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축구 선수의 군 입대는 경력의 하향세를 의미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군인 신분으로 선수 생활의 반전을 일궈낸 선수가 다수 나오기 시작했다. 

김태완 감독이 이끄는 상주 상무는 지난 19일 오후 6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B 34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파이널A 티켓을 놓친 아쉬움을 달랬다.
 
 10월 19일 상주상무 vs 제주 유나이티드 경기

10월 19일 상주상무 vs 제주 유나이티드 경기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해 10위로 겨우 K리그1에 잔류했던 상주는 올 시즌에는 확 달라진 모습으로 순항 중이다. K리그1 잔류는 이미 확정 지었고, 파이널B의 맹주로서 7위 자리 고수를 노리고 있다.

올해 상주의 '에이스'는 두 명이었다. 한 명은 최근 군 복무를 마치고 제주로 돌아간 윤빛가람이고, 한 명은 여전히 상주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박용지다. 지난해 5월 군 입대한 박용지는 지난 시즌 15경기에 출장해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상주에 연착륙했다. 예열을 마친 박용지는 올 시즌 활화산같이 폭발하고 있다.

33경기 중 12골 3도움, '박용지의 도약'

박용지는 이번 시즌 총 33경기에 출장해 12골 3도움의 공격 포인트를 생산했다. 시즌 내내 팀 내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K리그 전체 다득점 7위를 질주 중이다. 울산 현대의 김보경(12골)과 K리그1 국내 선수 최다 득점자 타이틀을 놓고 경쟁할 정도로 올 시즌 활약이 대단하다.

울산-부산-성남-인천을 거치며 올해로 프로 8년 차를 맞이한 박용지가 팀의 중심이자 K리그의 득점 테이블 중 한자리를 차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준수한 피지컬과 빠른 발을 활용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에 균열을 곧잘 냈지만, 정교하지 못한 마무리 능력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았다. 매년 2% 부족한 경기력을 보여왔지만 올 시즌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그는 자신의 장점인 빠른 발을 적극 활용하여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는 모습을 이어가더니 19일 제주와의 경기에서도 이를 활용하여 왼발 동점 골을 팀에 선물했다.

군인 신분으로 선수 경력의 터닝포인트를 만든 선수는 박용지뿐만이 아니다. 제주전에서 역전 결승 골을 넣은 김건희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한동안 부상으로 팀에서 장기간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된 김건희는 지난해 5월에 입대했지만 올해 8월까지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그랬던 김건희가 올 하반기 대반전을 보여줬다. 9월 14일 29라운드 전북 현대와 경기에서 상주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한 김건희는 바로 득점을 터뜨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이후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 등을 상대로 득점을 얻어냈다. 김건희는 총 7경기에서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매서운 득점력을 이어가고 있다. 수원 시절 총 36경기 출장 2득점에 그쳤던 기록을 상기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10월 19일 상주상무 vs 제주 유나이티드 경기

10월 19일 상주상무 vs 제주 유나이티드 경기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두 선수 이외에도 상주의 중원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이규성, 오른쪽 측면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성남FC로 돌아간 이태희도 군 입대 이후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제 상주는 잠시 거쳐 가는 곳이 아닌 자기 자신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팀으로 인식되고 있다. 2019년 상주의 주인공은 박용지였다. 내년에는 어떤 선수가 상주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K리그 팬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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