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일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스텔라장은 토이의 '뜨거운 안녕'을 6개 국어로 부르며 화제를 불러왔다.

지난 9월 2일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스텔라장은 토이의 '뜨거운 안녕'을 6개 국어로 부르며 화제를 불러왔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캡쳐

 
가수 스텔라장(본명 장성은)은 다양한 언어로 자신을 소개한다. 2017년 3월 tvN 예능 <문제적 남자>에서의 그는 프랑스 그랑제콜 아그로 파리테크(AgroParisTech)를 졸업한 수재였다. 이듬해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6개 국어로 토이의 '뜨거운 안녕'을 부른 영상 역시 화제가 되며 '뇌섹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하지만 그는 고학력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에 머무르지 않았다. 2016년 노래와 랩을 오갔던 데뷔 EP < Colors >, 직장인들의 애환을 노래했던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등 다채로운 음악 세계를 선보였다. 팝 가수 에드 시런(Ed Sheeran)이 활용하여 유명해진 '1인 밴드' 루프 스테이션을 자유자재로 활용한 싱글 '욜로(YOLO)'도 인상적이다.

8일 6시 폴킴, 멜로망스 정동환과 함께 한 신곡 '보통날의 기적'을 발표한 스텔라장을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여러 가지를 하지만 애매하지 않은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다"며 싱글 발표와 함께 앞으로의 다양한 활동을 예고했다.

수식어를 뛰어넘다

- <문제적 남자> 출연 후 스텔라장을 수식하는 단어는 학구파였다. 음악보다 외적인 요소로 알려져 속상하지 않았나. 
"'저렇게 공부해서 왜 음악 하냐'는 댓글이 정말 많았다. 우선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했다. 그리고 그 이미지를 극복하고 음악으로 인정받는 것 또한 나의 몫이라고 여겼다. 또 하나 기억나는 댓글은 '어차피 음악으로 성공하긴 힘들 것 같음'이었다. 그 댓글을 캡처해뒀다. 출신 대학, 유학 경험 대신 당당히 음악으로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 

한때는 과거를 부정하려고도 해봤다. 지금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이것도 나를 구성하는 희소가치 아닌가. 내 자아의 굉장히 큰 부분을 구석으로 밀어 숨겨 둔 느낌이었다. 역으로 '왜 불어로 노래할 생각을 안 했지?'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어린 왕자>를 불어로 읽은 영상이 인기를 얻는 걸 보고 더 그런 마음을 굳히게 됐다." 
 
 스텔라장이 지난 10월 18일 본인의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한 영화 <라따뚜이> OST '라 페스탕(Le Festin)' 영상은 11월 10일 현재 약 102만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스텔라장이 지난 10월 18일 본인의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한 영화 <라따뚜이> OST '라 페스탕(Le Festin)' 영상은 11월 10일 현재 약 102만 조회수를 기록중이다.ⓒ 스텔라장 유튜브 캡쳐

 
"유튜브로 팬이 유입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 꿈이 있다면 외국 곡 커버 영상을 올려서 해외 팬들과 소통하는 것"이라는 소박한 바람도 밝혔다. 그 소망은 곧 현실이 됐다. 10월 18일 스텔라장이 유튜브에 업로드한 픽사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의 OST '르 페스탕(Le festin)' 커버 영상은 11월 7일 현재 기준 93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8만 6천 개의 '좋아요'와 더불어 댓글 난에는 3200개에 달하는 세계 각국 음악 팬들의 메시지가 달렸다. 

여기에 스텔라장은 자연스러운 일상을 아티스트의 인스타그램, 브이라이브(Vlive),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로 공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냐는 질문을 건네자 '루프 스테이션 튜토리얼, 불어로 시 읽기, 곡 작업기, 6개 국어 노래하기' 등 셀 수 없이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영상 편집이 서툴러도 본인이 직접 해보는 것이 좋다는 그의 모습에선 감출 수 없는 끼와 재능이 선명했다.

- 2018년 9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했다. "스케치북 출연이 소원이었다"며 감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엄청 좋거나 들뜨지는 않았다.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느낌? 나는 보통 말하는 대로 잘 이뤄지는 편인데 생각보다 빨리 현실이 됐다."

- 당시 그 회차에서 노래했던 '뜨거운 안녕'의 6개 국어 버전도 화제였는데. 
"뜻깊었다. 다만 어느 정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 날 2018 아시안 게임 축구 결승전이 있던 날이었다. 중계 관계로 원래 시간에 방영되어야 할 프로그램이 한 시간 늦게 나갔다. 때마침 축구도 이겨서 사람들이 계속 TV를 틀어뒀고, 내가 노래하는 모습이 더 화제가 되지 않았을까. 

아이디어를 내주신 프로그램 작가님에게 감사했다. tvN <문제적 남자>에서 6개 국어 구사자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졌는데 작가님이 그걸 보고 제안을 주셨다. 처음엔 다른 노래를 준비했는데, '본인이 유희열의 팬이시니 토이 노래를 하시는 게 어떨까요?'라고도 말씀해주셨다. 토이 메들리를 만들었더니 너무 복잡해서 고민하다가 나온 게 '뜨거운 안녕'이다. 마지막 6개 국어로 인사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더라." 

- 루프 스테이션을 수준급으로 활용하는 아티스트기도 하다.
"회사 동료가 라이브 무대에서 오토튠을 활용하기 위해 구입한 기기로 에드 시런의 'Shape of you'를 커버한 것이 처음이다. 한 번 해보니 기계가 성에 안 차더라. 루프가 ABC 밖에 없고 기능도 제한이 있었다. 그래서 루프가 다섯 개인 새 장비를 사서 활용 중이다. 이렇게까지 잘 쓸 줄은 몰랐다. 지난해 3월 27일 주한 프랑스 문화원이 개최한 '프랑코포니 음악 투어 <마르스 앙 폴리>' 무대에서 루프 스테이션을 활용했을 때도 반응이 좋았다."

복고풍 걸그룹 활동의 시작
 
 지난 8월 6일 '썸머 러브'를 발표하며 데뷔한 걸그룹 치스비치. 인디 싱어송라이터 러비, 치즈, 스텔라장, 박문치가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지난 8월 6일 '썸머 러브'를 발표하며 데뷔한 걸그룹 치스비치. 인디 싱어송라이터 러비, 치즈, 스텔라장, 박문치가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포크라노스

 
지난 8월, 색다른 걸그룹이 데뷔했다. 인디 싱어송라이터 치즈, 스텔라장, 러비, 박문치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치스비치'가 그 주인공. 1990년대 말 S.E.S, 핑클 등 1세대 걸그룹의 콘셉트를 가져온 치스비치의 신곡 '썸머 러브(Summer Love)'는 '뉴트로'와 '온라인 탑골공원'을 즐기는 젊은 세대에게 화제를 불렀다. 스텔라장은 치스비치가 "각자 모두가 정말 재밌자고 모인 프로젝트"였다며, "작업 과정에서 장애물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즐거웠다"고 말했다. 

- 치스비치에 대해 소개해달라. 
"5월 말쯤이었나. 러비에게 '언니, 걸그룹 하실래요?'라는 문자가 왔다. 그게 치스비치의 시작이다. 러비와 나는 달총과 친분이 있었고, 일단 셋이 모이고 나자 문치와 같이 해보자는 아이디어가 생겼다. 

치스비치는 곡을 낼 때마다 리더를 바꿔 시즌제로 간다. 지금 리더는 치즈고 다음 싱글이 나오면 내가 리더다. 그다음 싱글은 러비, 마지막은 박문치... 이렇게 한 바퀴는 돌아야겠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1년에 두 곡을 발표하기로 했다. 여담으로 1대 리더인 치즈는 본인이 리더라는 사실을 자주 잊더라 (웃음)." 

- 1990년대 말 SES, 핑클을 연상케 하는 치스비치의 콘셉트가 재미있었다. 
"'서머 러브' 뮤직비디오에 웃긴 댓글이 많다. 정말 예전에 있던 그룹이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계시고, '전설의 가요톱텐 1위 곡'이다, '치스비치 해체할 때 울고불고 난리였다' 등등... 

사실 '온라인 탑골공원'과 '치스비치'가 완벽히 우리가 겪었던 문화는 아니다. 살짝 위, 문치는 아예 갓난아이 시절이었다. 그런데도 그 시절에 대한 향수가 있어 치스비치가 이만큼 많이 관심을 받는 것 같다.

나도 1990년대 노래보단 2000년대 초반 음악을 많이 들었다. 동방신기, 신화, 주얼리, SS501. 제일 좋아한 팀은 지오디(god)다. 태어나서 제일 처음으로 산 CD가 지오디의 앨범이다." 
 
 스텔라장은 지난 7월 발표한 싱글 '욜로'에서 오직 본인과 루프 스테이션만을 활용해 독특한 소리를 들려줬다.

스텔라장은 지난 7월 발표한 싱글 '욜로'에서 오직 본인과 루프 스테이션만을 활용해 독특한 소리를 들려줬다.ⓒ GRDL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 스텔라장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오케스트라가 가미된 대곡"을 해보고 싶다며, "화려한 스타일, 뮤지컬, 디즈니 OST 풍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제작 과정도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 섣불리 시도하기 어려웠는데, 다행히 기회가 되어 폴킴, 멜로망스 정동환과 함께 '보통날의 기적'을 발표하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르 페스탕' 커버로 화제가 된 프랑스어 노래도 더 많이 부르고 싶다는 다짐도 밝혔다. 

"'욜로(Yolo)'를 보니 대중은 내가 밝은 노래를 할 때 더 좋아해 주시더라. 밝고 맑은, '미세먼지 한 번 먹지 않은 목소리'라는...(웃음). 죄책감이 들 때도 있다. 꿈과 희망보다 현실을 믿고 사는 사람인데.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 후 많은 꿈들이 현실이 됐다. 나의 음악 영웅이었던 윤상, 이적을 만나게 됐다. 자연히 '그렇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도 따라왔다. 그동안 나만을 위해 해온 음악이었는데 그 노래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또 위로를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대중음악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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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 메일 : zener1218@gmail.com /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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