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원 전북 현대 한교원이 시드니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 한교원 전북 현대 한교원이 시드니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4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리는 전북 현대가 가까스로 시드니FC와 비기며 승점 1점을 챙겼다.

전북은 4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주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드니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전북은 1무 1패(승점 1)에 그치며 16강 진출의 적신호가 켜졌다. 전북은 역대 호주 클럽을 상대로 2승 4무로 무패를 이어나갔다.
 
졸전 펼친 전북, 수적인 열세 속에 극적인 무승부
 
이날 전북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벨트비크가 서고, 2선은 이승기-김보경-한교원이 자리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은 쿠니모토-이수빈이 맡았으며, 포백은 김진수-최보경-홍정호-최철순이 포진했다. 골키퍼는 송범근이었다.
 
경기 초반 시드니에게 주도권을 내준 전북은 김보경과 쿠니모토를 앞세워 슈팅 기회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전반 3분 왼쪽에서 벨트비크가 올린 땅볼 크로스를 이승기가 흘리고 김보경이 아크 정면에서 왼발슛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 11분에는 한교원의 크로스에 이은 이승기의 헤더슛이 약했다.
 
전반 15분에는 전방 압박으로 공을 가로채며 벨트비크에게 기회가 찾아왔지만 오른발 슈팅은 골문 왼편으로 크게 벗어났다.
 
전북은 전반전 52%의 볼 점유율로 근소하게 앞섰을 뿐 경기력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포백과 3선 사이의 넓은 공간으로 인해 시드니 공격수들에게 몇 차례 슈팅 기회를 허용했다. 또, 전북의 공격 속도는 현저하게 느렸고, 공을 소유하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매우 정적이었다.
 
그나마 공격의 활로를 개척한 것은 오른쪽 측면에서 한교원의 직선적인 돌파, 김보경과 쿠니모토가 번뜩이는 개인기와 패스가 전부였다. 팀으로써의 조직적인 부분 전술과 시원스런 공격을 찾아볼 수 없었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전북은 후반 5분 만에 행운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았다. 오른쪽에서 김보경이 올린 코너킥을 홍정호가 머리로 돌려놨고, 공은 시드니 브라탄의 발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전북은 1골차를 오랫동안 지켜내지 못했다. 전북의 발목을 잡은 것은 수비 불안이었다. 후반 11분 홍정호가 공을 머리로 걷어내기 위해 점프했지만 클리어링에 실패하며 뒤로 흘렀다. 이 공을 잡은 부하지아는 최보경을 개인기로 따돌린 뒤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북 센터백 2명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전북의 조세 모라이스 감독은 후반 16분 이승기 대신 조규성을 투입하며 포메이션을 4-4-2로 전환했다. 조규성-벨트비크 투톱이 가동됐다.
 
문제는 골 결정력 부족이었다. 후반 19분 왼쪽에서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한교원이 논스톱 패스로 연결했다. 하지만 문전에서 조규성의 슈팅이 골문을 크게 넘어갔다. 후반 22분에도 왼쪽에서 쿠니모토의 크로스를 무인지경에 있던 한교원이 정확한 슈팅으로 마무리 짓지 못했다.
 
득점에 실패한 전북은 시드니의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 최보경이 슛을 방어하려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과 더불어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주심은 고의적이라는 이유로 최보경에게 레드 카드를 꺼냈다. 후반 32분 키커로 나선 르 폰드레가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열 명으로 싸운 전북은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모라이스 감독은 후반 33분 벨트비크 대신 이성윤, 후반 37분 쿠니모토 대신 무릴로를 교체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를 뒀다.
 
전북은 포기하지 않고 집념을 발휘한 끝에 후반 44분 동점골을 만들었다. 무릴로가 시도한 중거리슛이 골대 맞고 나왔는데, 이를 한교원이 차넣으며 골망을 갈랐다. 결국 전북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했다.
 
전북vs시드니 경기 장면 전북의 홍정호가 시드니 공격수와 헤더 경합을 하고 있다.

▲ 전북vs시드니 경기 장면 전북의 홍정호가 시드니 공격수와 헤더 경합을 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최강' 전북, 불안감 드리우는 ACL 우승 도전
 
모라이스 감독의 2년차를 맞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북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김보경, 쿠니모토, 이수빈, 조규성, 권경원 등을 영입했고, 새 외국인 선수는 벨트비크, 무릴로를 스쿼드에 추가시키며 살찌웠다.
 
한편으론 불안 요소도 있었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전문 2선 윙어, 포백 수비에 대한 약점을 완전히 지웠다고 보긴 어려웠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2경기 째 총체적 난국이었다. 1-2로 패한 ACL 요코하마와의 첫 경기에서 최악의 졸전을 선보였다. 요코하마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 내용이었다. 요코하마는 전북 수비를 완전히 유린하며 소나기 슈팅을 퍼부었다. 이 경기에서 손준호, 이용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퇴장을 당한 터라 한 골차 패배가 다행스러울 정도였다. 
 
퇴장 징계로 인해 2명이 이번 시드니 원정에 불참했고,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도 컨디션 저하로 원정 명단에서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전북의 K리그1 개막전이 연기됐다.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황에서 3주 만에 시드니전에 나선 것이다.
 
그렇다고 외부 요건만 탓하자니 팀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성과 경기력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한 경기였다. 모라이스 감독이 보여준 전북은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비 불안, 골 결정력 부족, 느린 경기 속도 등 전북의 문제점이 드러난 경기였다. 심지어 2경기 연속 퇴장으로 인해 스스로 자멸했다. 그나마 열 명인 상황에서도 패배할 뻔한 경기를 승점 1로 바꾼 것이 위안이었다.
 
전북은 K리그의 자존심이자 1강으로 손꼽힌다. 최근 리그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ACL에서는 2016시즌 이후 4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리고 있다. 이미 1패를 떠안은 전북으로선 H조 최약체인 시드니를 맞아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했다. 하지만 전북은 이번 조별리그 2경기서 1무 1패에 머물렀다.

ACL 레이스는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전북은 H조에서 요코하마, 시드니, 상하이 상강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속해있다. 아직 상대하지 않은 상하이 상강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실질적으로 전북이 무너지면 ACL에서 K리그 팀의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향후 전북이 반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주목된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2차전 (2020년 3월 4일, 시드니 주빌리 스타디움)
시드니FC 2-2 전북 현대

득점 : 50분 브라탄(자책골), 56분 부하지어, 77분 르 폰드레(PK), 89분 한교원
퇴장 : 75분 최보경
 
선수명단
전북 4-2-3-1 : 송범근/ 최철순, 최보경, 홍정호, 김진수/ 쿠니모토 (83'무릴로), 이수빈/ 한교원, 김보경, 이승기 (61'조규성)/ 벨트비크 (79'이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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