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019 LoL 월드 챔피언십' 8강전에서 SKT T1(이하 T1)이 유럽 LEC의 스플라이스를 3-1로 잡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LoL 월드 챔피언십(아래 롤드컵)에서 단 한 번도 결승 진출에 실패한 적 없는 T1은 1, 2세트를 무난히 이겼으나 3세트에서 일격을 당했다. 하지만 4세트에서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승리했다. 반면 27일 LCK의 2시드 그리핀은 '디펜딩 챔피언' IG에 1-3으로 패했다. 에포트를 향한 믿음과 도란을 믿지 못해 소드를 고집한 양 팀의 선택은 두 팀의 다른 운명을 만들어냈다.
 
경험치 먹고 큰 에포트, T1의 중심으로 도약
 
4세트에 다시 나온 에포트 3세트에 마타가 출전해 패하자, 4세트에 다시 나온 에포트를 레오나로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의 4강진출에 기여했다.

▲ 4세트에 다시 나온 에포트 3세트에 마타가 출전해 패하자, 4세트에 다시 나온 에포트를 레오나로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의 4강진출에 기여했다. ⓒ 라이엇게임즈

  
T1은 스플라이스 전에서 루시안, 퀸 등을 통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 칸과 완벽한 운영으로 경기를 풀어나간 클리드의 역할이 컸지만, 서포터 에포트의 역할도 눈에 띄었다. 첫 세트에 쓰레쉬로 블리츠크랭크의 그랩에 끌리며 데스를 기록했음에도, 완벽한 초시계 활용과 앞 점멸로 이니시를 걸며 경기를 한순간에 뒤집었다. 두 번째 세트에서는 노틸러스로 완벽한 이니시에이터 역할을 선보였다. 마타가 출전해 3세트에서 패하자, 다시 4세트에 등장해 레오나로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4강 진출에 기여했다.
 
에포트는 이번 롤드컵에서 T1의 약점으로 지목됐었다. 지난 그룹-스테이지 1라운드 RNG전에서는 쓰레쉬로 바론 버프를 먹고 스노우볼을 굴려야 할 때 끊겼고, 2라운드 프나틱에 패배할 때는 알리스타로 연이어 죽음을 기록하며 T1의 2019 롤드컵 첫 패배의 원흉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T1은 베테랑 마타로 교체하지 않았다. 대신 에포트를 믿어줬다. 그리고 에포트는 T1이 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8강전에서 좋은 활약으로 승리에 일조했다.
 
에포트는 데뷔 2년 차의 신인급 선수다. 지난해 T1이 부진하며 롤드컵 진출해 실패하면서도 얻은 수확은 에포트라는 새로운 서포터였다. 하지만 올해 스프링시즌 새로 영입된 마타에 밀리며 주전 자리를 찾지 못했다. 묵묵히 기다린 에포트는 T1이 부진했을 때 기회가 찾아왔다. 연패 탈출에 이어 '도장깨기'로 결승전에 올라 우승을 차지한 섬머 시즌의 일원이 되며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번 롤드컵에서 종종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계속해서 주전으로 선발출전 중인 에포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레오나, 노틸러스, 쓰레쉬 등을 통해 적극적인 시야 장악과 이니시에이터 역할을 수행 중인 에포트는 T1의 핵심선수이자, 세계적인 서포터로 발돋음하고 있다.
 
소드 고집한 그리핀, 또다시 반복된 다전제의 아픔
 

그리핀은 올해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던 G2를 두 번이나 잡으며 조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큰 경기에 약하다는 그리핀의 단점은 없는 듯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 IG와 8강에서 만난 그리핀은 1:3으로 패했다. 바이퍼가 자야로 분전했고, 리헨즈는 라칸으로 전장을 휘집었다. 초비는 루키를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탑이었다. IG의 탑라이너 더샤이는 소드를 완벽히 무너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지만, 제이스를 갖고도 더샤이를 압박하지 못한 소드의 무딘 칼은 그리핀을 8강에 멈추게 했다.
 
이번 대회에서 감독 경질, 카나비 템퍼링 의혹 등으로 대회 전부터 경기 외적으로 시끄러웠던 그리핀이었지만, 그룹-스테이지에서 경기에서만큼은 한 수위의 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승리하며 미처 보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탑 라이너 소드였다. 소드는 일명 '대각선의 법칙'에 따라 죽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정글러 타잔이 계속 자신을 봐주다가 자리를 비웠을 때, 바로 갱킹을 내준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타잔의 동선이 계속 노출되었고, 약팀을 상대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IG를 상대하자 그 문제가 바로 드러났다. 이에 더해 소드는 제이스를 뽑아 상대적으로 라인전이 약한 케일을 압도해 성장을 막았어야 했지만, 일명 '반-반'가는 라인전을 했다. 결국 무난히 성장한 IG 탑라이너 더샤이가 게임을 캐리하고, 다른 선수들도 동시에 성장하며 8강전에서 패했다.
 
그리핀은 8강전에서 1, 2세트에서 패하고도 서브에 있던 도란을 꺼내지 않았다. 3세트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계속해서 소드의 활약은 아쉬웠다. 서브에 있던 도란은 LCK에서는 섬머시즌 2라운드부터 출전했고, 비록 패하긴 했지만 LCK 결승전에 출전하며 주전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도란은 롤드컵에서는 서브로 밀렸다. 큰 대회에서 소드의 경험과 안정감이 중요할 수는 있지만, 조별예선에서 상대적 약팀과의 대결에서도 도란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과감하지만 가다듬어지지 않은 선수인 도란은 롤드컵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지 못했고, 팀이 위기일 때도 나올 수 없었다. 도란이 출전해 더샤이를 이길 수 있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G2, IG와의 경기에서 팀이 이겨도 부진했던 소드에 비해 다른 역할과 움직임이 필요했음에도, 소드를 고집한 그리핀은 지난해 LCK 섬머 결승전부터 이어진 다전제 징크스를 또다시 반복했다.
 
믿음과 고집, 한 선수가 계속 출전한다는 것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T1과 그리핀, 두 팀의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 선수 기용은 엇갈린 운명을 만들어 냈다. T1은 에포트에 대한 믿음으로 4강에 진출하며 '전설의 귀환'을 알렸고, 그리핀은 도란을 믿지 못해 소드를 고집하며 8강에서 짐을 싸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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