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포스터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포스터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역사가 짧은 미국에서 <스타워즈> 시리즈는 신화와 같은 위상을 지닌다. 성경과 셰익스피어, 서부극과 SF 등 수많은 장르적 요소를 차용해, '스페이스 오페라'의 상징이 되었으며,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문화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영화 평론가 로저 이버트는 "<스타워즈>는 영화 산업의 초점을 대규모 특수효과 블록버스터로 이동시켰으며, 우리는 오늘날까지도 <스타워즈>의 영향 속에서 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8일, 국내 개봉한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2015년부터 시작된 <스타워즈> 시퀄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동시에 197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4-새로운 희망>으로부터 40년이 지나도록 이어져 온 '스카이워커 사가(아나킨 스카이워커로부터 루크 스카이워커, 그리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스카이워커 가문의 서사)'를 마무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1500억 원) 흥행 돌파를 앞두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13일 기준 38만1500여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시리즈물인데...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
 

'시퀄' 첫 작품이었던 J. J. 에이브람스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오리지널 시리즈 <새로운 희망>의 족적을 그대로 따라 갔다면, 라이언 존슨 감독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많은 관객들의 의표를 찌르는 설정을 등장시켰다. 특히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의 캐릭터성이 크게 변했고, '어떤 존재든 포스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수많은 비밀을 품고 있는 것 같았던 악역 '스노크(앤디 서키스)'는 허무하게 퇴장하고 말았다.

당시 전문가들은 '스카이워커 가문으로 상징되는 클리셰를 깼다'는 호평을 내놓았지만 반면 관객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못했다. <라스트 제다이>는 13억 달러 가량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지만, 20억 달러를 돌파한 <깨어난 포스>의 기록에는 한참 못 미쳤다. 논란 끝에 라이언 존슨 감독이 하차하고, '깨어난 포스'의 J.J 에이브람스가 복귀했다. 에이브람스는 전작 <라스트 제다이>를 부정하고자 힘썼다. 특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후반부에서 밝혀지는 주인공 레이(데이지 리들리)의 정체는 <라스트 제다이>의 주제 의식과 정면 대치되는 수준이다.
 
극의 전개 역시 부자연스럽다. 중요한 설정이 짧은 대사만으로 설명되는 장면이 남발된다. 특히 다스 베이더가 목숨을 바쳐 제거했던 '시스 군주' 쉬브 팰퍼틴(이언 맥디미어드)의 부활이 그렇다. 쉬브 팰퍼틴이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던 악역이라는 것은 자명하나, 극의 진행을 위한 깜짝 도구로써만 활용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작품이 전작과 유기성을 가지고 이어지지 못 하면서, 이야기의 설득력은 상실된다. 전작에서 강조되었던 핀(존 보예가)와 로즈(켈리 마리 트란) 간의 관계에 대한 묘사는 완전히 증발되었다.
 
추억만 빛났다.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재미있게 볼 수 있다면, 이 작품이 전작들이 남긴 화려한 '레거시(Legacy)'에 열심히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에 작고한 캐리 피셔는 이 영화를 통해 마지막으로 '레아 오르가나'를 연기한다. 루크 스카이워커 역시 '포스의 영'으로 재등장해 레이에게 영향을 끼치며, 오리지널 시리즈의 든든한 조력 랜도 칼리시안(빌리 디 윌리엄스)의 복귀 역시 감동적이다. 시각적인 볼거리 역시 충분하다.

주인공 레이와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가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맞부딪히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액션 신이다. 최후의 함대 전투신은 <어벤져스: 엔드 게임>을 연상케 하는 규모를 자랑했다.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 역시 큰 수확이다. 그의 연기는 빛과 어둠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 하는 캐릭터 카일로 렌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훌륭한 팬 서비스와 오마주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과거의 영웅, 과거의 악당이 돌아왔고, 서사의 구조도 과거 작품과 닮았다. 그러나 동시에 그 두 가지를 빼면 빛을 잃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은 42년 전, <새로운 희망>에 대한 최고의 헌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J. J. 에이브람스가 안정적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긴 했으나, 여러 번 방향이 바뀌었던 서사는 부자연스러운 뒷맛을 남겼다. 케빈 파이기가 있는 마블 스튜디오와 달리, 시퀄 시리즈의 중심을 잡아 줄 존재가 없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존 윌리엄스의 웅장한 음악이 유독 아쉽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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