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아쿠아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영화 <기생충> 세트 모습
고양시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면서 촬영지 및 세트장이 있는 각 지자체와 봉준호 감독의 고향인 대구에서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영화계 인사들은 영화적 의미와 동떨어진 마케팅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화가 비추고자 했던 사회 모습을 간과한 채 이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비판이다.
먼저 <기생충>의 반지하 동네 세트장이 있는 고양시는 지난 12일 세트장을 복원해 관광 시설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스튜디오 세트 복원 등을 추진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스토리가 있는 문화·관광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화 속 반지하 집과 침수 장면은 고양 아쿠아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것으로, 대형 수조 안에 20동 40가구를 실제처럼 정교하게 만들어 진행한 결과물이다.
대구시는 자유한국당 총선 출마자들이 잇달아 봉준호 생가터 복원과 영화의 거리, 동상, <기생충> 조형물 설치, 봉준호 명예의 전당, 기념관, 공원 건립 등의 공약을 내걸고 있는 중이다.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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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기생충> 촬영장을 활용한 팸투어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서울시 관광정보 사이트를 통해 <기생충> 촬영에 활용된 장소들을 탐방코스로 홍보하고 있는 중이다. 촬영장소가 있는 서울의 구청들도 관광명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보인다.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얻을 경우 촬영지를 관광지로 활용하려는 모습은 일반적이다. 일례로 영화 <1987>에 나오는 '연희네 슈퍼'는 목포시가 촬영 장소를 그대로 보전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중이다.
블랙리스트 만든 자들이... "사과할 줄 알았는데"
<기생충>을 활용한 마케팅에 영화계 인사들이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는 것은 본질은 외면한 채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 때문이다. 지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로 봉 감독 및 영화계를 탄압했던 정치세력이 보이는 뻔뻔함도 불편함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