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서 KBO 2년차 시즌을 맞게 된 알칸타라

두산에서 KBO 2년차 시즌을 맞게 된 알칸타라 ⓒ KT 위즈

 
두산 베어스는 2020시즌을 앞둔 시점에서 MVP 린드블럼과 지난해 다승왕 후랭코프를 동시에 떠나보냈다. 두 투수는 2년간 두산의 원투펀치로 맹활약하며 팀의 막강 선발진을 이끌었다. 새롭게 구성하는 외국인 투수 듀오가 이들의 활약에 못 미칠 경우, 최상위권을 기록하던 그간의 팀 성적을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산의 2020시즌 외국인 투수 영입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두산은 2020시즌을 맞이할 외국인 투수로 새롭게 KBO리그 무대를 경험하는 프렉센과 함께 2019시즌 kt에서 활약한 알칸타라를 선택했다.

올해 11승을 올린 알칸타라는 kt와 재계약에 성공한 쿠에바스와 함께 팀이 창단 이후 최고 성적을 내는데 큰 공을 세운 투수다. 특히 150km가 훌쩍 넘어가는 속 시원한 강속구는 알칸타라의 전매특허다.

그러나 알칸타라는 두산이 원했던 1순위 후보는 아니었다. 사실, 알칸타라와 두산의 접촉설은 몇 주 전부터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두산은 알칸타라 이외에도 여러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심 끝에 알칸타라의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알칸타라는 올해 kt에서 11승을 올렸고, 150km가 넘는 강속구는 매력적이지만, 세부 성적을 뜯어 보면 2% 아쉬움이 있는 투수다. 기록을 살펴보면 kt가 재계약을 포기하고 두산 역시 선뜻 계약을 망설인 이유를 어느정도는 찾을 수 있다.

※ 2019시즌 kt 위즈 주요 투수 세부 기록
 
 2019시즌 kt 위즈 주요 투수 세부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2019시즌 kt 위즈 주요 투수 세부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kt와 재계약에 성공한 쿠에바스와 비교해봐도 확실히 알칸타라는 조금 떨어지는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150km가 넘는 공을 뿌리면서도 삼진율이 13.8%밖에 안 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쿠에바스는 17.8%, 국내 투수인 배제성 역시도 16.1%를 기록했다. 알칸타라는 속구가 주무기지만 9이닝당 삼진 개수는 5.21개 밖에 되지 않는다.

또 장타 억제력이 썩 뛰어나지 않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알칸타라의 피장타율은 0.410이다. 쿠에바스의 경우는 0.357을 기록하며 알칸타라보다 나은 장타 억제 능력을 보였다. 알칸타라가 기록한 피장타율은 2019시즌 규정이닝을 소화한 27명 중 2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외국인 투수치고는 기대 이하의 기록이다.

알칸타라는 150km가 넘는 공을 쉽게 뿌리면서도 효과적으로 삼진을 잡아내지 못했으며, 장타 허용이 잦았다. 즉,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알칸타라가 11승을 기록함과 동시에 11패를 기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두산은 알칸타라 영입을 통해 올시즌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일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지만, 야구의 경우 상황에 따라 기록이 급변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알칸타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알칸타라는 높은 장타 허용과 낮은 삼진율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볼넷을 매우 적게 내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의 볼넷 허용율은 3.7%에 불과하다. 알칸타라는 9이닝당 1.41개의 볼넷만 허용했다.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한 경기에 1개 이상의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는 수비를 빠른 템포로 풀어나가고, 공격에서 상대를 몰아치는 두산의 경기 스타일과 잘 어울린다.

또한, 두산의 선발투수로는 삼진을 많이 잡더라도 승부를 피해가는 성향을 가진 투수보다 알칸타라처럼 삼진을 적게 잡더라도 일단 승부하는 성향을 가진 투수가 유리할 수 있다. 두산의 내·외야 모두 리그에서 가장 수비력이 좋은 편이다.

인플레이 타구를 아웃으로 만들어낼 확률이 높은 수비진과 함께한다면 알칸타라의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은 더 빛이 날 수 있다. 거기에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야구장이 알칸타라의 피장타 약점을 상쇄시킬 가능성도 아주 높다. 
 
 제2의 린드블럼이 기대되는 알칸타라

제2의 린드블럼이 기대되는 알칸타라 ⓒ kt 위즈


두산으로 이적한 후 골든글러브 2연패와 MVP 등극에 성공한 뒤 메이저리그 복귀까지 이룬 린드블럼은 롯데 시절보다 한 단계 더 진화된 모습을 보였다. 물론 구종 개발과 같은 본인의 노력도 있었고 공인구 교체의 영향도 있지만, 두산의 수비진과 넓은 잠실야구장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과연, 알칸타라도 린드블럼처럼 전 소속팀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린드블럼처럼 MVP 성적을 내는 것은 어려워도 ERA 3점대-시즌 15승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중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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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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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두산베어스 알칸타라 린드블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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