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고척돔 참사의 기억을 훌훌 털어 버리며 3연승으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조별리그 C조 마지막 경기에서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쿠바를 7-0으로 완파했다. 27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준 압도적인 마운드의 높이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압도한 한국은 쿠바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타선까지 터지며 슈퍼 라운드를 앞두고 자신감을 한껏 끌어 올렸다.

한국은 선발 박종훈(SK 와이번스)이 4이닝 동안 4피안타1볼넷2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다했고 이어 등판한 5명의 불펜 투수도 쿠바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서는 2회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한 김하성(키움 히어로즈)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박병호(키움)와 양의지(NC 다이노스)도 대회 첫 안타를 신고했다. 한국은 오는 11일부터 일본에서 슈퍼라운드 일정을 소화한다.

2회 김하성의 첫 안타가 결승타, 박종훈도 4이닝 무실점 쾌투

호주와 캐나다를 연파하고도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던 한국은 8일 호주가 캐나다를 3-1로 꺾으면서 쿠바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2위로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하지만 한국으로선 쿠바전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의 전적이 슈퍼라운드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1승을 안고 출발하는 것과 1패를 안고 출발하는 것은 승률 계산은 물론이고 팀 사기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역투하는 박종훈 박종훈 선발투수가 8일 열린 쿠바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박종훈박종훈 선발투수가 8일 열린 쿠바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박장식

 
한국은 올해 8승 11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한 잠수함 박종훈을 선발로 내세웠다. 좌완 원투펀치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SK)에 비하면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지만 중남미 선수들이 잠수함 투수의 공을 낯설어하는 만큼 김경문 감독은 박종훈 카드를 선택했다. 캐나다전에서 쐐기 적시타를 친 박민우(NC)가 톱타자로 복귀했고 앞선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박병호도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한국의 선발 박종훈은 1회 3명의 타자를 삼진과 내야 플라이, 땅볼로 가볍게 잡으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박종훈이 잡아낸 타자 중에는 올해 일본시리즈 MVP에 선정됐던 강타자 유리스벨 그라시알(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있었다. 한국도 1회말 1사 1, 2루의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박병호가 파울 플라이, 김재환(두산 베어스)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선취점을 얻지 못했다.

한국의 선취점은 2회에 나왔다. 한국은 양의지의 몸 맞는 공과 김현수(LG트윈스), 박민우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김하성의 좌중간 적시타로 2점을 선취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안타 1개에 볼넷만 4개를 골랐던 김하성은 쿠바의 2번째 투수 야리엘 로드리게스의 7구째 변화구를 영리하게 잡아당겨 선제 타점을 올렸다. 한국의 이날 경기 첫 안타는 결과적으로 한국의 승리를 만든 결승타가 됐다.

3회와 4회 2사 1, 2루의 위기를 넘긴 박종훈은 5회 선두타자 에리스벨 아루에바루에나에게 안타를 맞았고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투수를 차우찬(LG)으로 교체하며 불펜 가동을 시작했다. 차우찬은 좌타자 로엘 잔토스와 세자르 프리에토를 2루 직선타와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후 마운드를 이영하(두산)에게 넘겼다. 그리고 이영하는 강타자 그라시알을 3루 땅볼로 돌려세우며 안타로 출루한 주자를 잔루로 만들었다.

한국에겐 쿠바전 완승만큼 반가웠던 4번 타자 박병호의 부활

2회 선취점 이후 득점을 올리지 못하던 한국은 5회 드디어 추가점을 올렸다. 한국은 5회말 김하성의 볼넷과 이정후의 몸 맞는 공으로 만든 1사1, 2루 기회에서 박병호와 김재환의 적시타, 양의지의 희생플라이, 김현수의 적시타를 묶어 4점을 추가했다. 한국은 6회에도 박민우의 안타와 도루, 이정후의 적시타를 묶어 스코어를 7-0으로 벌렸다. 한국은 7회 수비부터 백업 선수들을 대거 투입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5회에 등판한 이영하가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한국은 7회 LG의 마무리 고우석을 투입했다. 고우석은 1사 후 9번 타자 아루에바루에나에게 우중간의 큰 타구를 맞았지만 바뀐 우익수 강백호의 호수비에 도움을 받았다. 한국은 8회 마운드에 오른 세이브왕 하재훈(SK)이 단 10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가볍게 처리했고 9회에는 좌완 이승호(키움)가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곁들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깔끔하게 3전 전승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8일 쿠바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 깔끔하게 3전 전승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8일 쿠바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박장식

 
이승엽과 함께 KBO리그 역대 최다 홈런왕(5회)에 빛나는 박병호는 이승엽과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를 잇는 대표팀의 붙박이 4번 타자다. 하지만 박병호는 호주와 캐나다를 상대로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 삼진5개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짧은 기간에 포스트시즌 11경기를 치른 후유증이 프리미어12에서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끝까지 이승엽의 4번 기용을 고집하던 김경문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도 박병호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일단 박병호의 방망이가 터지면 대표팀에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박병호는 쿠바와의 경기에서 3회 대회 첫 안타에 이어 5회말에는 김하성을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터트렸다. 박병호는 6회에도 큼지막한 플라이타구를 만들며 '4번 타자의 진정한 부활'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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