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저녁 서울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린 39회 옆평상 시상식

13일 저녁 서울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린 39회 옆평상 시상식ⓒ 성하훈

 
'한국영화 100년'을 맞은 2019년, 영화평론가들의 선택은 <기생충>과 <벌새>였다. <기생충>은 '올해 나온 영화 중 이보다 더 뛰어난 영화는 없다, 아카데미상 수상이 유력할 것'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벌새>는 '한국영화 100년의 선물'로 평가됐다.
 
<기생충> 봉준호 감독은 "꼭 받고 싶었던 상이었다"며 평론가들의 찬사에 감사함을 전했고, 앞서 국내외 영화제에서 26관왕을 달성한 <벌새>는 이날 수상으로 30관왕을 넘기게 됐다. 김보라 감독은 "마음을 다해서 만든 영화가 사람들에게 와닿는 것이 큰 기적같다"며 "한국영화 100주년의 뜻깊은 해에 상을 받게 돼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감독상 3번 수상, 감독 인생 성공적
 
13일 저녁 서울 서대문 KG빌딩 하모니홀에서 39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시상식이 열렸다. 영평상은 한 해를 결산하는 국내 영화상 중 가장 먼저 열리고, 평론가들의 투표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권위와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상 결과에 대한 잡음이 없다는 점은 영평상의 가치를 높이는 부분이다. 
 
올해도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예술영화 등 다양한 작품들이 수상자로 선정됐고, 수상자들은 평론가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수상작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기생충>은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촬영상을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벌새>는 신인감독상과 여우조연상, 신인여우상,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독립영화지원상 등 5관왕에 올랐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각본상과 남우조연상을, <스윙키즈>는 기술상(미술)과 음악상을 수상해 2관왕이 됐다. 
 
 39회 영평상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39회 영평상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성하훈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의 작품상과 감독상 수상은 당연한 결과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작품을 발표한 해의 10월이 되면 초조한 마음으로 영평상 발표가 났는지 기다릴 정도로 (영평상은) 탐나는 상"이라고 강조했다.
 
봉 감독은 "멋진 평도 해주셨는데, 칭찬받기 어려운 분들에게 받는 상"이라며 날카로운 비평을 주로하는 평론가들이 주는 상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감독 경력 20년 동안 7편의 영화를 찍었는데, 영평상에서 3번의 감독상을 받았으니 감독으로서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13년 <설국열차>로 감독상을 수상했고, 2017년에는 <옥자>로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을 받았다. 2009년에는 <마더>로 최우수작품상과 각본상을, 2003년에는 <살인의 추억>으로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송강호)의 주인이 됐다.
 
<기생충>으로 촬영상을 받은 홍경표 감독은 지난해 <버닝>으로 촬영상을 받아 2년 연속 촬영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시상자로 나선 민병록 평론가는 "고민을 했으나 워낙 뛰어난 작품이고 홍경표 감독의 영화 미학이 칸영화제 작품상 수상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며 2년 연속 수상자로 선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칭찬받고 싶었는데... 이 상이 응원이라 생각
 
<별새>는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영평상의 주인공이 됐다.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과 신인감독상을 받은 김보라 감독은 "<벌새>에게 계속 주어지는 상들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 봤다"면서 "영화를 사랑했지만 오랫동안 하지 못했고, 이 영화도 굉장히 오래 걸렸는데... 포기하지 말고 영화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당당하게 표현하라고 기회와 공간을 열어주시는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김 감독은 또한 "해외에서 한국영화 너무 좋은데 잘 만드는 비결이 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고 전한 후, "영화를 만드는 데 많은 분들의 영향을 받았다. 선배 영화인들에게 감사하다. 한국독립영화도 많이 사랑해 달라"라고 말했다.
 
 39회 영평상 배우상 수상자들

39회 영평상 배우상 수상자들ⓒ 성하훈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김새벽 배우는 "<벌새>라는 아름다운 영화의 매력적인 영지 캐릭터를 기꺼이 맡겨 주신 김보라 감독님께 감사하고, 현장에서 영지로 머물 수 있게 바라봐주고 마음을 내어준 박지후 배우한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김새벽 배우는 또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지 10년이 됐는데, 솔직히 칭찬받고 싶었으나 그게 안 되다 보니 뭔가를 증명해내야 할 것 같았고 그래야 다음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즐겁게 연기하지 못한 순간도 있었다"면서 "이 상이 응원이라 생각한다. 13만 관객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벌새>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박지후 배우는 "<벌새>를 만나고 은희를 연기한 모든 순간 순간들이 기적같고, 이런 상까지 받아서 기쁨이 크다"라며 "감독님과 배우, 스태프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성실하게 연기하겠다"라고 말했다.
 
영화평론가협회는 <벌새>에 대해 "점묘화의 그것처럼 각각의 지점에서 생생하게 찍힌 형형색색의 점들이 그 자체로 자생하는 가운데, 기어이 다채롭게 어울릴 때 발현되는 어떤 생생한 풍경에 대한 영화"라며 "이번 영평상은 신인의 것이라 믿기 힘든 이 진중한 제안에 대한 영화평론가들의 화답"이라고 극찬했다.
 
영평 10선, 저예산 독립영화에서 다큐멘터리까지
 
 엄앵란 배우의 공로상 수상을 축하하는 정진우 감독(우측)

엄앵란 배우의 공로상 수상을 축하하는 정진우 감독(우측)ⓒ 성하훈

 
<벌새>는 5.18 광주의 진실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김군>과 함께 독립영화지원상도 수상했다. <김군> 강상우 감독은 5.18 진상규명 특별법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언급하며 수상에 의미를 부여했다.
 
공로상은 엄앵란 배우가 받았다. 엄 배우는 "한국영화 100년에 이렇게 시상식에 설 수 있어 놀랍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그 시대 같이 있던 사람들이 이제 나 하나 밖에 없어 그래서 더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엄앵란 배우가 수상 소감을 말할 때 정진우 감독이 단상에 올라 꽃다발을 전달한 후 부축했는데, 엄앵란 배우는 정진우 감독을 "평생 친구"라고 소개했다.
 
한편 영화평론가협회는 <강변호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극한직업> <기생충> <김군> <미성년> <벌새> <생일> <엑시트> <완벽한 타인> 등을 평론가들이 선정한 10대 영화인 '영평 10선'으로 발표했다. 저예산영화와 독립다큐멘터리까지 아우르는 영화평론가들의 폭넓은 시각이 영평상의 차별성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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