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만의 음악 색깔과 철학이 분명한 밴드 넬이 3년 만에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여덟 번째 정규로, 앨범명은 < 컬러스 인 블랙(COLORS IN BLACK) >이다. 총 9곡이 수록됐고 타이틀곡은 '오분 뒤에 봐'로, 누구나 살아가며 느낄 법한 감정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카페에서 넬을 만나 이번 앨범과 음악 하는 마음에 관해 인터뷰를 나눴다. 

30대 후반... 인생의 허무 느껴
 
 밴드 넬 인터뷰

밴드 넬 인터뷰ⓒ 스페이스 보헤미안

 

타이틀곡 '5분 뒤에 봐'를 소개하며, 이 곡을 쓴 김종완은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의 가사"라고 밝혔다. "어렸을 때는 매일 보던 친구들을 나이를 먹으면서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보다가, 한 달에 한 번씩 보게 되다가, 1년에 한두 번 보는 것도 어렵게 된다. 만났을 때 서로 어색하진 않지만 함께 할 물리적인 시간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씁쓸함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언제 죽어도 이상한 나이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며 "20대에 사고로 먼저 간 친구도 있는데, 그럴 때 느끼는 당혹감이 그때만큼이나 크지 않은, (죽음이) 자연스러운 나이가 된 것 같다. 친구들을 볼 수 있는 물리적 횟수가 얼마 안 남았구나 싶어서 썼다. 제가 어렸을 때 스위스에 있을 때, 제게 기타를 가르쳐준 터키 단짝 친구가 '오분 뒤에 봐'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거기서 시작된 노래"라고 밝혔다. 

이 곡에 대해 이정훈은 "이번 타이틀곡은 좀 대중적인 것 같다"며 "이 곡이 주는 전반적인 편안함과 가사가 주는 공감대가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어 김종완은 "저는 음악의 시각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번 앨범에서도 가사를 들으면 어떤 상황이 떠오를 수 있게끔 구성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30대 후반을 거치면서 이래저래 다 부질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갈 땐 화가 나고 분노에 차 있었다면,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갈 땐 허무함에 차게 되더라. 서로가 너무 좋은 관계여도 부질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수록곡 중 '클리셰'라는 노래가 있는데, 너무 좋은 사람끼리도 멀어질 때는 결국 다 비슷비슷하게 헤어지는 걸 보고, 꼭 사랑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세상사가 다 그런 것 같아 허무했다. 다만 그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태국에 가면서 조금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한다." (김종완) 

태국에서의 한 달... 그리고 큰 변화
 
 밴드 넬 인터뷰

밴드 넬 인터뷰ⓒ 스페이스 보헤미안

 
김종완은 이날 인터뷰에서 태국 이야기를 주요하게 꺼내놓았다. "올해 초 태국에 있는, 숙식 제공이 되는 스튜디오를 빌려서 한 달 동안 다른 것은 아무것도 안 하고 멤버들과 음악만 만들었다"며 "우리가 서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작업하면서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하다 보니 이런 앨범이 만들어지더라"고 이야기했다.

"태국 스튜디오에서의 경험이, 음악을 다시 순수하게 열정으로 할 수 있게 된 긍정적인 변화였다. 저는 음악을 되게 좋아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깨달은 게,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훨씬 더 음악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집중하려고 마음먹으면 내가 훨씬 더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깨달았다. 28일 정도 있었는데 딱 하루 쉬고 매일 10시간에서 12시간씩 작업을 했다. 몸은 피곤할 수 있었겠지만 다들 지치지 않았다. 영국 엔지니어가 어느 날은 요트 타러 가자고 제안했는데, 가기 싫다고 했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으니까. 음악에 순수하게 몰입하는 그 시간이 뭔가 한국에서 작업할 때와 좀 다른 느낌의 시간이었다." (김종완)

다음 앨범도 다른 나라에서 작업할 건지 묻는 질문에 김종완은 고개를 끄덕이며 "새로운 곳에 가 봐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우리가 어렸을 때 가졌던 로망 중 하나가, 외국 밴드들처럼 간이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작업하고 그 스튜디오는 이후에 없어지고 또 새로운 환경으로 자신을 푸쉬해서 음악을 만들고 또 새로운 환경으로 찾아가고... 그런 것이었다"며 "환경이 바뀌면 사람이란, 같은 거라도 받아들이는 게 바뀌는 거 같다. 놀기도 싫을 정도로 일하는 게 좋은 희한한 현상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의 색깔(개성)이 많이 변하진 않겠지만, 그곳(환경)의 색깔이 좀 묻어나면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밴드 넬 인터뷰

밴드 넬 인터뷰ⓒ 스페이스 보헤미안

 
김종완은 종영한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데뷔 20년만의 첫 고정 예능프로그램 출연이었다. 그 프로그램을 하면서 지원자들을 보고 느낀 점을 끝으로 그에게 물었고, 다음과 같은 답을 그는 돌려줬다.

"어느 분야에서나 정말 잘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진짜 진짜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아이돌은 안 그럴 거야 하는 선입견이 있는데, 하지만 그들이야말로 정말 음악적으로 욕심이 많고 굉장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걸 알았다. 어린 친구들이라고 해도 그런 걸 그들로부터 배우는 것 같다." (김종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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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넬 인터뷰ⓒ 스페이스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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