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두 교황> 포스터

영화 <두 교황> 포스터 ⓒ 넷플릭스

 
페르난두 메이렐레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두 교황>는 보는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한다. 교황 베네틱토 16세와 당시 추기경이었던 베르골리오(프란치스코 교황의 속명)와의 몇 차례 대화로 극을 끌어가는 간결한 이야기 구조에 비해서는 몰입감이 대단하다.
 
이게 가능한 것은 두 사람 모두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기 때문이다. 베르골리오(조너선 프라이스)는 추기경직에서 은퇴하기 위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찾아가지만, 베르골리오를 자신의 후임으로 생각하는 베네딕토 16세(앤서니 홉킨스)는 이를 만류한다.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자신이 맡은 자리를 내려놓으려는 이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설득하기 위해 자신이 교황을 맡을 수 없는 이유들을 털어놓는다. 두 사람이 과거 자신이 잘못한 점을 되돌아보는 설정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대화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한다. 
 
 영화 <두 교황> 속 장면

영화 <두 교황> 속 장면 ⓒ 넷플릭스

 
2005년엔 교황직을 두고 겨루던 두 사람이 7년 후인 2012년, 한 명은 교회 발전 방향에 회의를 느껴 추기경을 그만두기 위해 교황을 찾아 오고 교황은 바티칸 은행 비리, 교황청의 성추문 은폐로 시달리던 중이었다.
 
추기경을 그만두겠다는 종이에 사인을 해달라는 베르골리오에게 교황은 그냥 편하게 친구처럼 며칠만 같이 있자고 제안한다. 이후 교황과 베골리리오는 주님과 신앙, 그리고 가치관에 대해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교황은 베르골리오를 면밀히 살펴보려는 작정인 듯하다. 영화에서 교황은 베르골리오에게 두 개의 질문을 던지는 데 이는 모두 자신의 가치관이나 종교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는 답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우선, 교황은 주님의 부름이라는 이슈를 꺼낸다. 이에 베르골리오는 자신이 신부가 되기로 결심한 그 날을 회상하며 주님이 자신을 불러주신 것을 기억해낸다.
 
베르골리오는 신부가 될 생각은 있었으나 주님의 부름이 없어 그냥 접고,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할 생각이었다. 그날도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는 하러 가던 찰나 들른 성당에서 우연히 신부님에게 고해성사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신부님에게서 그날 주님으로부터 그곳을 찾아오는 신자에게 고해성사를 해주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당시 신부는 주님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베르골리오의 말에 '주님께서 자신을 인도하셔서 그와 이야기하게 하셨나 보다'라고 말해주었다.
 
다음으로 교황은 베르골리오에게 '당신이 지금 교황이라면 어떤 일을 할 것인가?'라 묻는다. 이에 베르골리오는 교황에게 "우선 혼자 식사를 하지 않겠다"며 혼자 밥을 먹는다는 교황의 습관을 살짝 꼬집으면서 말이다. 예수님은 항상 빵을 나누고 사람들을 먹이셨다는 논거를 대면서 말이다. 그리고 은행 문제를 해결할 거라며 규제 완화를 통해 가난한 자를 위해 기회를 열어주겠다고 한다.

교황과 베르골리오는 시스티나 성당 안쪽 작은 방에서 함께 치즈를 먹으며 좀더 심도 깊은 대화를 이어간다. 교황은 자신은 건강상의 문제로 지금 있는 자리에서 내려올 거라면서 베르골리오에게 대신 맡아달라고 한다.

이에 베르골리오는 자신이 교황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자신이 국민들을 체포, 구금, 살해가 자행되었던 1970년대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치하 당시 예수회를 지키고자 그들과 타협했다는 점을 고백한다. 그는 주님은 자신의 죄를 잊을 수 있지만 죄 지은 자신은 잊을 수 없다며 교황직을 맡을 수 없다고 한다. 
 
이에 교황은 자신의 이야기도 들어달라며 부끄러운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교황은 신부들의 성추행 스캔들이 터지자 그들의 다른 교구로 옮겼다. 이 스캔들이 세상에 알려지면 신도들이 믿음을 잃어버릴까 우려해서 한 행동이지만, 이 결정은 희생자 숫자를 9명으로 늘리는 데 영향을 끼쳤을 뿐이다. 교황은 그런 자신의 죄를 스스로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고백한다.
 
영화 <두 교황>은 두 사람의 실제 발언과 기고를 토대로 가상의 만남과 대화라는 간결한 플롯을 덧붙여 완성되었다. 그 결과 전통을 중시하던 보수주의자 베네딕토 16세가 어떻게 진보주의자인 현재 프란시스코 교황에게 권력을 넘겨주게 되었는지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두 교황>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지현 시민기자의 개인 SNS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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