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오지환이 이변 없이 LG에 잔류했다.

LG트윈스 구단은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 유격수 오지환과 계약기간 4년 총액 40억 원(계약금 16억+연봉 24억)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8일 우완 송은범과 2년 10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한 LG는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였던 주전 유격수 오지환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제 LG의 남은 내부 FA는 좌완 셋업맨 진해수 뿐이다.

계약을 마친 오지환은 "계속 줄무늬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리고 항상 팀을 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09년 LG에 입단한 오지환은 11년 동안 1군에서 1207경기에 출전해 타율 .261 103홈런 530타점 648득점 188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2015년을 기점으로 불안하던 수비가 일취월장하면서 LG 내야의 기둥으로 활약하고 있다.

'성장통'으로 넘어가기엔 너무 많았던 오지환의 삼진 개수
 
 LG 트윈스 오지환

LG 트윈스 오지환 ⓒ 연합뉴스

 
90년대를 대표하던 걸출한 유격수 유지현(LG 수석코치)이 2002년을 끝으로 가파른 하향세를 보이면서 LG는 수 년 동안 유격수 고민에 시달렸다. 성남고 시절부터 '천재 유격수'로 불리던 박경수(kt 위즈)는 잦은 부상 속에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권병장' 권용관도 리그 정상급 유격수들과 비교하기엔 한계가 뚜렷했다. 따라서 2009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오지환에 대한 LG 구단과 팬들의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루키 시즌 1군에서 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오지환은 박종훈 감독(한화 이글스 단장)이 부임한 2010년부터 LG의 주전 유격수로 낙점됐다. 오지환은 주전 도약 첫 해 13홈런 61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137삼진 27실책으로 삼진왕과 실책왕이라는 불명예도 함께 얻었다. 하지만 많은 삼진과 실책은 오지환이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 여겼기에 LG에서는 이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오지환의 수비는 점점 향상됐지만 삼진은 점점 고질병으로 굳어지고 말았다. 오지환은 2012년에도 122개의 삼진을 당하며 1위에 올랐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세 자리 수 삼진을 기록했다. 한 시즌에 10개 내외의 홈런을 기록하는 유격수가 어지간한 거포가 부럽지 않은(?) 숫자의 삼진을 당한 것이다.

오지환을 향한 오랜 기다림은 2016년 드디어 결실을 맺는 듯 했다. 오지환은 2016 시즌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280 20홈런 78타점 73득점 17도루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최대 약점이었던 삼진을 97개로 줄인 것도 고무적이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유격수 중에서 시즌 20홈런을 넘긴 선수는 오지환이 역대 최초였다. 김재호(두산 베어스)의 '우승 프리미엄'이 없었다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오지환은 2016 시즌이 끝난 후 경찰 야구단 입단이 불발되고 두 번이나 입대를 미루면서 야구 팬들의 미움을 샀다. 게다가 이후 2년 동안의 성적이 2016년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되면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대체불가 유격수와 삼진왕 사이, 오지환의 향후 4년은?

오지환은 FA를 앞둔 올 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252 9홈런 53타점 63득점 27도루를 기록했다. 2014년(28개)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하기는 힘든 성적이었다. 특히 주전 도약 후 10년 동안 무려 8번이나 세 자리 수 삼진을 당하며 통산 1118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현역 선수 중 5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오지환은 만 29세의 나이에 이미 양준혁, 심정수, 마해영 같은 쟁쟁한 홈런타자들의 삼진 기록을 뛰어 넘었다.

하지만 오지환의 에이전트는 LG와 협상을 하면서 자신감에 차 있었다. 오지환은 지난 수 년 간 LG에서 '대체불가 선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지환은 최근 8년 동안 연평균 127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LG의 독보적인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고 이 때문에 LG는 오지환의 대체 요원을 키울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LG와 오지환은 20일 마지막 협상을 통해 4년 40억 원이라는 계약을 이끌어냈다. 2016 시즌이 끝나고 김재호가 두산과 체결한 4년 5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동갑내기 김상수(삼성)의 3년 18억 원을 2배 이상 뛰어 넘는 규모의 대형 계약이었다.

오지환은 야구 팬들 사이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대표적인 선수다. LG에서는 대체할 선수가 없는 핵심 중의 핵심 선수지만 삼진이 많고 타율이 낮은 선수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결코 적지 않다. 오지환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뒤집기 위해서는 성적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제 LG 내에서도 고액 연봉 선수가 된 오지환이 FA 계약기간 동안 더욱 성숙한 기량으로 진정한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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