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올스타전

NBA 올스타전 ⓒ NBA

 
2020 NBA 올스타전은 엄청난 긴장감과 경기력을 뽐내며 팀 르브론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1쿼터에서 3쿼터까지는 여느 올스타전과 다를 것 없이 느슨한 수비와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하지만 새로운 룰과 함께 시작된 4쿼터는 달랐다. 4쿼터가 들어서자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고 심판 판정하나에 희비가 갈라는 슈퍼스타들을 보고 있으니 NBA 파이널 무대 7차전을 방불케 했다.
 
경기 내용 덕분에 결과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미국 현지 팬들은 물론 한국 팬들까지도 역대급 올스타전이라는 찬사를 쏟았다. 농구 전문가들 역시도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올스타전으로 평가하며 벌써부터 다음 올스타전 진행방식과 포맷에 대한 이야기를 입에 올릴 정도였다. 
 
NBA는 미국 4대 스포츠 중 하나로 최근 몇 년간 NFL(미식축구) 다음으로 인기 많은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경기당 평균 관중 수도 매년 증가하며 MLB의 인기를 앞질렀다. 하지만 NBA 올스타전 인기는 달랐다.

작년 올스타전은 최악의 시청률과 방송평가를 기록하며 NBA 인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 전역에서 680만 명이 시청했는데, 이는 2000년대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시청률이었으며 방송평가에서도 3.8점으로 제일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이번 올스타전은 엄청난 경기력과 함께 730만 명이 시청했고 특히 4쿼터에는 8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방송평가도 4.1점으로 상승했으며 이러한 결과로 내년 올스타전의 인기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올스타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NBA에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NFL과 MLB 등 다른 종목 올스타전 역시 지루하고 느슨한 경기력으로 정규시즌 보다 재미없다는 평가를 많이 받아왔다. 류현진이 선발투수로 등판한 작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의 경우 한국에서는 시청률이 급상승했지만 미국 현지에선 역대 최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스포츠 스타에게는 시즌 중 쉬어가는 유일한 시기이며 구단 입장에서도 슈퍼스타의 부상이 염려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느슨한 수비와 퍼포먼스 위주의 경기가 당연해져 왔다. 
 
하지만 스포츠 프로리그의 핵심과 존재 이유는 팬이다. 팬들이 원하는 올스타전은 퍼포먼스 위주의 경기가 아니라 수준 높은 경기력이 주는 긴장감이라는 것을 시청률이 증명해주었고, 이번 NBA 올스타전은 그런 팬들의 욕구를 확실히 채워줬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프로야구, 축구, 농구 등 종목별 올스타전이 다가오면 협회와 구단은 신선하고 새로운 이벤트를 고민해 왔다. 높은 관심을 이끌며 자리잡은 이벤트가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일회성에 그친 이벤트들도 많았다.
 
하지만 팬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진정한 승부'가 아닐까? 팬들은 각 팀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치열한 경쟁과 최선의 노력을 통해 나오는 수준 높은 경기를 원할 것이다. 팬들이 원하는 '진정한 승부'는 '경쟁'을 통해 만들어진다. 경쟁은 팬들로 하여금 쾌감과 환호, 희비, 감동 그리고 스토리까지 선사한다. 이것이 스포츠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경쟁'이라는 스포츠의 본질이 빠지고 화려함만 가득 찬 스포츠는 더 이상 팬들에게 환영 받지 못한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았던 이번 NBA 올스타전은 단순한 농구 경기가 아닌, 전세계 스포츠 팬들과 선수들, 관계자들에게 스포츠의 본질을 깨닫게 해주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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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10기 이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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