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의 첫 라운드였던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서로 반전을 거듭한 끝에 내셔널스가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하게 됐다.

2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렸던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두 팀은 물러설 수 없는 단판 승부를 펼쳤다. 내셔널스는 사이 영 상 3회 수상에 빛나는 베테랑 맥스 슈어저를, 브루어스는 왼손 투수 브랜든 우드러프를 선발투수로 내세워 경기에 나섰다.

내셔널스는 승차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 일찌감치 포스트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브루어스는 시즌 막판에 주포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고전했으나 시카고 컵스가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와일드 카드 2위를 확보했다.

정규 시즌보다 평범했던 슈어저, 그란달과 테임즈에게 홈런 허용

정규 시즌에서는 사이 영 상을 3번이나 수상했지만, 사실 슈어저는 포스트 시즌에서는 그리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통산 17경기(14선발)에서 4승 5패 평균 자책점 3.83을 기록하고는 있었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패한 경기들이 많았던 탓이었다.

슈어저는 사이 영 상을 처음 수상했던 2013년(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시절)에는 디비전 시리즈까지만 해도 1차전 선발 등판, 3일 휴식 후 4차전 구원 등판에서 2승을 챙기며 선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슈어저는 선발로 등판했던 2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를 기록했다(팀은 2패).

내셔널스로 이적한 뒤 포스트 시즌에 다시 나섰지만, 2016년 포스트 시즌은 슈어저에게 그리 기억에 남기고 싶지 않은 해였다. 그는 LA다저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클레이튼 커쇼에게 판정패를 당했다. 5차전에 다시 등판해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다저스는 역전에 성공한 뒤 4차전에 등판했던 커쇼를 마무리로 기용하는 초강수까지 두면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2017년에는 컵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 나섰다. 선발로 등판해서 6.1이닝 1실점 호투를 했지만 승패와 인연이 없었다. 2일 휴식 후 구원 등판했을 때는 1이닝 4실점(2자책)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되었고, 씁쓸하게 포스트 시즌을 마감했다.

슈어저는 지난 7월 26일까지는 9승 5패 평균 자책점 2.41로 순항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고, 부상 복귀 이후 2승 2패 평균 자책점 4.74로 컨디션을 정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셔널스는 다승왕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불펜에 대기시키고, 슈어저를 선발투수로 내세우는 모험을 했다.

슈어저는 경기 시작부터 시속 159.6km에 달하는 빠른 공까지 던졌지만,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질 않아 선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이전까지 자신에게 통산 16타수 1안타로 약했던 야스마니 그란달에게 초구로 시속 158.2km 짜리 빠른 공을 던졌다가 2점 홈런을 얻어 맞았다.

2회에 에릭 테임즈를 상대할 때는 2개의 공을 모두 커브로 던졌다. 그러나 두 번째 던진 커브가 테임즈에게 걸리면서 또 홈런을 허용했다. 다행히 이후 추가 실점은 없었고 5이닝 4피안타(2피홈런) 3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버티긴 했지만(77구), 초반부터 일격을 맞은 탓에 내셔널스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신의 한 수가 된 다승왕 스트라스버그의 구원 등판

내셔널스는 올해 정규 시즌 구원투수 평균 자책점이 5.68로 30팀 중 29위로 이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10팀 중 최악이었다. 경기 후반에 불펜을 믿을 수 없었던 내셔널스는 6회부터 다승왕 스트라스버그를 2번째 투수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242경기를 선발로만 등판했던 스트라스버그는 데뷔 첫 구원 등판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첫 타자 라이언 브론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바로 테임즈를 병살 처리했고, 로렌조 케인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6회를 끝냈다.

7회는 삼자 범퇴였고, 8회에는 2사 후 2루타를 허용했지만 더 이상의 위기 없이 3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부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34구). 스트라스버그는 이날 경기까지 통산 포스트 시즌 4경기(3선발)에서 도합 1자책점만 허용하면서 평균 자책점 0.41로 대단히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22이닝 1자책).

상대 팀 브루어스의 선발 우드러프는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긴 이닝을 소화하기 힘들었다. 경기 초반부터 그 점을 알고 있었던 우드러프는 4이닝 동안 시속 159km를 넘나드는 공을 무려 10개나 던지면서 체력 안배 없이 2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실점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52구).

그리고 브루어스는 5회부터 자신들의 강점인 불펜을 가동했다. 브렌트 수터가 5회를 책임졌고, 드류 포머란츠가 6회와 7회를 책임졌다. 그리고 8회부터 브루어스는 지난 해 포스트 시즌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였던 왼손 마무리투수 조쉬 헤이더를 조기 투입하며 승부를 마무리하려고 했다.

믿었던 헤이더에 발등 찍힌 브루어스

정규 시즌에서 1이닝 초과 세이브에 큰 문제가 없었던 헤이더였다. 그는 올해 정규 시즌 44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37세이브(7블론)를 성공했는데, 이 중 15세이브가 1이닝을 초과한 멀티 이닝 세이브였고(3블론), 3경기 연속 2이닝 세이브도 있었다.

그러나 헤이더는 8회에 마운드에 오른 이후 공만 빨랐지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 공을 던지는 것도 힘들어할 정도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선두 타자로 나왔던 빅토르 로블레스와의 승부도 풀 카운트까지 가면서 겨우 삼진을 잡아냈다.

그리고 스트라스버그 타석에서 대타로 나온 마이클 테일러와의 6구 승부에서 몸 맞는 공 판정이 나왔다. 여기서 테일러의 배트 끝에 맞은 것이 아니냐는 이의가 제기되어 비디오 판독이 나왔지만, 손에 맞은 것으로 인정되어 출루했다.

다음 타자인 트레이 터너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헤이더는 분명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대타 라이언 짐머맨이 4구 승부 끝에 빗맞은 안타로 출루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내셔널스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배트가 부러지면서 브루어스 외야수들은 타구의 방향을 파악하지 못했고 분위기도 어수선해졌다.

이 과정에서 1루주자 테일러가 3루까지 갔고, 제 역할을 해낸 짐머맨도 대주자로 교체됐다. 다음 타자 앤서니 랜던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주자는 만루가 되었고, 타석에는 4번타자 후안 소토가 들어섰다. 소토는 경기 중반에 테임즈의 타구 처리 미숙으로 하마터면 추가 실점을 허용할 뻔했던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소토는 스트라이크 존 위로 살짝 걸쳐 들어온 헤이더의 3구째 시속 152.9km 짜리 밋밋한 빠른 공을 그대로 잡아 당겨 회심의 적시타를 작렬했다. 보통 같았으면 2명의 주자가 들어올 수 있을 정도의 타구로 최소 동점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원래 옐리치의 자리였던 우익수 자리는 루키 트렌트 그리샴이 대신 있었다. 그리고 그리샴이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면서 이 틈에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다. 1루 주자 랜던의 득점을 위해 소토는 2루에서 작전상 추가 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소토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인해 헤이더는 1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30구). 3이닝을 던지고 8회말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된 내셔널스의 2번째 투수 스트라스버그는 행운의 구원승을 챙겼다. 마무리투수 션 두리틀(정규 시즌 29세이브 6블론 평균 자책점 4.05)이 불안했던 내셔널스는 9회에 대니얼 허드슨을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저스 vs. 내셔널스 선발투수 파워 게임

이리하여 내셔널스는 워싱턴 D.C로 연고지를 옮긴 이래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 첫 라운드에서 승리를 맛봤다. 다만 아직까지 연고지를 옮긴 이후 디비전 시리즈를 통과한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으며, 다음 디비전 상대는 내셔널리그 정규 시즌 승률 1위였던 LA 다저스다.

비록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투수 운영으로 승리했지만, 내셔널스는 단판 승부에서 원투 펀치를 모두 소모한 탓에 디비전 시리즈 투수 운영이 다소 난감하게 됐다. 일단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은 패트릭 코빈(좌)이 선발로 등판하며, 2차전은 어니발 산체스(우)가 선발로 등판하여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슈어저와 스트라스버그를 빨라도 3차전 이후에나 쓸 수 있기 때문에, 내셔널스는 다저스에 비해 선발투수 파워 게임에서 다소 밀릴 가능성도 생겼다. 다저스는 류현진(좌), 클레이튼 커쇼(좌), 워커 뷸러(우)의 등판 순서를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았고, 베테랑 리치 힐(좌)이 4차전 선발투수로 짧게 던진다는 점만 공개했다.

비록 내셔널스가 원투 펀치를 한 경기에서 소모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다저스의 방심은 금물이다. 코빈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뛰었던 이력으로 인해 다저스 타자들에 대한 정보가 많으며, 산체스는 루키 시절인 2006년에 노 히터 게임을 했던 적이 있는 베테랑 투수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보유한 두 팀이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게 되면서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는 큰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두 팀 모두 마무리투수가 정규 시즌에 불안했기 때문에 경기 후반 어떠한 변수가 생길지도 관심사다. 포스트 시즌 첫 날부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명승부의 문을 연 메이저리그의 포스트 시즌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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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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