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방영된 tvN <수요일은 음악프로>의 한 장면

지난 9일 방영된 tvN <수요일은 음악프로>의 한 장면ⓒ CJ ENM

 
지난 2015년 MBC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이후 다시 예능계에 '음악' 열풍이 불고 있다.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MBC <복면가왕>은 수년째 주말 프로그램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SBS < K팝스타 >, Mnet <프로듀스101>, JTBC <팬텀싱어> 등 오디션 프로그램 역시 넓은 의미의 음악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매년 제목을 달리한 형식의 프로그램들이 쏟아지지만 가창 혹은 노래 대결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일이 다반사였다. 결과적으로 <듀엣가요제>, <보컬전쟁: 신의 목소리> , <판타스틱 듀오> 등 치열한 시청률 경쟁 속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한 프로그램도 많았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tvN <수요일은 음악프로>은 다른 길을 갈 수 있을까.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를 성공시켰던 유호진 PD가 tvN으로 이직한 이후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더욱 흥미롭다. 이 프로그램은 초반 1~2회부터 기존 음악 예능과 극명하게 구분되는 특징을 드러낸다. 

노래따라 추억 여행... 가창 위주 기존 예능과 차별화
 
 지난 9일 방영된 tvN <수요일은 음악프로>의 한 장면

지난 9일 방영된 tvN <수요일은 음악프로>의 한 장면ⓒ CJ ENM

 
<수요일은 음악프로>는 예능 고수 40대 전현무, 김준호를 중심으로 가수 30대 존박과 20대 김재환 등 익숙하면서도 특이한 인적 구성으로 매회 음악 속 추억여행에 나선다. 출연진들의 가창 무대가 간간히 등장하지만 중심을 담당하는 건 전적으로 출연진들이 나누는 각종 음악에 대한 추억담이다.

첫 회는 2000년대 인기 SNS였던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각종 배경음악을 놓고 유세윤, 김풍 등 초대 손님들과 겨루는 음악 퀴즈로 꾸며졌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민망한 글과 사진이었지만 이를 올려놓던 추억의 공간은 오랜만에 아련한 옛 기억을 되살렸다.

반면 2회에선 스튜디오를 벗어나 야외 촬영에 나섰다. 서울 곳곳을 탐방해보는, 말 그대로 진짜 음악 여행이었다. 옛사랑이라는 소재로 전현무, 존박이 1일 여행 가이드로 변신해 각종 노래와 소재가 된 장소를 탐방하는 등 1회와는 사뭇 다른 진행을 시도한다.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했던 '광화문 연가'의 배경 덕수궁 돌담길을 비롯해, 1970년대 전자제품의 메카였던 세운상가 등을 방문하기도 하고 1980년대 LP 시절 첫 사랑의 기억을 오랜만에 꺼내 보기도 한다. 전체적으론 차분한 분위기의 감성 예능으로 연출된 이날 <수요일은 음악프로>는 제법 무난한 출발을 보여준 셈이다.

호불호 갈릴 법한 매회 달라지는 형식 + 느린 호흡
 
 지난 9일 방영된 tvN <수요일은 음악프로>의 한 장면

지난 9일 방영된 tvN <수요일은 음악프로>의 한 장면ⓒ CJ ENM

 
<수요일은 음악프로>는 매 방영분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으로 신선한 출발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한다.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 류의 스튜디오 퀴즈에서 < 1박2일 >스러운 야외 촬영까지 모두 아우르는 포맷은 사실상 모험에 가까운 시도다.    

3040 이상 세대에겐 예전 LP판에 담겨 있던 그 시절 음악이 대거 등장하면서 반가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이를 겪지 못한 1020 세대 입장에선 처음 접하는 워크맨 카세트를 보고 충격에 빠진(?) 1996년생 김재환처럼 그저 "어른들의 추억 재생"으로만 비춰질 수도 있다.

1시간 30분을 상회하는 방영 분량은 요즘 등장하는 각종 예능과 비교해서 큰 차이는 없었지만 2회차 방송분에서는 다소 느린 호흡이다 보니 자칫 지루함을 줄 수 있다는 약점도 드러낸다. 일단 2회분 시청률(0.7%)은 1회(1.0%)에 비해 하락세로 나타났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

제작발표회 당시 "특별히 하나의 형식에 정착할 생각은 없다"는 유호진 PD의 고집은 많은 시청자들에게도 통할 수 있을까? 기존 음악 예능과는 다른 방향을 선택하면서 <수요일은 음악프로>는 과감히 자신만의 여행에 돌입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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