '관중 폭발'... 평일임에도 '만원 초과' 관중인 4156명이 운집한 장충체육관 (2020.1.16) ⓒ 박진철 기자

  
다행히 아직까지 이탈 조짐은 없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은 팀들의 외국인 선수들은 리그를 완주하겠다며 V리그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흥국생명 루시아(29세·195cm), GS칼텍스 러츠(26세·206cm)도 마찬가지다. 흥국생명과 GS칼텍스 구단 관계자는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외국인 선수가 끝까지 남아서 완주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GS칼텍스 관계자는 18일 "러츠의 경우 미국인이기 때문에 미국 입국에는 문제가 없다"며 "그럼에도 러츠는 리그가 재개되면 끝까지 뛰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심지어 KGC인삼공사 디우프(27세·204cm)는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임에도 일찌감치 "V리그가 재개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고, 남은 경기를 끝까지 뛰고 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많은 배구팬들로부터 찬사가 쏟아졌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지금은 한국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 미국, 유럽 등이 한국보다 코로나19 사태가 더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확진자 수도 연일 급증하고 있고, 검진과 치료 시스템도 한국보다 더 열악하다.

KOVO, 19일 V리그 재개 여부 결정

현재 중단된 V리그가 재개될지 여부는 19일 결정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9일 오후 3시 KOVO 회의실에서 남녀 프로 13개 구단의 단장들이 참여하는 이사회를 열고, V리그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V리그를 언제 재개하느냐가 핵심 관건이다. KOVO와 프로구단들은 국회의원 선거일 전인 4월 14일까지 챔피언결정까지 올 시즌 전체 일정을 끝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그 뒤에는 체육관 대관의 어려움, FA 선수 계약,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실시 등 많은 사유 때문에 물리적으로 V리그를 진행하기 어렵다.

때문에 오는 3월 23일 재개를 최선의 시나리오로 꼽았다. 그러나 정부가 17일 초중고 개학일을 또다시 4월 6일까지 연기하면서 3월 23일 재개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개학이 당초 예정대로 3월 23일 실시됐더라면, V리그 재개도 같은날 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개학이 또다시 연기되면서 V리그 재개 시점도 3월 28일 또는 4월 1일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월 1일이 재개의 마지노선이나 다름없다.

KOVO는 V리그 재개시 정규리그 잔여 경기는 모두 치르고, 포스트시즌 경기 일정을 당초 예정보다 단축하는 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재개된다고 해도 무관중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KOVO와 프로구단들이 '초중고 개학 여부'를 V리그 재개 결정의 기준점으로 여긴 이유가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수준일 때 V리그를 재개할 수 있느냐' 하는 판단을 KOVO나 프로구단들이 자체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크다. 정부와 의학적인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사회 전반적인 흐름과도 맞춰가야 하기 때문이다.

독단적으로 재개를 결정했다가 V리그 관련자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그 즉시 리그 중단은 물론 사회적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V리그 재개가 된다고 해도 불안감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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