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곡이 꽉 들어찬 두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한 크러쉬. 그는 이 앨범을 소개하며 "정말 저의 영혼을 갈아 넣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무려 5년 6개월 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이고, 3년 내내 만들었고, 애정과 공을 듬뿍 들인 만큼 그는 "사실 지금도 너무 긴장이 돼서 위가 다 꼬인다"며 무척이나 떨려했다. 

5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크러쉬의 두 번째 정규앨범 < From Midnight To Sunrise >의 발매 기념 인터뷰를 전한다. 

더블타이틀곡 'With You', 'Alone'
 
 크러쉬

크러쉬 ⓒ 피네이션

 
우선 앨범명이 왜 < From Midnight To Sunrise >인지 그는 얘기했다. "저는 예전부터 그래왔지만 새벽 1~2시쯤부터 새벽 5~6시까지는 항상 작업하는 시간"이라며 "저한테만 굉장히 온전하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고, 그 시간을 통해서 이 앨범에 수록된 곡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제목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은 'With You'와 'Alone'으로 더블 타이틀이다. 12곡 중 이 두 곡을 선정한 건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 때문. 크러쉬는 'Alone'을 언급하며 "제가 굉장히 힘들고 지치고 외롭고 슬프고 아플 때 위로받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이자 안식처는 역시 음악이었다는 근본적인 생각을 하면서 만든 곡"이라며 "저도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다. 제 음악이 사람들의 힘든 일을 직접 해결해줄 순 없지만 위로해줄 순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대가 무서웠던 시기... 힘들던 때였다

 
 크러쉬

크러쉬 ⓒ 피네이션

 
"제가 소모품처럼 느껴지던 시기가 있었다. 왜 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냥 무대에 서는 게 무서웠다. 2017년쯤에 그래서 좀 쉬었던 것 같다. 자주 일기를 쓰는 편인데, 일기에서 영감을 얻어서 'Alone'과 같은 노래를 만들었다. 지금은 많이 극복했고, 이겨낸 거 같다."

'Alone'의 창작동기에 관한 질문에 크러쉬는 자신의 힘들었던 시간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지금 자신 인생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몸과 마음 모두 좀 더 건강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게 쏟아지는 기대도 그를 힘들게 하진 않았을까. 대중성을 얼마나 고려해서 곡을 만드느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제 생각에는, 어떤 노림수가 확실한 채로 그걸 계속 고집한다면 뮤지션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것 같다"며 "제가 더 새로이 도전하고 싶은 음악들을, 전체적인 스토리 등을 저의 테이스트에 맞게 최적화를 시켜서 그걸 (듣는 이들에게도) 좋은 결과물로 만들어서 들려드리는 게 뮤지션의 숙명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기대하는 분들이 많아서 부담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나름대로 항상 겸손하려고 노력하고, 그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오래 음악하는 게 내 궁극적 목표
 
 크러쉬

크러쉬 ⓒ 피네이션

 
크러쉬가 생각하는 좋은 음악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그는 "솔직히 말해도 되느냐"며 운을 떼며 "들었을 때 좋은 음악이 좋은 음악인 것 같다"고 단순하게 답했다.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도 (머리를 쓰기 보다는) 귀를 많이 믿었다"며 "좋은 선율, 듣기 좋은 음악에 집중하려 했다"고 말했다. 

1992년생인 그는 20대의 후반을 살고 있다. 그런 크러쉬에게 자신의 20대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질문했다. 이 물음에 그는 특히나 답하기 힘들어 하며 "한 마디로 말하기에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이런 비유가 어떨까 싶다. 여행을 가기 위해서 탑승수속을 한 젊은이. 목적지가 아직 정해져 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서른이 되면 목적지가 정해질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내 인생이 지금 어디까지 왔나 하는 질문의 답을 아직 못 찾았다"며 "아직도 저는 음악적으로 여행하고 있고 방황하고 있다. 제 삶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저의 제일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하게 오래 음악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음악이나 인생의) 답을 찾았다고 하면 그건 아닌 것 같다. 저는 목숨이 닿는 데까지 좋은 음악을 건강하게 즐겁게 하는 게 최대의 목표다. 예전의 저는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오늘에 집중해서 살았는데, 이제는 미래를 보며 오래 음악이 하고 싶어졌다. 공황장애 등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가치관이 바뀐 것 같다." 

나의 소중한 두유
 
 크러쉬와 그의 반려견 두유

크러쉬와 그의 반려견 두유 ⓒ 두유 인스타그램 발췌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자아성찰의 흔적이 묻어나는 그에게 혼자 조용히 생각하거나 자아성찰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주로 하는지 질문했다. 이에 크러쉬는 고민의 시간 없이 자신의 반려견인 '두유'를 언급했다. "반려견과 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아무리 시간이 없고 바빠도 하루에 세 번 이상 산책을 한다"며 "산책하면서 생각 없이 걷다보니 제 자신도 환기가 많이 되고 거기서 영감을 되게 많이 얻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산책도 산책이지만, 그는 강아지로부터 가장 많은 영감과 에너지를 얻는다. 반려견 '두유'의 인스타그램이 있는데 현재 팔로워가 10만 8천명이 넘는다. 그에게 두유 인스타그램은 어떤 식으로 운영하고 있느냐 묻자 크러쉬는 진지하게 "제가 관리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 계정은 강아지가 직접 관리한다. 잠잠하고 무겁게 관리를 하고 있다"며 끝까지 진지하게 말하며 엉뚱한 매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그 친구가 공격적인 성격도 있는데, 저의 예민함을 가져간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다"며 "두유에게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