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팅(198cm) 중국 여자배구 대표팀 주 공격수

주팅(198cm) 중국 여자배구 대표팀 주 공격수ⓒ 국제배구연맹

 
세계 최강 중국 여자배구가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상식을 초월하는 총력전에 돌입했다.

중국 리그 대폭 축소·연기도 모자라, 대표팀 핵심 선수의 소속팀을 임시로 옮겨버리는 조치까지 취했다.

중국 배구협회는 여자배구 대표팀이 지난 8월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대륙간 예선전)에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했음에도 올 시즌 중국 리그 일정을 대폭 축소했다.

올 시즌 중국 여자배구 리그는 11월 2일 개막해서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포함해 2020년 1월 21일 모든 일정을 종료한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2달이나 앞당겨 끝낸다. 

중국 남자배구 리그는 아예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2020년 1월 7~12일)'이 끝난 이후인 2020년 1월 19일에 정규리그를 개막한다. 태국 여자배구가 반드시 한국을 꺾고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겠다는 일념 하에 취한 '리그 연기' 조치와 똑같다.

리그 축소나 연기는 대표팀 선수들이 리그 경기에서 체력 저하, 부상 발생 등으로 올림픽 준비에 차질을 줄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리그 단축도 '성에 안 차'... 대표팀 선수 소속팀까지 바꾸다

중국 여자배구는 리그 단축에 그치지 않았다. 더 과격한 조치를 감행했다. 올림픽 준비를 위해 중국 대표팀 핵심 공격수인 주팅(25세·198cm)의 소속팀을 옮겨 버렸다.

세계 정상급 공격수인 주팅은 2016-20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터키 리그 바크프방크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중국 리그로 복귀했다. 이유는 도쿄 올림픽 준비를 위해서다.

중국 대표팀은 그것만으로도 성이 차지 않았다. 주팅의 소속팀을 현역 중국 대표팀 선수들이 많은 톈진으로 옮겼다.

주팅과 톈진 팀은 지난 1일 '올 시즌은 톈진에서 뛴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17일 주팅은 톈진 팀에 도착해 훈련에 돌입했다.

그러나 중국 리그에서 주팅의 원 소속팀이 엄연히 존재한다. 허난 팀이다. 실제로 주팅은 터키 리그로 진출하기 전에 중국 리그에서 허난 소속으로 경기를 뛰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원 소속 구단이 아닌 톈진 팀으로 갔다.

보통은 허난 팀의 강력한 반발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상황은 정반대다. 허난성 당국은 반발은커녕 오히려 한술 더 떴다.

허난성 구기 스포츠 관리 센터 책임자인 셰궈천은 지난 2일 <시나 스포츠> 등 중국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주팅의 '임시 이적' 이유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는 "도쿄 올림픽 준비 때문이다. 주팅이 터키 리그로 이적 이후 올해 너무 피곤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다. 새로운 부상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대표팀이 그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주팅을 국내 리그(중국 리그)에 머물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팅이 현재 허난 팀에 머문다면, 도쿄 올림픽 준비에 특히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톈진 팀은 중국 대표팀의 주요 공격수인 리잉잉과 대표팀 백업 세터(야오디)가 있다. 그 점을 고려해서 주팅이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하면서 더 잘 협력할 수 있도록, 협의 후 주팅이 톈진 팀으로 '임시 이적'을 해서 중국 리그와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를 뛰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복 받은 주팅, '국가적 차원' 특별 관리

결국 중국은 올림픽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대표팀 핵심 선수인 주팅을 소속팀까지 옮겨주며 특별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또한 대표팀 주요 선수들을 한 두 팀으로 몰아넣고, 평소 리그 경기에서도 도쿄 올림픽 준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그 바람에 일개 프로 팀이 사실상 '리틀 중국 국가대표팀'이 돼버렸다.

주팅이 올 시즌 활약할 톈진 팀은 중국 리그 전통의 강호다. 김연경이 뛰었던 2017-2018시즌에 중국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도 준우승을 했다. 반면, 허난은 2017-2018시즌 중국 리그에서 14개 팀 중 13위, 지난 시즌도 10위에 그친 약팀이다.

또한 허난은 중국 대표팀 1군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때문에 주팅이 허난 팀으로 복귀할 경우, 올 시즌 중국 리그에서 소위 '몰빵 배구'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팀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주팅의 컨디션이 자칫 난조에 빠질 수도 있다. 실제로 주팅이 뛴 2013-2014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허난 팀은 9위~12위로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김연경은 2017-2018시즌 중국 리그에서 '현역 중국 국가대표 한 명 없는' 상하이 팀을 이끌고 정규리그 우승과 포스트시즌 준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이는 김연경이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력까지 뛰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김연경이기 때문에 중하위권 팀을 단번에 우승과 준우승 팀으로 만드는 게 쉬운 일처럼 보였을 뿐이다.

주팅-리잉잉-데스티니-야오디... 전력상 '리틀 중국 대표팀'

주팅이 합류한 톈진은 말 그대로 '리틀 중국 대표팀'이다. 올 시즌 포지션별 주요 선수를 살펴보면, 레프트 주팅(25세·198cm), 리잉잉(19세·192cm), 왕이주(18세·187cm), 라이트 데스티니 후커(32세·195cm), 센터 왕위안위안(22세·195cm), 세터 야오디(27세·182cm), 리베로 멍쯔쉬안(23세·180cm)으로 구성됐다.

주팅, 리잉잉, 왕위안위안, 야오디는 올해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과 2019 월드컵 대회에 모두 출전한 중국 대표팀 1군 멤버들이다. 왕이주는 2019 서울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했다. 멍쯔쉬안도 2018 세계선수권 대회 중국 대표팀의 후보 엔트리에 포함됐던 선수다.

톈진은 외국인 선수도 막강하다. 올 시즌 데스티니를 영입했다. 데스티니는 지난 시즌 브라질 리그 오사스코 팀의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브라질 리그 득점 부문 전체 2위를 기록했다.

데스티니는 한국 배구팬들에게도 매우 친숙하다. 2009-2010시즌 한국 V리그 GS칼텍스에 입단하자마자 14연승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선수다. 이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의 주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4~2015시즌에는 또다시 V리그로 복귀했다. IBK기업은행의 외국인 선수로 뛰며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중국 리그 사정에 매우 밝은 한 배구계 관계자는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중국이 대표팀과 올림픽을 위해 취한 조치들은 국내나 해외 리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맞다. 그러나 중국은 그런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 나라"라며 "상급 당국의 지시가 내려오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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