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 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이 난적 이란을 2-1로 물리치고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8강에 진출했다.

▲ 한국 올림픽 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이 난적 이란을 2-1로 물리치고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8강에 진출했다. ⓒ 대한축구협회

 
김학범 감독의 파격적인 변화가 주효했다. 한국 U-23 축구대표팀이 껄끄러운 상대 이란을 제압하고, 도쿄올림픽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7시 15분(한국시간) 태국 송클라의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2전 전승을 기록하며 C조 1위를 지켜낸 한국은 남은 3차전 결과에 관계없이 8강행을 확정지었다. 이란은 1무 1패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3선 원두재-맹성웅, 적절한 역할 분담으로 분위기 반전

김학범 감독은 중국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 7명을 바꿨다. 1차전에 선발로 뛴 송범근, 이상민, 김진야, 맹성웅은 2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포메이션은 4-2-3-1이다. 원톱으로 조규성, 2선은 정우영-정승원-이동준이 출격했다. 3선은 맹성웅-원두재로 구성됐고, 포백은 김진야-이상민-정태욱-이유현으로 짜여졌다.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이란은 우즈베키스탄전과 1명만 다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4-4-2 포메이션에서 가예디-셰카리가 투톱에 포진했다. 미드필드는 모헤비-데흐가니-메흐디카니-알랴하르, 포백은 카림자데흐–오미드–아가시-나자리안, 골키퍼 장갑은 파라바시가 꼈다.

1차전에서 원톱으로 나선 알랴하르가 오른쪽 윙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투입돼 윙어로 활약한 가예디가 이번 한국전에서 최전방에 배치된 것이 눈에 띄는 변화였다.

초반 분위기는 이란이 주도했다. 전반 7분 알랴하르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뒤 전반 12분 스로인 이후 세컨드볼 상황에서 데흐가니가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렸지만 한국 수비 맞고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이에 한국은 전반 14분 맹성웅의 중거리 슈팅으로 응수했다.

한국은 전반 15분까지 슈팅수에서 2대4로 열세를 보일만큼 경기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원톱 조규성으로 향하는 패스가 거의 공급되지 않았다. 모든 선수들이 여유 있는 상황에서도 급하게 공을 처리하는 모습이 잦았다. 또, 3선과 2선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공을 소유하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점유율마저 이란에게 내줬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와 맹성웅의 역할 분담이 잘 이뤄지면서 경기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원두재가 포백 위에서 저지선을 구축하며 이란 공격을 틀어막는데 치중하고, 파트너 맹성웅이 좀 더 전진하며 2선 공격진과의 간격을 좁혔다. 

이러한 변화가 결실을 맺은 것은 전반 22분이었다. 맹성웅이 오픈된 공간에서 전진 드리블에 이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골키퍼 손에 막히고 흘러나온 공을 빠르게 쇄도하던 이동준이 마무리했다. 이동준은 중국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이란의 하미드 에스텔리 감독은 대대적인 포지션 이동을 감행했다. 왼쪽 윙어 모헤비를 최전방 공격수로 올리고, 오른쪽 측면에서 뛰던 알랴하르를 왼쪽 윙어로 이동시켰다. 투톱은 모헤비-가예디, 중원은 알랴하르-데흐가니-셰카리-메흐디카니로 구성했다. 

하지만 한국은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점수차를 벌렸다. 전반 35분 맹성웅의 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빨랫줄 같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조규성 원톱 조규성이 이란전에서 전반 35분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팀의 두번깨 골을 터뜨렸다.

▲ 조규성 원톱 조규성이 이란전에서 전반 35분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팀의 두번깨 골을 터뜨렸다. ⓒ 대한축구협회


이란의 파상공세 버텨낸 한국

한국은 2-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38분에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정승원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에스텔리 감독은 전반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반 42분 모헤비를 빼고 쇼자에이를 투입했다. 

한국은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전반전에 57%의 볼 점유율, 슈팅수 8대5, 득점에서도 두 골차로 앞선 채 마감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이란의 공세가 매섭게 전개됐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수비 집중력 저하로 어이없게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9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문전에서 셰카리가 프리 헤더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파 포스트 지점에서 한국 수비수들의 어설픈 위치 선정이 실점의 원인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16분 빠르게 교체 카드를 소진하며 분위기 반전을 모색했다. 수비가 아닌 공격진을 재정비했다. 2선의 정승원, 정우영 대신 김진규, 김대원이 투입됐다.

이후 한국은 몇 차례 기회를 창출했다. 후반 16분 세트피스에서 원두재의 헤더슛이 골키퍼 품에 안겼다. 후반 21분에는 김진규가 감각적인 패스를 넣어줬고, 이동준이 중앙으로 접으면서 시도한 왼발슛이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중반을 넘어서며 경기 흐름은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체력 저하 탓에 양 팀 모두 활동량과 압박의 강도가 눈에 띄게 급감했다. 이란은 거친 플레이로 많은 경고를 수집했고, 공격시 단순하게 롱패스로 풀어나갔다.

이란은 후반 31분 가예디를 빼고 살마니, 36분 셰카리 대신 호세인자데흐를 투입하며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후반 37분 호세인자데흐의 중거리 슈팅은 송범근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후반 추가시간에도 쇼자에이의 왼발슛을 선방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김학범 감독은 마지막까지 치밀함을 보였다. 이동준 대신 장신 공격수 오세훈을 투입해 세트 피스 수비에 가담시켰다. 결국 한국은 이란의 추격을 뿌리치고, 한 골차를 지켜내며 승점 3을 획득했다.

'특급 스타 부재'…김학범 감독, 스쿼드 이원화 정책으로 8강행

김학범 감독은 지난 1차전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전에는 선발 변화의 폭이 클 것"이라고 예고했다. 예상대로 무려 7명의 라인업을 바꿨다.

이토록 대대적인 변화에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 두터운 선수층을 꼽을 수 있다. 백승호, 이강인 등 유럽파들의 차출이 불발됨에 따라 현재 특출난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것이 이번 올림픽 대표팀의 가장 큰 장점이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해 10월 우즈베키스탄전, 11월 두바이컵에서 스쿼드 이원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이번 U-23 챔피언십은 3일 간격의 빽빽한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더블 스쿼드의 위력은 죽음의 조로 불리는 C조에서 조기 8강 진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이란전 승리는 1차전에서 결장한 원두재, 조규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김동현 대신 선발 출장한 원두재는 피지컬이 좋은 이란 미드필더와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중원에서 이란 공격의 길목을 적절하게 차단하며 중심을 잡아주자 파트너인 맹성웅이 공격에 마음껏 가담할 수 있었다.

2골 모두 맹성웅의 발에서 나왔다. 선제골은 중거리 슈팅이 시발점이 됐고, 조규성의 추가골은 맹성웅의 어시스트였다.

그리고 조규성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세훈과 치열한 원톱 주전 경쟁을 벌였다. 중국전에서 김학범 감독의 선택은 오세훈이었다. 하지만 오세훈이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이자 2차전 선발은 자연스럽게 조규성의 몫이었다. 조규성은 김학범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이란전 승리를 이끌었다.

2선 공격진의 미비한 지원 속에서도 많은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었고, 수비시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동료들의 체력을 덜어줬다.

2연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오는 15일 C조 마지막 조별리그 상대인 우즈베키스탄과전에서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게 됐다. 8강부터 진행되는 토너먼트에서 승리할 경우 도쿄행에 매우 가까워진다. 이번 도쿄올림픽 아시아 팀들에 배정된 티켓은 개최국 일본을 포함해 총 4장. 일본이 최소 4강에 오를 경우 4위팀까지 본선에 진출한다.

2020 AFC U-23 챔피언십 C조 2차전 (2020년 1월 12일, 태국 송클라 틴술라논 스타디움)
한국 2-1 이란
득점 : 22분 이동준, 35분 조규성(도움 : 맹성웅), 54분 셰카리

선수 명단
한국 4-2-3-1 : 송범근/ 이유현, 정태욱, 이상민, 김진야/ 원두재, 맹성웅/ 이동준 (93+'오세훈), 정승원 (61'김진규) , 정우영 (61'김대원)/ 조규성

이란 4-4-2 : 파라바시/ 나자리안, 아가시, 오미드, 카림자데흐/ 알랴하르, 메흐디카니, 데흐가니, 모헤비 (42'쇼자에이)/ 가예디 (76'살마니), 셰카리 (81'호세인자데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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