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vs브라질 한국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서 선전했지만 0-3으로 패했다.

▲ 한국vs브라질 한국이 브라질과의 평가전서 선전했지만 0-3으로 패했다. ⓒ 대한축구협회

 
비록 패했지만 새로운 중원 조합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주세종과 정우영은 세계적인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 선전을 펼치며 청신호를 밝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0시 30분(아래 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월 카타르와의 2019 AFC 아시안컵 8강전(0-1패) 이후 10개월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브라질과의 상대전적에서도 1승 5패로 열세를 이어갔다.

벤투 감독, 주세종-정우영 더블 볼란치 파격 기용 

이날 벤투 감독은 지난 15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예선 레바논전에 선발로 나왔던 황인범, 남태희, 이용, 김승규를 벤치에 머물게 했다. 

최전방 원톱은 황의조가 포진했고, 2선은 손흥민-이재성-황희찬이 보좌했다. 3선 수비형 미드필더는 주세종-정우영이 맡았다. 포백은 김진수-김영권-김민재-김문환이 나섰고,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브라질은 4-3-3을 들고 나왔다. 전방은 필리피 쿠티뉴-히샬리송-가브리엘 제주스, 중원은 루카스 파케타-파비뉴-아르투르 멜루로 구성됐다. 포백은 헤난 로지-마르퀴뉴스-에데르 밀리탕-다닐루, 골문은 알리송 베케르가 지켰다.

한국은 경기 초반 빠른 패스 플레이로 오른쪽 공간을 완벽하게 허물었고, 손흥민이 크로스했지만 황의조에 닿지 않았다. 브라질의 선제골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터졌다. 전반 9분 쿠티뉴가 주세종을 제치면서 공간을 만들었고, 쇄도하던 파케티는 왼쪽에서 로지가 올려준 크로스를 받아 헤더골로 성공시켰다. 

선제 득점에도 경기 흐름은 브라질로 기울지 않았다. 전반 초반 위협적이었던 브라질의 전방 압박은 시간이 흐를수록 느슨해졌다. 한국은 많은 활동량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중심에는 주세종과 정우영이 있었다. 정우영이 포백 진영까지 깊숙하게 내려와서 경기를 조립했다. 파트너 주세종도 정확한 좌우 횡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한국은 뒤로 물러서지 않은 채 평상시와 같은 점유율, 후방 빌드업에 치중했다. 전반만 놓고 보면 위협적인 슈팅 장면은 오히려 한국이 더 많았다.

전반 14분 손흥민이 중앙 공간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알리송 골키퍼 품에 안겼다. 20분에는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왼편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이 골문 오른편으로 벗어났다. 전반 27분 김민재의 예리한 전진 패스와 전반 28분 김문환의 얼리 크로스는 브라질 수비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끝까지 선전한 한국, 브라질에 아쉬운 무득점

그러나 한국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은 전반 36분이었다. 페널티 아크 중앙의 다소 왼편에서 쿠티뉴가 감아찬 프리킥은 절묘하게 감기면서 골망에 꽂혔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한국은 다시 반격에 나섰다. 전반 41분 정우영이 프리킥 벽 밑으로 절묘하게 시도한 슈팅은 알리송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은 0-2로 종료됐다.

후반들어 한국은 라인을 대폭 끌어올리며, 강한 전방 압박으로 브라질의 공을 빠르게 탈취했다. 빌드업 상황에서 주세종과 정우영은 빠른 판단과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정확도 높은 패스를 공급했다. 후반 1분과 7분 손흥민의 슈팅은 정확도가 떨어진 탓에 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폈다. 후반 9분과 10분 파케타가 연속으로 슈팅을 시도하며 한국 골문을 조준하더니 후반 15분 세 번째 골이 나왔다. 왼쪽에서 로지가 올려준 크로스가 한국 수비진을 모두 통과했고, 쇄도하던 다닐루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려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3-0으로 앞선 브라질은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후반 22분 히샬리송의 슈팅이 정확하지 못했고, 후반 25분에는 제주스가 김민재를 앞에 두고 왼쪽 방향으로 돌파에 이은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벤투 감독은 나상호, 권창훈을 투입하며 미드필드진에 변화를 꾀했다. 한국은 다시금 경기력을 회복했다. 중원에서의 압박이 살아났다. 후반 27분 김진수가 압박으로 공을 빼앗은 뒤 빨랫줄 같은 슈팅을 날렸으나 알리송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후반 30분에 나온 손흥민의 대포알 슈팅도 마찬가지였다. 야속하게도 후반 37분 권창훈의 중거리 슈팅마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끝내 브라질의 포문을 열지 못한 한국은 세 골 차 패배로 무릎을 꿇었다.

벤투 감독, 레바논전 실패 후 새로운 실험 가동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나치게 자신이 선호하는 전술과 특정 선수를 중용한다는 평가로 인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아무런 변화 없이 똑같은 것만 반복하지 않았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 이후 기존의 플랜 A(4-2-3-1) 대신 아시아 약체들의 밀집 수비를 파괴하기 위한 4-1-3-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꾀하며 지속적인 실험을 해왔다. 

지난 3월과 6월 A매치 4경기에서 3승 1무를 거두며,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정작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는 졸전의 연속이었다. 북한 평양 원정을 무승부로 마감한데 이어 지난 15일 열린 레바논전에서도 0-0으로 비겼다. 해당 경기에서 벤투 감독의 황태자로 통하는 황인범과 남태희는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사실상 벤투 감독의 패착이었다.

빌드업 상황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과 2선 황인범-남태희 사이의 간격이 크게 벌어지는 현상을 초래했다. 단조로운 빌드업과 중원을 거쳐가지 않으면서 좌우 측면으로 향하는 공격 루트는 답답함을 느끼게 했다. 당시 벤투 감독은 자신의 애제자 황인범을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남태희도 후반 18분에 불러들였다. 

이날 브라질전에서는 예상을 깨고 황인범과 남태희를 모두 선발에서 제외했다. 4-1-3-2 대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는데, 주세종과 정우영을 동시에 출전시켰다. 새로운 플랜 A를 만들려는 벤투 감독의 의도가 엿보였다.

세 골 차의 완패였지만 한국은 중원 싸움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주세종과 정우영은 과거 기성용을 연상하게 하는 경기 조율과 패싱력을 보여줬다. 한국은 무득점에도 불구하고 중원과 수비가 강한 브라질을 상대로 많은 슈팅을 생산했으며,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인 빌드업 축구를 상당 부분 실현한 것은 고무적이다.

물론 과제도 남았다. 전반에 많은 오버 페이스를 한 탓에 후반 들어 기동력이 급감했다. 빌드업 상황에서 몇 차례 실수를 연발했다. 당장을 바라보기보단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한다. 3년 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벤투호는 12월 10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홍콩, 중국, 일본과 3연전을 치른다.

축구 친선경기
장소 : 아랍 에미리트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스 스타디움
브라질 3 – 9'파케타(도움 : 로지) 35'쿠티뉴 60'다닐루(도움 : 로지)
한국 0

선수 명단
브라질 4-3-3: 알리송 - 다닐루, 밀리탕, 마르퀴뉴스, 로지 (88'에메르송) - 파비뉴 – 파케타 (84'피르미누), 아르투르 (80'D.루이스) - 제주스 (88'호드리구), 히샬리송, 쿠티뉴

한국 4-2-3-1 : 조현우 - 김문환, 김민재, 김영권, 김진수 – 주세종 (88'황인범), 정우영 – 황희찬 (65'나상호), 이재성 (75'권창훈), 손흥민 - 황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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