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의 한 장면.

영화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의 한 장면. ⓒ (주)영화사 진진

 
'기타의 신'이라 불린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에릭 클랩튼. 설사 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는 있을지라도, 그의 음악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그의 음악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TV방송에서, 라디오에서, 거리에서 많이 울려퍼졌다.

에릭 클랩튼에게 '기타의 신'이란 별명이 붙은 이유는 그의 출중한 실력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그가 숱한 고난과 역경을 겪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 영화 <에릭 클랩튼 : 기타의신>은 에릭의 출생부터 그가 걸어온 길을 담담하게 담은 작품이다. 

에릭의 인생은 마치 마블 히어로물에 등장하는 영웅서사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의 이야기가 그동안 영화화될 수 없었던 이유는 에릭 클랩튼 본인이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것을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수많은 다큐멘터리 전문 감독들의 제안에 그저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어느 날 마음을 바꾼다. 25년 지기 릴리 피니 자눅 감독과의 점심 식사 자리에서 에릭은 "나는 당신이 나를 담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든다면 기꺼이 승낙하겠다"고 말한 것. 
 
영화는 그의 출생,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어린시절, 화목한 가정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아가다 자신이 그동안 엄마로 알고 있던 사람은 사실 할머니였고 누나인 줄 알았던 사람은 엄마였다는 걸 알게 된다. 이를 알게된 에릭은 큰 상처를 받지만, 음악활동을 통해 이를 극복한다. 
 
어린시절 갑자기 찾아온 충격과 고통을 음악으로 극복한 그의 실력을 따라갈 이는 없었다. 에릭은 영국의 3대 기타리스트가 거쳤다는 슈퍼 밴드 '야드버즈'의 기타리스트로 이름을 떨친다. 심지어 이례적으로 리드 싱어보다 높은 인기를 얻으며 자신의 이름을 드높인다. 
 
그에게는 언제나 기타가 있었다 
 
 영화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의 한 장면.

영화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의 한 장면. 에릭 클랩튼의 젊은 시절 모습. ⓒ (주)영화사 진진


에릭은 1966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라고 칭송받는 '크림'을 조직했지만 지나친 투어 일정과 멤버들과의 마찰을 이유로 팀은 해체된다. 이후 에릭은 소울 메이트였던 지미 헨드릭스, 그리고 음악적 교류를 해왔던 두에인 올맨을 갑자기 잃은데다 사랑했던 패티 보이드도 자신을 떠나자 약물-알코올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약물과 알코올로 망가질 대로 망가진 그에게 하나의 희망이 생겼는데, 바로 아들 코너 클랩튼이다. 당시 밴드 그만두고 솔로로 활동하던 에릭 클랩튼은 이탈리아의 방송인 로리 델 산토와 사귀게 되었고 아이를 얻게 된다. 아이가 생긴 뒤 그는 약물과 알코올 중독에서 헤어 나오기로 결심했다. 결국 치료에 성공했고 그는 새 삶을 얻었다. 모든 것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해지만, 그의 아들 코너 클랩튼은 4세의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코너의 죽음에 슬퍼하던 에릭은 아들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작곡한 곡 'Tears In Heaven'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의 곡은 순식간에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 사랑을 받았다. 'Tears In Heaven'은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레코드상', '최우수 남자 팝 보컬상'을 휩쓸며 3관왕을 달성한다.
    
 영화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의 한 장면.

영화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의 한 장면. 기타를 연주하는 남자 그림. ⓒ (주)영화사 진진


영화는 거듭되는 불행을 기타로 극복한 그의 삶을 134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꼼꼼하게 그려 넣었다. 감독은 에릭 클랩튼에 대한 영상과 사진을 이용해 영화를 구성했는데, 사진이나 영상이 없는 에피소드에 대해선 에릭 클랩튼이 어린시절 그린 그림을 화면에 비춘 뒤 당시의 이야기를 전하는 식으로 에릭의 모든 것을 전해주려 애썼다.
   
하지만 여기에 따른 단점도 있다. 자료 사진과 에릭 클랩튼 주변인들의 목소리가 영화 초반부터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지는데, 이것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보통 다큐멘터리는 주인공의 삶을 설명하는 목소리와 함께 그 모습도 함께 나오는데 반해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에서는 오직 목소리와 그가 누구인지 설명하는 자막이 등장할 뿐이다.

한편 '롤링스톤스'의 믹 재거,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 지미 헨드릭스, 밥 딜런, 비비 킹을 그리워하고 있는 이들에겐 영화 관람을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영화에는 역사에 남을 수많은 뮤지션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에릭 클랩튼과 인연이 깊다는 것. 그들과 호흡을 맞춰온 에릭 클랩튼의 솔직담백한 시선도 영화에 담겨있다. 또 에릭 클랩튼을 둘러싼 수많은 논란들과 주변의 다양한 시선들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영화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별 점 : ★★★(3/5)
한 줄 평 : 그가 기타의 신이라고 불렸던 이유를 설명하는 음악 역사 교과서

 
영화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 관련 정보
제목 :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
원제 : Eric Clapton: Life in 12 Bars
감독 : 릴리 피니 자눅
주연 : 에릭 클랩튼
장르 : 다큐멘터리
상영시간 : 134분
수입/배급 : ㈜영화사 진진
개봉일 : 2020년 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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